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본 전자상가 탐방 후기
- Alternative
- 조회 수 2848
- 2024.01.20. 22:15
이번에 히로시마를 갔다왔는데, 숙소 바로 옆에 대형 전자상가가 있었습니다. 마음만 같아선 매일 가고 싶었으나, 여러 일이 꼬이면서 한 시간 반밖에 있지를 못했습니다ㅠ 그래도 재미있는 소득이 꽤 있었네요.
1. 로그 얼라이
이번 겨울에 스팀덱류를 하나 살까 고민중이었는데, 여기에 로그 얼라이를 무려 4대나 전시해놔서 잘 만져봤습니다.
데모용 포르자 호라이즌 4를 돌려 봤는데, 높음 옵션으로 120Hz 무난하게 뽑아주고 팬 소음, 발열도 최소 수준이더라고요(30W 모드 기준). 버튼 조작감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무게는 좀 무거웠지만 그럭저럭 쓸만했고요.
다만 스피커는 소리가 크긴 해도 깡통소리가 좀 났고, 소프트웨어(아머리 크레이트)는 개선이 많이 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구린 조작감과 성능이었습니다. 원흉은 아마 윈도우로 추정되지만, 또 윈도우 자체는 부드럽게 잘 돌아갑니다.
결론: 당근에서 한 대 들여오려는 중입니다. 여행할 때 개꿀맛이겠네요.
2. 픽셀 시리즈들
일본에서 픽셀은 잘 팔리는 안드로이드 기기죠. 판매대에서도 구글이 픽셀은 강력하게 푸시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점원도 픽셀 전담 직원? 으로 추정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직원은 상당히 궁금했을 겁니다. 일본 통신사 매장에 왜 한국인이 와서 픽셀을 만지고 있을까?)
암튼 한국에는 없는 기기라 맘껏 만져봤네요. 우선 픽셀 8 프로부터!
확실히 아름다운 기기입니다. 이제는 만듦새,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등 모난 곳이 없는 기기...가 아니죠. 아픈 부분인 텐서 G3가 있습니다만 잠깐 만져봤을 때에는 발열도 없고 퍼포먼스도 전혀 문제가 없긴 했습니다. 엑시 2400 기반 텐서 G4가 기대되네요.
카매라도 잠깐 써봤는데 역시 픽셀이었습니다. 적어도 제 마음에는 쏙 드는 결과물을 보여주네요. 아주 사랑스럽습니다.
픽셀 7A입니다. 8 프로의 120Hz를 보다 오니 체감 속도가 확 느려지긴 했는데, 그래도 휙휙 날아다니고 깔끔했습니다. 전면 베젤도 두껍긴 해도 대칭이라 의외로 괜찮았네요. 전면/후면/촉감을 종합해서 보면 굉장히 귀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의외로 너무 마음에 들었네요. 정발했다면 A시리즈가 제 원픽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카메라도 줌 없다는 가정 하에서는 큰형님들이랑 동급 수준으로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직접 써보진 못했지만 픽셀 버즈 프로, 버즈 A, 그리고 픽셀 워치 2가 있었습니다. 워치2는 써보고 싶었는데, 충전이 전혀 안 되어 있어서 아쉬웠네요...
3. 픽셀 폴드
특별한 놈이라 따로 빼놨습니다. 실물 전시해놓을 줄은 몰랐는데 접힌 채로 얌전히 있어서 못 보고 지나칠 뻔했네요.
와... 너무 좋았던 기기였습니다. 마음에 쏙 들었네요.
신기했던 점이, 갤럭시 폴드랑은 전혀 다른 기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폴드는 펼치면 크고 넙대대한 스마트폰 같은데, 이 친구는 펼치면 화면비 때문인지 '아, 이건 태블릿이구나'라는 느낌을 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예 사용하는 감각이 시작부터 달랐습니다.
소프트웨어도 정말 부드럽고 정교하게 잘 만들었더라고요. 픽셀 폴드용으로 설계된 하단 제스쳐바 겸 독도 사용성이 아주 좋았고, 최근 앱 페이지 등등도 구글이 정성을 들였다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부분이 아주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120Hz로 구동되는 게 경험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폴드의 OneUI는 사용 중 버벅이면서 체감상 70Hz 정도가 되는 구간이 왕왕 있었습니다. 특히 제스쳐를 사용할 때.)
유투브 앱 등도 화면 회전 시, 쓰다가 닫았을 때 등 화면이 바뀌는 상황에서 알맞게 대처하더라고요. 폴드에서 유투브 앱은 좀 이상하게 동작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기들 폰에서는 고친 점이 좀 얄밉게 보였습니다.
닫았을 때의 사용성도 좋더라고요. 화면비에 대한 논쟁은 접어두더라도 쥐는 느낌이나 버튼 위치 등이 훨씬 편안한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두께가 큰 몫 한 듯 합니다.
