리뷰 [짧은 리뷰] 맥북 에어로 개발자가 먹고 사는 이야기
- Haze
- 조회 수 8671
- 2021.05.25. 18:38
가볍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개발(프로그래밍 등)하는 용도로 맥북 에어를 올해 초 샀습니다. 빨리 받고 싶은 마음과 이직을 하고 나면 나만의 개발 장비가 생기겠지라는 마음, 그리고 데스크톱이 있으니까라는 마음에 사이트의 고급형 모델 그대로 메모리 업그레이드도 없이 샀던 것 같아요.
저는 이직을 한 뒤, 즉시 새 장비를 받거나 M1X든 M2든 새 애플 실리콘 맥이 나온 뒤에 새 장비를 받거나 선택을 해야만 했어요. 이미 애플 실리콘에 푹 빠진 저는 후자를 선택했고, 지금도 계속 제 맥북 에어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리뷰라기보다는 몇달간 주력 장비로 맥북 에어를 쓰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미코에서 해보려고 합니다. 추천이나 댓글 미리 감사합니다.
8GB 밖에 없는 메모리인데?
운영체제에서 스왑 메모리라는 기법은 메모리에서 읽고 쓰기가 상대적으로 덜 빈번한 영역을 디스크에다가 저장하는 기술로 해당 디스크 영역을 의미합니다. 애플은 예전부터 macOS와 iOS 모두 적극적으로 스왑 메모리를 써왔을 뿐만 아니라 전원이 꺼질 때 휘발되는 메모리를 디스크에 일부 저장하고 불러오는 등의 기법 등을 많이 활용했었습니다.
M1은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칩 하나에 결합된 구조인만큼 메모리의 읽기 쓰기 접근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고, 그런 부분에서 성능적 향상을 느끼게 됩니다. 다다익램(RAM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이 미덕이 된 세상에서 8GB 메모리 밖에 없는 이 맥북 에어는 16GB는 커녕 32GB 메모리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인텔 맥과는 달리 비교적 쾌적합니다. 하지만 아키텍처가 달라져도, 읽고 쓰는 IO 속도가 빨라진다 하더라도 물리적인용량의 한계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M1에서는 부족한 메모리 용량을 메꾸기 위한 스왑 정책 덕에 디스크 사용량이 하늘을 치솟습니다.
이 맥을 1월 1일날 샀으니까 대략 5개월만에 150TB를 읽고 썼군요. 남이 봐도 제가 봐도 이건 꽤 하드하게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드파티 NVMe SMART 툴을 설치해서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알 방법도 없고 실제로 체감하는 성능 상 달라지는 것도 없었습니다. 우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애플이 처음으로 랩톱에 PCIe와 NVMe SSD를 넣었던 것만큼 자사 제품의 강점을 활용한 점은 첫번째 시도 치고 굉장히 똑똑하고 약삭빠른 것 같습니다. 요즘 NVMe SSD의 내구성이 페타바이트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저도 큰 걱정은 안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고장난다면 보증 내에 고장나줬으면 좋겠지만서도요.)
물론 제가 M1에서 디스크 스왑을 너무 많이 쓴다는건 논란거리라고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3년 안에 인텔에서 애플 실리콘으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선언한 이상 추후 나올 맥들은 고용량 메모리를 탑재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텔 맥도 이랬으면 오죽 좋아...
사실 맥북 에어 배터리 성능이 어떤지 저도 궁금합니다. 발열은 인텔 맥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지만, 집과 회사에서 항상 콘센트를 꽂아서 쓰기 때문에 밖에서 콘센트 없이 쓸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리뷰들이 배터리 리뷰를 했다는걸 알지만 그냥 저 혼자 제 마음대로 노트북을 쓰고 iStat Menus로 찍어본 24시간 배터리입니다.
병원 진료 후 오늘 2시부터 밖에서 사용했는데, 2시 반 100%부터 6시 47%까지. 워크로드는 블루투스로 계속 애플 뮤직 스트리밍하면서, 파이어폭스(탭 10개 전후)로 웹 서핑, 백그라운드에는 Slack과 Discord 그리고 카카오톡, iTerm2로 중간중간 서버 모니터링했습니다. 좀 더 들고 다니면서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텔 맥 쓸 때는 밖에서도 엄청 큰 충전기를 항상 챙겨야했었는데 이 정도면 제 생활 반경에서는 집과 회사에만 충전기를 두고 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해주고 싶은 것
추가로 저는 대충 이런 것들을 맥과 함께 쓰고 있습니다.
1. 8GB도 쾌적하지만 기왕 사는 것 16GB가 낫습니다. 램다익선은 언제나 옳다는 것 잊지 마세요.
1-1. 하지만 2021년에 이렇게 쾌적한 8GB 컴퓨터는 처음 봤습니다.
1-2. 프로젝트 하면서 chromium을 많이 쓰니까 8GB가 답답한걸 산지 5개월만에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2. 많은 것들이, 심지어 보안 프로그램마저 M1에서 잘 돌아가지만 Docker의 x86 QEMU는 JVM 위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기에 아직은 부족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몇번 컨테이너 안인데도 빌드가 다르게 돈다거나 segfault를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x86-64든 arm64든 완성도가 매우 높고 docker-compose든 k8s든 잘 됩니다.
3. Homebrew x86-64/arm64 두개 깔아서 쓰는거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제 익숙해졌네요.
4. 이 개발자는 맥북에어를 인텔 맥북프로 16인치보다 잘 쓰고 있습니다. 워크로드가 잘 맞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5. 윈도우를 원한다면 데스크탑을 RDP나 다른 원격 프로토콜로 쓰세요. 애플 실리콘에서 윈도우를 기대하지 마세요.
6. 맥엔 좋은 앱들이 많습니다. 맥에서 생산성을 기여하는 앱들엔 돈을 아끼지 마세요.(ex. Paste, PDF Expert, Alf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