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ARC 리뷰: 다음 세대를 위한 브라우저
- 그냥페퍼
- 조회 수 7759
- 2022.12.02. 00:21
한 달간 작성된 리뷰 글을 조회수 1점, 추천수 50점, 댓글수(게시글 작성자 본인 및 포인트봇 제외) 25점의 계산 방식에 따라 종합 점수를 계산, 순위를 선정했습니다.
1. 그냥페퍼 님 : ARC 리뷰: 다음 세대를 위한 브라우저
: 2,630+(16*50)+(19*25) = 3,905점
2. Eliole 님 : 갤럭시 Z 폴드4 : 2주간 사용기
: 1,839+(32*50)+(4*25) = 3,539점
3. RASBI 님 : 샤오미 미11 울트라 리뷰 - 울트라맨일까?
: 1,123+(19*50)+(4*25) = 2173점
이에 따라 가장 점수가 높은 그냥페퍼 님의 게시글을 2022년 12월 리뷰로 선정해 다음 달까지 게시판 공지로 설정합니다. 해당 회원님께는 케이크 교환권을 전달 드립니다.
제가 ARC라는 브라우저를 만나게 된 건 한 국내 기사를 통해서였습니다. '아크 브라우저'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단 한 개 기사만이 나오는데 구글 추천에 딱 그 기사가 떠준걸 보면 참 운이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ARC라는 이름을 접하고, ARC의 개발사인 the Browser Company 홈페이지에 딱 들어가보니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기도 했거니와, 문구들이 굉장히 공격적이였거든요.
"아크는 인터넷 세상에서 당신이 숨 쉴수 있는 공간입니다", "낡은 인터넷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셨나요?", "the Browser Company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더 나은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와 같은 문구들 말이죠. 굉장히 Hype하게 보이고,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확실해보이는데, 이런 모습에 끌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칼페이의 키노트는 비슷했고, 결과는 썩 좋지 않았지만, 뭐 어때요. ARC는 무료인걸요. 써보고 좋으면 쓰고, 아니면 마는거죠. 그리고 홈페이지 디자인도 꽤 이쁩니다. 폰트도 이쁘고, 중간중간 나오는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무엇보다 색감이나 센스가 너무 좋아요. 홈페이지 가보시면 확실히 '아 얘네 디자인 잘한다' 싶으실겁니다.
그렇게 바로 대기 리스트에 제 이메일을 올렸고, 약 한 달 가량을 기다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걱정도 많았어요. 아시겠지만, 이렇게 크게 부풀려놓고 정작 실속은 별로였던 스타트업이 한두개가 아니였잖아요. 또 스타트업 특유의 '트렌디하긴 한데 실용성이 있을까 싶은 디자인', '타사 주요 개발자 한 명 데려와서 이름 팔아먹기', '초대장 시스템'이 세 가지가 다 섞여있는데, 보면서 '이거 멀쩡한거 맞을까'와 같은 생각들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뭐, 무료니까 한번 해보자 같은 생각이었죠. 그리고 오늘, 앞선 걱정들은 싹 사라지고 새로운 브라우저에 대한 기대감이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리뷰 시작할게요.
ARC는 아직 맥OS만 지원하기 때문에 메일을 통해 DMG파일 다운로드 링크만을 보내줍니다. 설치부터 좀 설렜는데, 저 배경이 너무 이뻐보이더라고요. 로고도 그렇고, 애플의 감성을 많이 가져와서 Hype함을 좀 많이 섞은 느낌이에요.
첫 실행 화면은 이렇습니다. 애플 감성이 많이 느껴지는데, 본인만의 감성을 찾아서 그런가 카피캣과 같은 느낌은 그렇게 많이 들진 않아요.
그렇게 회원가입을 완료하면 이런 카드를 하나 줍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름 귀여워요. 이용자가 특별함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라면 아주 실패한것 같진 않네요.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그라디언트와 칭호가 바뀝니다.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없는게 아쉽지만, 원하는 색 나올때까지 뽑는 재미가 있긴 합니다.
브라우저의 테마를 정하는 UI입니다. 아무런 색 없는 평면으로 되어있지만 RGB 맵이고, 원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테마 색을 정할 수 있습니다. 위의 세 아이콘은 낮/야간모드 테마 선택이고, -, +버튼은 그라디언트 색 추가를, 가장 하단의 슬라이더는 색의 채도, 노브는 노이즈 양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2색 그라디언트도 가능하고, 단색도 가능해요.
