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삼성 8인용 빌트인 식기세척기 설치기
- Hahn
- 조회 수 944
- 2022.02.05. 22:44
빌트인 가전 위주로 융통성없이 짜여진 주방 때문에 힘겨웠던 식세기 설치 후기입니다.
1. 높이 문제
저희 집 주방 하부장은 바닥에서 E스톤 상판까지의 높이가 810mm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빌트인 타입 식기세척기 (LG, 삼성, SK매직 등)는 최소높이가 거의 815mm로 동일하기 때문에 E스톤 앞턱을 5~10mm 정도 절단해야 합니다. 폴리머 함량이 높은 ‘인조대리석’ 상판과 달리 E스톤은 경도가 높고 치밀해서 스크래치도 거의 안나고 오염도 안되고 잘 닦이는 좋은 소재이지만, 가공을 하고자 하면 그 장점이 반대로 문제점으로 다가옵니다. 다이아몬드 공구가 있어야만 절단/타공이 가능하며 그마저도 주의하지 않으면 깨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선뜻 하겠다는 업자분들도 많지 않고, 비용도 꽤 부담스런 수준입니다.
근데 이게 같은 아파트, 같은 타입, 같은 라인이라도 어느 집은 높이가 나오고 어느 짐은 안나오고 하기 떄문에 (바닥 수평도 복불복이고 공차가 꽤 큰듯 합니다) 저는 이부분에 있어서는 소위 뽑기 운이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2. 폭 문제
12인용 식세기의 폭은 600mm입니다. 저희집 주방에 600mm짜리를 넣으려면 빌트인 오븐을 빼고 하이라이트 쿡탑의 높이를 50mm 정도 높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빌트인 오븐은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집안 어디 마땅히 설치할 다른 위치도 없고, 애초에 빌트인용으로 나온거라 하우징이 없어 다른사람 주기도 참 애매한 물건입니다 (그리고 제 취미 중 하나인 제빵도 못하게 되죠ㅋㅋ).
3. 제품 선택
그러던차에 눈에 들어온 것이 삼성전자의 8인용 식세기였습니다. 폭이 450mm라 서랍장만 리폼하면 넣을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DW50A4075FSS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8인용 비스포크는 화이트와 핑크밖에 없어서 어두운색 주방가구에 안어울릴것 같아 패스했습니다. 12인용과는 가격차이는 E스톤 절단 시공 비용 부담을 낮추는데 사용되었습니다.
4. 주방가구 리폼
제품을 구매하면 설치 전 협력업체에서 먼저 방문하셔서 주방가구 리폼 작업을 진행합니다. 서랍장을 프레임 채로 끄집어내니 폭 500mm의 공간이 나왔습니다. 빼낸 서랍장을 폭 50mm짜리 세로 박스로 리폼해서 집어넣어서 정확히 450mm를 맞춰주고 가셨습니다 (이 부분 비용은 별도 청구).
5. 대망의 E스톤 절단
업자분들 블로그에 보면 노하우 때문에 전후 사진만 올려놓으시기 때문에 식세기 가격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용이 조금 과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저는 충분히 수긍이 갔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 비용 받고 못하겠습니다ㅠㅠ
이렇게 비닐로 보양을 하지만..
비닐로 가려지지 않은 부분에 하얗게 돌가루가 앉아서 상부장에 라인이 생겼습니다 (투톤이 아닙니다).
화산재처럼 멀리까지 날아간 돌가루를 닦아서 치우는데 이틀은 걸린것 같습니다. 덕분에 청소 잘 했죠.
전쟁과도 같은 작업 끝에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6. 식세기 설치 및 교체
삼전에서 설치기사님이 오셨고 아무 문제 없이 설치가 끝났습니다..만 도어 하단부 유격이 불균일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단차가 줄어드는데 그 삐딱함이 육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도어 안쪽에 찌그러진 자국도 있어서 말씀드렸더니 쿨하게 교환을 해주셨습니다.
7. 설치 후
제 인생에 식세기는 처음인데, 사기 전에는 뭐 어차피 초벌 해야한다면 그게 뭐 큰 의미가 있을까? 였는데 아니었습니다. 설거지의 부담이 한 80% 정도 사라진것 같습니다. 신세계는 신세계네요. 세탁기만큼이나 필수가전으로 꼽을 만 합니다.
내부 용적은 12인용보다는 작겠지만 3일에 두번 정도 돌린다고 할 때 2인 가구가 쓰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소음은 세탁기나 건조기보다는 많이 조용하다고 느껴지고, 주방과 거실이 같은 공간처럼 트여 있지만 거슬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조작부를 포함해 어디 한군데 튀어나온 부분 없이 매끈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색상도 냉장고와 맞춰놓으니 혼자 튀지 않아서 좋네요. 다만 서랍장이 없어지니 주방용품들 정리할 신박한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해서 좀 어수선합니다.
인체에 무해한 차음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사용할 때 열이 나면 새 신발에서 나는 접착제냄새 같은게 올라와서 처음엔 당황했었습니다. 일주일쯤 쓰니까 조금씩 옅어지는데, 설치기사님하고 얘기해보니 1~2주 정도 더 지나면 빠질것 같습니다.
쉐프컬렉션 빌트인 냉장고가 탐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