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볼보는 중국차일까요? 제 생각은..
- 사이렌오더
- 조회 수 413
- 2021.12.23. 17:43
단독으로 생존하는 자동차회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 그룹으로서 생존하는 요즘 환경에 다국적 자동차회사가 본사가 어디냐 모기업이 어디냐 하는 논란은 순전히 모기업이 얼마나 간섭하느냐에 따라 달린것 같습니다. 그 간섭은 결과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직결되는거구요. 이것이 법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일반소비자가 인식하는건 약간 달라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스텔란티스나 르노닛산미쓰비씨그룹의 경우 합병을 했다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 협력하는것에 가까운데 반해, 한국GM이나 르노삼성같은 경우 각각 GM 르노의 계열사로서 철저하게 시킨일을 하는것에 가깝습니다.
- 르삼이 한국차인가? 르삼 초창기에는 닛산 입김이 강한 차종이 많았지만 현재 판매되는 모델의 상당수는 자체모델이 아닌 프랑스 본사가 개발한 차종입니다. 트위지, 조에, SM6(탈리스만), 캡쳐, 마스터 등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시트 등받이 조절을 레버가 아닌 다이얼식(...)으로 하는 등 프랑스 색채가 뚜렷하죠. 솔직히 삼성 뗴고 르노코리아라고 바꿔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 한국GM은 더한 사례로, GM이 자동차 개발기지로 간주하고 있고 생산역할은 점점 줄이는 추세입니다. 수입차협회에 가입까지 했죠. 극단적인 사례로, 볼트EV의 설계는 한국GM이 하고 배터리, 모터 및 주요부품은 LG가 인천에서 생산했는데 이걸 미국에 보내서 조립해서 우리나라에 팔죠. 볼트 EV가 국산일까요? 미국산일까요? GM 본사의 입김이 더 들어간 제품이니 미국산에 가깝게 인식되는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설계에 부품의 70%가 국산이지만요.
중국의 신생 전기차들이 미국, 유럽인 디자이너나 경영자를 데려다가 미국/유럽기업인척 하거나, 아예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경영에 간섭한게 하루이틀일이 아닙니다. 그 와중에 망가진 회사도 더러 있죠. 대표적으로 러에코가 패러데이 퓨처를 날렸고 루시드도 거의 망할뻔 했습니다. 어찌어찌 에어를 내놓는게 신기하죠.
볼보 얘기로 돌아가보면, 대외적으로는 지리자동차가 볼보나 로터스에 경영간섭을 거의 하지 않는걸로 알려져있긴 합니다. 하지만 볼보가 인수되고 나서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확 바뀌었고 일부 차종은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스마트(전에 벤츠 계열이었던 그 스마트 - 지리가 인수)나 폴스타의 경우 아예 전량 중국생산이죠. 여기서 나오는 의심은 중국이 전기차를 수출하기 위해 브랜드를 사들인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지리가 러에코가 패러데이 퓨쳐나 루시드에 하던 짓처럼 볼보에 하진 않지만, 볼보를 키워서 간접적으로 이득을 보기보다는 직접적으로 지리가 더 잘되는걸 원하는게 아닌가? 라는 의심은 있습니다. 플랫폼 개발을 시켜서 그걸 폴스타와 지리가 함께 갖다쓰는게, 꼭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괜히 중국회사라서 이상하게 보이는 느낌은 지울수 없죠.
이건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사례인데, 우리나라에서 판매중인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서 조립만 해서 '국산'이라고 파는 초소형 전기차들이 중국이 전기차를 팔면서 Made in Korea를 붙이기 위해 우리나라를 이용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는 곳이 있습니다. 더 심하게는, 군산 gm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원래 중국 바이톤의 m-byte를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미국에서 팔려고 했다가 어려워져서 지금은 다른 중국산 전기차를 만들어서 팔고 있죠. 이런 곳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들이 법적으로는 국산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이걸 국산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정리하자면, 소비자가 '어느나라 브랜드다'라고 지칭할때 이러한 기준에 일관성이 있는건 아니고, 소비자가 일관성을 꼭 가져야 하는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실제 생산지가 크게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기아 씨드는 전량 슬로바키아, 러시아에서 생산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자동차 매체는 한국산이라고 강조하죠. 반면, 포드 포커스는 영국산임을 언급합니다. 이게 기아의 브랜드가치가 좋고 포드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씨드는 한국 메이커가 유럽 전략모델로서 개발한 차종인 반면에 유럽 포드는 미국 본사와 브랜드만 같고 거의 다른회사 취급을 할 정도로 아이덴티티가 다르다는걸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폴스타가 중국기업이라는 주장은 겉보기에는 볼보의 자회사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리자동차의 계열사로 운영되는거 아니냐, 더 나아가서 중국냄새 나지 않냐?는 주장입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볼보도 실제로는 지리자동차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것 아니냐는거죠. 실제로 지리가 볼보를 아예 합병하려고 하기도 했구요. 만약 그런 의심이 사실에 가깝다면, 폴스타나 볼보는 본사가 스웨덴이니까 여전히 스웨덴 브랜드인가요? 그렇게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다는거죠.
중국애들이 디자인 인력은 오히려 중국애들 안씁니다. 현기가 서구에서 디자이너 데려온것처럼 중국도 유럽, 미국에서 데려다 쓰니 이건 논외로 하시는게 맞을것 같구요. 오히려 우리나라 인력들은 해외에 많이 가있더라구요 (...)
포드도 볼보가 안팔리는 이유가 디자인때문라는건 인식하고 있었고 개선을 해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포드가 볼보를 매각하기 직전에 내놨던 S60을 보면 토르의 망치만 빼고 지금의 디자인 요소가 상당수 들어가 있습니다. 볼보가 트럭과 승용으로 분사했을 때보다 지금이 디자인 훨씬 나은건 맞지만, 디자인 개선을 지리가 주도했다? 그건 사람들이 중간에 포드를 다 까먹고 얘기하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직 볼보는 스웨덴 회사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볼보가 디자인 확 바꾼건 오히려 호재중 호재 아닌가요
그리고 중국 디자인 인력 등 입김 들어간것도 아니고 토마스 잉엔라트 팍팍 밀어줘서 폴스타 CEO까지 시키고 말이죠
폴스타나 볼보 둘다 인수이후 더 아이덴티티가 강해지고 새련되어졌지 중국(보통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미의)입김은 안보이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