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제 근원적인 의문은 '물건'을 잘 만들면 판매량이 오르냐는건데요.
- 하루살이
- 조회 수 1465
- 2024.01.16. 19:18
제가 느끼기에 미게 쌤님들은 대체적으로 애플 아이폰의 높은 판매량을 설명할 때는 '유행' '트렌드' '브랜드 파워' 등 (물론 제품의 완성도가 일정 수준 받쳐준다는 전제 하에서) 제품 외적인 요소의 영향력을 고평가하시던데요.
그런데 왜 오늘 스핀 아닌 스핀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오로지 '제품이 별로인 것' 하나로 고정시키고 "A시리즈를 이렇게 해야한다", "램을 더 넣어야 한다." 같은 대안만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애플이 그 속칭 '비이성적 선호'를 유발하는 브랜드파워를 가지게 된 건 그런 이미지를 형성하는 마케팅에 아무런 투입 없이 오로지 물건만 우직하게 잘 만들어서 나온 결과는 아니잖아유ㅎㅎ 당장 생각나는건 뉴진스나 봉준호 감독이랑 협업한 것처럼 문화예술계 쪽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온 부분도 있고 더 근원적으로 올라가보면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 자체의 엔터프리너쉽과 영향력이 장난 아니었죠... 괜히 그 "힙한" 이미지가 수 년에 걸쳐 형성된게 아니라고 봅니다.
까놓고 말해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물질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갤럭시S25울트라를 만들어서 애플보다 저렴하게 내놓는다고 한들, 계속해서 "삼성 강남" 같은거 만들고 "아싸 갤이득!(갤럭시+이득)" 같은 홍보물 찍어내면 갤럭시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젊은 세대에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지 의문입니다. 제품을 잘 만드는건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이구요. 이제 삼성전자도 헤리티지를 챙기면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데 자원을 더 투입해야할 것 같은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일단 그 놈의 '패스트팔로워'(나쁘게 말하면 '카피캣')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애플이 강남에 스토어 낸다고 부랴부랴 대항마식으로 뭐 하나 만드는 그런 주먹구구식 전략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큰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저도 아이폰을 명품 사재기랑 비교하면서 비이성적인 것처럼 은유하는 댓글을 봤는데 저도 갤럭시 쓰는 입장이지만 글쎄요?? 당장 아이폰이 다른 명품처럼 안드 플래그십에 비해 터무니 없이 비싼 것도 아니지 않나요? 퍼센트로 따지자면 10%, 20% 비싼 정도인데 말이죠
저야 아이폰 os가 너무 불편해서 안 쓰지만 그걸 감내할 수준일 분들한테는 충분히 메리트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애초에 아무리 마케팅을 드라마틱하게 잘해도 실제 제품이 안 뒷받쳐주면 판매량은 다음 세대에서 폭망할 겁니다. 그리고 스캠 소리 듣겠죠. 그런 제품들 아주 많았잖아요? 아이폰에 대한 선호를 단순 마케팅이라 치부하는 건 너무 짧은 생각이라 봅니다
명품으로 취급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가 큰 거겠죠 애플은. 가격만 높다거나 성능이 우수하다고 명품같은 이미지를 가질 순 없는거고요. 현재로서 여건이 된다면 절대 다수는 아이폰을 선택할 겁니다. 최신 아이폰의 경쟁상대는 중고 아이폰인 것 처럼요.
이게 마케팅의 힘, 아니면 순수제품의 힘으로 쌓아온 건지는 명확하게 가리긴 어려운 문제지만..
반면 삼성이나 기타 회사들은 쌓아온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얕기때문에 제품 자체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합니다. 그나마 삼성은 미국에서도 삼성의 충성고객이 35%가량 된 적도있으니 애플을 제외하면 가장 잘해왔던거고, 지금만큼의 성과도 거둘 수 있었던 거 같구요.
물건을 잘 만들어야죠.
근데 물건을 꾸준히 잘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출시한 제품의 완성도가 2년-3년 뒤(스마트폰 교체 주기)의 판매량에 영향을 끼친다고 봅니다.
2~3년 전 잘 만든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만족도와 입소문 + 현세대 제품의 완성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