정말 잘 체험한 기기였습니다. 1세대인 지금도 충분히 제 값 주고 구매해서 사용할 만 하고, 픽셀 폴드 차기작들이 매우 기대되네요.
4. 엑스페리아 1 마크 5
음... 만질 때마다 느끼지만 참... 네... 할 말이 없네요.
뭔가 문제는 없지만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소프트웨어, 말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카메라(정확히 말하자면 구린 후처리), 흥미롭지만 재미는 없는 디자인 등. 카메라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좋아하시겠지만, 이 기기의 한계를 끌어낼 수 있는 분이라면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옆에는 5 마크5나 10 마크5도 있었습니다만, 마찬가지로 특색 없는 기기라 사진도 찍지 않았습니다.
5. 샤프 아쿠오스 R8 프로
오히려 엑페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놈입니다. 샤프 아쿠오스 하면 우리나라 및 전세계에선 아오안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플래그쉽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몇 안되는 시리즈입니다. 특히 카메라에도 힘을 준 걸로 유명한데, 한번쯤 들어보셨을 라이카폰과 라이카폰2가 아쿠오스 R시리즈의 배지 엔지니어링 버전입니다.
R8 프로의 경우 8G2, 12기가 램에 라이카가 감수한 1인치 센서와 렌즈를 탑재했습니다. 화면도 독자적인 IGZO OLED로 화면 보간 기능을 사용해 가변 240Hz를 구현했습니다. 돌비 비전과 애트모스까지 지원하는, 팔방미인의 당당한 플래그쉽입니다.
정말 아쉽게도, 전시된 제품은 보시다시피 도코모의 제품이라 폐급의 도코모 런쳐와 도코모 소프트웨어, UI로 떡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240Hz를 지원하는 디스플레이에서 30Hz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보니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빠르게 포기하고 카메라만 확인했는데, 역시 이런 기기들이 으레 그렇듯 후처리 기술이 상당히 미흡해 결과물이 스펙에 비해 전반적으로 아쉬웠습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색감과 광원처리가 되는 점은 좋았습니다. 잘만 이용하면 좋은 폰이라고 봅니다. 일본에도 자급제폰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6. 미13T 프로
샤오미 플래그쉽이 그렇듯 단단하고 멋있고 죽어라 빠른 놈이었습니다. 사실 미10 정도부터 샤오미 플래그쉽은 이 평 이외에는 딱히 더 말할 말이 없네요. MIUI를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게 보는지라 꽤 만족스럽게 체험했습니다. 점점 삼성폰처럼 특색은 없어도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같은 안드 플래그쉽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메인 폰으로 사용해 보고 싶네요.
7. 이외
상태 좋은 중고 아이폰 SE 스페이스 그레이가 8만원도 안 해서 매우 고민했습니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아마 구매했을 것 같습니다ㅋㅋ
옆에 상태 좋은 중고 아이폰 5c 오렌지도 만오천원(!)에 판매 중이었는데, 마찬가지로 구매할 뻔했습니다. 일정이 촉박해서 다행이었네요...
군침이 흐르는 청음매대도 있었는데, 가지고 있는 조합으로 3.5mm 잭을 연결할 수 없어서 하나도 듣지 못했습니다... 애플이 정말 원망스러웠습니다😥
노트북 매대도 보았는데, 특이한 점이 얘네는 크롬북을 정말 많이 팔더라고요. 체감상 진열된 노트북의 40%가량이 크롬북이었습니다.
또 특이한 점이라면 내수용 브랜드들이 정말 많았고, 그런 브랜드에서도 2in1이나 360 컨버터블 등의 니치한 제품을 많이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들 의외로 만듦새도 좋아서 꽤 놀랐네요.
두서없는 기기덕후의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타지에서 홀로 있는 쓸쓸하고 처량한 친구를 보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에 빅카메라에서 로갈리와 리전고를 만져봤는데 성능적으로 스팀덱보다 만족스럽더라고요.
로갈리는 그립감이 리전고는 무게가 선넘는 느낌이지만요...
저는 못참았던 픽셀8의 눈물겨운 성능도 참을 사람은 참을만큼 사진은 만족스러운 결과물...이구
픽셀폴드는 저는 실물 봤을때 정말 폴드에 비하면 한숨이 나왔는데 펴서 만저보니 그립감과 사용성이 놀랍더라고요.
소프트웨어 차력쑈가 인상적이에요.
엑페랑 아쿠오스는 일행이 재촉해서 못만져봤네요.ㅜㅜ
그리고 빅카메라 에디온같은 곳엔 꼭 샤오미제품 광고판이 대문짝 만하게 있는것도 인상적이였고...
기덕의 성지인것 같습니다 빅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