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제품의 수명을 줄인다 이거 재밌네요.
- 치즈볼
- 조회 수 657
- 2024.07.01. 17:46
https://youtu.be/58J_-bmIXx0?si=SO83K453Kl9rEgWj
오늘 이런 다큐를 봤습니다. 내용만 요약하자면,,,
전구의 수명은 기술적으로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 수 있지만, 기업이 전구를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명을 제한했다는 내용입니다.
다큐를 보고나니 갑자기 요즘 여기저기 탑재되는 OLED 디스플레이가 딱 생각이 나더라고요.
뭐 여기서 부터는 음모론적인 생각이지만....
과거 집에서 사용하던 엘지 브라운관 컬러 티비는 아버지가 구매하신지 4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전원을 넣어보면 잘 작동합니다.
제가 중학생 되던 시절 아버지가 사주신 1600 × 1200 해상도의 삼성 모니터는 지금도 제 책상 한켠에 잘 자리하고 있습니다. 벌써 17년 다되가네요.
이미 완성된 기술에 더 긴 수명을 자랑하는 제품을 놔두고 왜 굳이 수명이 짧은 OLED를 사용하려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이 다큐를 보니 어느정도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색감과 얇은 무게, 꽤 높은 배터리 효율등 챙길건 다 챙기는데, 번인이 생길때 까지의 제품 수명은 짧으면 수개월에서 길게는 5년 까지 제한됩니다.
좋아진 배터리 효율덕에 전작과 동일한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배터리 용량을 줄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에 첨단화되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구매하지만, 제품 교체 주기는 기존보다 두세배이상 빨라질거고 이는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겠죠.
가끔은 과거 가전제품이 그립기도 합니다. 한번 구매하면 10년은 기본으로 잔고장 없이 동작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비싼 물건을 구매해도 디자인이 예뻐지고, 첨단 기능이 늘었을지언정 품질은 구 가전제품이 훨씬 좋은것 같아요.
OLED에서는 이게 말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LCD라는 경쟁기술이 존재하고, 소비자들이 수명이 긴 제품에서 가치를 인식하는 한, 누구든지 LCD를 채택함으로써 수명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LCD는 지난 LG G7의 디스플레이가 겪었던 여러 건의 난리통에서 볼 수 있듯이 색감이든 PPI든 휘도든 간에 사실상 소형디스플레이의 기술적 데드엔드에 봉착했다는 게 명백해졌기 때문에 다들 OLED로 넘어간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근거는 OLED의 수명이 지난 10년간 점진적으로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의도적으로 제품 수명을 줄이고자 했다면 OLED의 번인수명이 지금처럼 길어질 수는 없었겠죠. 예를 들어서 갤S10 5G(제가 쓰고 있습니다만)의 OLED는 통상의 제품수명을 초과하는 3년이 지나도 번인이 전혀 없는데, 만약 OLED로 제품 수명주기를 제한하려고 했다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겠죠.
약간 제가 느낀거랑은 다르네요. 저는 제품을 구매할때 제품의 수명까지 생각하진 않거든요. 더 화려하고 더 예쁜고 더 최신의 제품을 구매합니다. 수명은 일단 사고 난 다음 혹시 고장나서 수리비 깨질라 애지중지 하면서 생각하고요 ㅋㅋ
100만원 짜리 LCD와 120만원짜리 OLED가 있으면 저도 OLED 구매할겁니다.
LCD 제품에 한계가 있는건 명확하며, OLED는 분명 LCD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고 더 만족스러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줄 순 있습니다. 그러나 특유의 단점으러 제품의 교체 주기 또한 몇배로 빨라지게 되므로 기업의 수익실현에도 강점이 있어 너도나도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ㅎㅎ
번인 수명을 늘리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의도적으로 수명을 줄인다는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이야기 아닌가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가 수명에 신경을 안 쓴다면 번인 수명을 늘리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될 리가 없겠죠.
그리고 OLED를 개발하는 주체는 디스플레이 제조사이고, OLED를 구입하는 주체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입니다. 다시말해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이건 간에, 이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런 수명이 긴 OLED가 필요하다고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에게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두해가 멀다 하고 oled유기재료가 계속 개발됐죠.)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OLED를 제품수명단축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계획적 노후화(Planned Obsolescence)라고도 하죠.
수명이 짧은 부품을 사용하는 것 뿐 아니라 멀쩡히 탈착식으로 만들 수 있는 부품을 납땜시키고, 부분수리 대신 통짜 수리만 강요해서 나머지는 멀쩡한 제품을 버리고 새 제품 구매로 유도하는 것 등도 거기에 포함되고요.
요즘 IT 업계의 참 보기 싫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