적용한 모습입니다. 중간 채도에, 노이즈 많이 낀게 보이시죠?
채도를 낮추고 노이즈를 줄인 모습입니다.
전체적인 UI는 이런 모습입니다. 엣지의 세로 탭과 비슷하지만 상단 바를 완전히 없앴고, 세로바 영역과 인터넷 창 영역을 분리해 놓은 모습입니다. 인터넷 창 주변에 배경을 덧대놨는데, 창이 독립되어있는 느낌을 주고, 세로바 영역이 브라우저 전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예쁘기도 하고, 공간 이용에서도 그렇게 크게 손해를 보지 않아서 참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아요. 물론 세로바 영역의 사이즈 조절은 가능합니다.커서를 상단으로 붙이면 바가 내려오고, 확장 프로그램과 스플릿 뷰를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나옵니다. 화면에서 창 옮기고 싶으면 저렇게 바 내려서 잡고 옮기면 돼요. 참 괜찮은 아이디어같은게, 상단바가 사라짐으로서 얻는 공간적 이득이 꽤 괜찮습니다.
사이드바를 치우면 이렇게 아무런 제어 옵션 없이 탭이 온전히 뜨는 모습이고,
상단바를 내리면서 최소한의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고,
커서를 오른쪽으로 가져다두면 사이드바가 다시 나옵니다. 이때 사이드바가 팝업창 형식으로 뜨고, 밑으로 그림자 지는 디테일이 있는데, 디자인 팀이 신경을 썼다는게 티가 나는 부분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려고 하는데,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폴더는 엣지의 탭 그룹과 같이 탭들을 폴더로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이고, 나머지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새로운 탭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기존의 브라우저는 새 탭을 누르면 기본 검색 엔진의 페이지로 들어가지는데, ARC는 애플 OS의 Spotlight와 비슷한 창이 뜨고, 여기서 바로 검색해 선택해둔 검색 엔진에서 해당 검색 결과를 보거나, 여러 작업들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저런식으로 new를 치면 노션, 구글, 피그마와 연계된 서비스가 뜨고, 다른 선택지들도 있습니다. 저런 서비스들이 디폴트로 들어가있는 걸 보아 ARC의 개발진이 편의성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게 느껴집니다.
ARC에는 수많은 기능이 있지만 커스텀 기능들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데, 그것들 먼저 설명해볼게요.
ARC에는 스페이스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새로운 브라우저 창을 여는 것과 같은 개념인데, 스페이스간의 전환은 세로바 영역위에 커서를 놓고, 트랙패드를 두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하면 됩니다. 기존 브라우저에서 어떤 창에는 게임 놓고, 어떤 창에는 인방 놓고, 어떤 창에는 공부할 것들 두고 하면서 창을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덕분에 화면이 훨씬 깔끔해지고, 전환도 직관적이게 바뀝니다. 스페이스마다 위에서 보여드린 색상 조정 UI를 통해 테마 색을 바꿀 수 있고, 이름을 바꾸거나. 아이콘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아이콘으로 이모지 적용도 가능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다 역사에 관련된 탭들을 기존의 창과 다른 창에 두고 싶다면, 이전의 우리는 그 탭들을 새로운 창으로 떼어내어야 했을 테지만, ARC에서는 간단히 다중선택하고, 우클릭을 해준 다음, 옵션에서 원하는 스페이스로 이동해주면 됩니다.
2번째 스페이스로 옯겼습니다. 색상 테마도 다르고, 아이콘도 다르고, 우리가 알던 새로운 창입니다. 그러나 ARC에서는 새로운 창으로 옮길 필요 없이 같은 창에서 스와이프함으로써 쉽게 넘어갈 수 있죠.
그리고 ARC에서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입니다. Boost라는 이름의 기능으로, 브라우저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또 장려하는 기능인데, HTML/CSS 편집을 지원해 웹사이트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칠 수 있습니다. 개발자 도구를 켤 필요 없이 말이죠. 이런 기능을 주요 기능으로 홍보하고, 튜토리얼에도 넣는 모습을 보며 이 브라우저와 개발사가 참 Geek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웹페이지를 입맛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한 기능이 또 있는데, 바로 스플릿 뷰 기능입니다.
