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상한건지 여쭤볼게요
- 익명의 미붕이03223510
- 조회 수 670
- 2021.10.16. 22:22
집에 돈이 없어서 학교도 학자금대출, 생활도 생활비대출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형편이 안되서 저축한 돈도 거의 없고요. 학교 사정으로 떨어져 사느라 월세도 제가 냅니다.
이대로라면 위험하겠다 싶어서 소일거리 해서 한달 몇십만원씩 모으는데 그 돈 절반정도도 월세로 빠집니다. 남는돈 모아다가 경제공부 위해서 우량주 위주로 투자 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정신머리도 없으면 평생 가난하게 살 것 같아서요.
이번에 모은 돈 가져다가 해외주식 입문해서 겨우겨우 한 주 샀는데, 수익이 났더라고요. 물론 한 주니깐 겨우 몇천원입니다. 재미있고 자랑스러워서 가족한테 얘기했더니 서로 쳐다보더니 웃습니다. 제 상황이 코믹해서 웃었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몇 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굉장히 기분이 나빠서, 제가 좋아하는 취미도 한참 전에 포기하고, 힘들게 쪼개서 이걸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화내시면서 지금까지 너 기르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 지금 우리 가족 상황이 어떤지 아느냐, 내가 지금 얼마나 심리적으로 벼랑 끝인지 아느냐, 너는 별것도 아니다, 생색내지 마라는 말씀을 하시네요. 앞으로 가족 앞에서는 너가 어렵다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네요.
솔직히 제가 봐도 집안 상황이 힘들고(아버지 실직 후 정기적인 수입 0, 늘어나는 세금, 부부관계 정신적 문제), 그에 비해 제 형편이나 상황은 훨씬 편한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룬 산물을 보고 웃는 것에 예민한 제가 잘못된 건지 궁금합니다. 답정너 아니고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할 자신 있습니다.
P.S. 부모님 두 분 다 정말 고맙고 사랑하긴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며 오래 있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그 검고 찐득찐득하고 다른 사람도 끌어내리는 그 기운... 때문에 많이 힘듭니다. 저 자신도 활발하거나 생활이 여유있거나 하지 않아서 부모님을 정신적으로 돕기가 무척 힘듭니다. 예전에 여행(이것도 돈이 없어 대중교통 이용하고 걸어서 간 국내여행이네요) 간 걸 말했더니 아픈 자신 앞에서 그런 행복한 건 보여주지 말라고 하시네요. 혹시 이런 상황에선 제가 어떻게 해결하는 게 맞을까요. 익게에 갑자기 어려운 주제라면 죄송합니다.
부모님세대의 금융교육은 시장에서 한푼두푼 깎아서 모으고 은행적금들어서 이자받아서 다시 적금에 넣고해서 집을 사는게 일반적이라서 선생님의 방법이 좋아보이지 않을 수 있지요.
물론 현재 세대에서는 시장에서 물건값깎는게 익숙치 않을뿐더러 몇백원 깎아봐야 보탬이 안되는 수준이고 은행 적금도 이율이 많이 낮아져서 적금만으로 수익을 내기도 힘든데다 집값은 엄청 올라서 사실상 부모님 세대의 방법으로는 집을 장만하는게 불가능에 가까워지긴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주식 한주가 얼마냐에 따라서 다르기야 하겠지만, 수익이 나더라도 배당금이 아닌이상엔 가지고 있는 한주를 팔아야지만 돈으로 돌아오는것이고 돌아온돈을 기반으로 다시 다른 주식을 사고 팔고를 반복해야하는데 사실 장기투자가 아닌이상 거의 하루에 몇번 이상은 들여다보게되는게 사람 심리라서 공부에 방해가 될수도 있다고 보실수도 있고, 부모님세대에 주식으로 집안 말아먹은 사람이 워낙에 많다보니 주식은 도박과도 같은 취급을 받고있는것이기도 해요.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경제적인 부분을 선생님께서 전부 채워서 지탱해주실수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선생님께서 조금의 수익이나서 기쁘신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지금 내가 이런상황인데 그래서? 라는 반응이 나올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https://www.fmkorea.com/best/3912045776
절대로 가족이라도 절친이라도 본인의 수익에 대해서는 절대 있는 그대로 오픈해서는 안됩니다.
위 만화가 진짜 어떻게되는지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부모님 시선에서는 주식 같은 거 할 시간에 공부해서 번듯한 직장 잡아서 자리 잡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일 겁니다. 기분은 나쁠 지 언정 아예 틀린 말도 아니죠. 이건 사회초년생이라면 취직할 때까지 지겹게 들으실 겁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서 대충 뭔 느낌인지는 압니다 ㅎㅎ
기성 세대들이 주식 같은 금융상품을 고깝게 보는 이유는 전무후무한 고금리였던 시절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저축만으로 지금은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어버린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마지막 세대여서 그렇습니다. 굳이 주식 같은 거에 손 댈 이유도 없었고 주변이나 뉴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누가 주식으로 한탕하려다가 쪽박찼다는 소리 일색이니 주식에 대해서 좋게 볼 이유가 없죠. 더군다나 소액이면 더욱...
솔직하게, 그리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리면, 가난하게 사시는 부모님들은 대부분 왜 가난한지 딱 보면 보입니다. 글쓴분처럼 미래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현재의 고통을 정당화하면서 남을 깎아내리기만 해요.
글쓴분은 정말 잘 하고 계십니다. 생애주기상 현재는 당연히 소비가 버는것보다 많으며 효용도 크지요. 미래를 준비하며 재테크 까지 시도하는건 정말 긍정적이라고 보여집니다. 제 생각에는 조금 더 여유를 부려도 될 정도 (일본이나 중국으로의 해외여행이라던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자신들의 불행/고통을 정당화하면서 글쓴분께 가스라이팅 하는걸 보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그냥 부모님들이 하는 말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분들은 글쓴이께서 어떤 소비 / 활동을 하더라도 무시하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옳은 길 (ex. 9급공무원 등) 을 추천할껍니다. 꿋꿋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봤을때 부모님은 오늘을 살아가는것조차 버거워서 내일을 보는 작성자님을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가난은 사람을 좀먹고 가난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결국 사람이 망가지고 맙니다. 그들에게 내일을 바라보는 작성자님이 하는 말들은 우물안 개구리가 내일은 우물밖에서 뛰어다닐거에요! 하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가난한 삶은 매일매일이 우물안은 커녕 시궁창 밑바닥 같지요. 그런 인생을 이어가고 싶으신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가난은 되물림되고 작성자님이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사랑스런 아이를 낳고 나서 마주해야 하는건 돈없어서 부부싸움에 없는 살림에 집안 집기는 날아가고 깨지고 또 다시 사고 깨지고 그런 집안일겁니다. 현실이 우물안이니 뛰어나가려 방법을 찾는건 당연한 노력입니다. 해외주식이 디딤돌중 하나가 되고 대학에서 배운 것들, 학점, 자격증 그 많은 것들이 발밑에 쌓아올리는 돌이 될것입니다. 독립하고 스스로 자기 앞길을 개척할수 있게 되는 그 순간. 사람마다 느끼는 순간은 다를겁니다. 결국 월세에서 탈출해 전셋집을 구한다던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다던지 그 순간이 작성자님이 우물 밖으로 뛰어 나오는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가족조차 작성자님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수 없고 작성자님도 부모님의 인생을 대신 살아드릴 수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말고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세요
경제쪽 언급 피하시고 지금 스스로 하시는 재태크는 계속 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포기한 사람들이 뭐라도 하는 사람 비웃는? 느낌은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