최대 4개까지 창을 쪼갤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조작하는게 아니라 크롬OS와 같은 OS를 조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뒤에서 소개할 이젤 기능도 그렇고, ARC는 단순한 브라우저라기보다 하나의 작업 툴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젤입니다. 텍스트, 사진, 도형, 화살표, 자유 그리기 등을 지원하는 필기 앱과 다를 것 없는 기능입니다. 아이패드 버전의 ARC가 출시된다면 꽤나 유용하게 쓰일 것 같은데, 맥북만으로는 약간 애매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별도의 노트 앱을 이용할 필요 없이 브라우저 자체에서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고, 일반적인 필기앱보다는 자유로운 오브젝트들의 이동이 가능해(Figma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자유도는 확실히 높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자체적으로 캡쳐한 사진을 이젤에 불러올 경우 자동적으로 하이퍼링크가 달린다는 점인데, 따로 하이퍼링크 달 필요 없이 자동으로 달리는게 꽤 편했습니다. 캡쳐 후 이젤로 사진 불러오는 방법도 정말 간단하고요.
이렇게 노트도 있습니다.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는게 아쉽네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트보다는 이젤을 더 많이 쓸 것 같습니다.
캡쳐 도구를 사용하면 이런식으로 텍스트를 자동 인식해주고,
사진도 자동으로 인식해줍니다. 선택해준 사진/텍스트를 클릭하면 저런 식으로 옵션이 뜨는데, 공유 옵션이 꽤 많고, New Easel을 누르면 아까 소개해드린 이젤로 사진이 바로 옮겨집니다. 자동 선택으로 텍스트만 사진으로 떠서 공유하기도 좋고, 사진 저장하기도 좋아서 정말 유용하게 쓰고있는 기능입니다.
방문 기록은 단순히 텍스트로만 뜨는 것이 아닌 정사각형의 창이 뜨고, 팝업으로 잠깐 열어볼수도 있습니다.
팝업 창은 Little ARC라 불리는데, 저렇게 작게 팝업이 뜹니다. 보통 브라우저에서 저런 식으로 창을 하나 더 띄우고 싶으면 컨트롤+n 또는 커맨드+n을 누르면 같은 사이즈의 창이 나와서 따로 줄여줘야되는데, 처음부터 작은 창이 나오니 참 편합니다. 바로 내가 쓰던 스페이스로 저 창을 넣어줄수도 있고요.
좌상단처럼 즐겨찾기 숏컷을 만들수도 있고, 지원되는 앱은 커서 호버링으로 간단히 정보 확인도 가능합니다.
영상을 보다 나가면 자동으로 이런 PIP를 띄워주고, 좌하단에 재생 바를 보여줍니다.
이 PIP 창은 ARC를 최소화해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꽤 좋아요 이거.
이런 식으로 브라우저 내에서 찍은 스크린샷들을 볼 수도 있고, 다운로드 기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총평하자면 ARC는 확실히 기존 브라우저들보다 편의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여러 기능이 들어가있고, 동시에 무겁지 않으면서도, 심미성까지 챙겼죠. 홈페이지에서 보던 호들갑에는 확실히 못 미치긴 하지만, 여러모로 잘 만든 브라우저에요. 다른 운영체제에서 사용하는 건 모르겠지만, 맥에서 사용하기에는 MacOS와의 통일감도 주고요. 브라우저를 브라우저로만 사용하는 라이트유저가 기존의 브라우저를 버리고 ARC로 넘어와야 할 이유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세로 탭과 디자인을 제외하면 그렇게 더 좋은 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신이 브라우저를 헤비하게 이용함과 동시에 여러 작업들을 하고 싶다면, ARC는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아니, 저는 어서 이걸 쓰라고 추천해주고싶습니다. 서드파티 서비스들을 사용할 필요 없이 퍼스트파티 기능인 이젤이 충분히 쓸만하고, 스페이스는 당신에게 한 개의 창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며, 스플릿 뷰는 강력한 멀티태스킹 기능을 자랑하죠. ARC 창 한 개만으로 거의 모든 게 가능합니다. 완벽히 새로운 경험은 아니지만, 확실히 진보된 브라우저는 맞습니다.
hey, here’s an invite to Arc, the browser I was telling you about!
축하드려요! 잘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
글에 미처 못쓴 부분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광고차단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동안 댓글 달아주신 분들중 다섯 분 추첨해서 초대코드 드릴게요!
+일주일에 초대코드 하나씩 주는 방식이였네요ㅠㅜ,,, 일주일에 하나씩 선착순으로 뿌리도록 하겠습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