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에어팟 프로 청음기 - 절대적으로는 차선, 개인적으로는 차악. (+애플 가로수길 첫 방문)
- VentAzure
- 조회 수 1031
- 2019.11.16. 19:37
(전적으로 만년 막귀의 소감이며,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므로 참고는 안 될 겁니다..)
에어팟 프로 나왔을 때부터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저게 귀에 맞을까' 걱정부터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직구 한창 할 때에도 저건 좀 착용해 보고 생각해 봐야겠다고 결론지은 상태였습니다.
(어차피 돈도 없고.. orz)
그렇게 이번 주 에어팟 프로 정식 발매가 되었고 가로수길에서 청음 가능하다고 하여 방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별로 안 다니는 편이니 이번이 첫 가로수길 방문이 되었군요.
그래서 애플 가로수길 얘기 잠깐 적고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3호선 신사역에서 내려서 8번 출구로 나와서 대충 걸어가다 보니 눈에 띄게 가로수길 표지판이 있더군요.
거기서 좌회전해서 쭉 올라가니 금방 눈에 띄게 애플 가로수길 매장이 있었습니다.
확실히 통유리 벽면이 눈에 확 띄기도 하고 깔끔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면부터 아예 에어팟 프로 홍보용 사진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그렇게 건물 인상 자체는 괜찮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orz
겉에서만 봐도 사람들이 계속 드나들고, 실제 매장에 들어가니 사람들 안 부딪히고 가는 건 거의 무리였습니다..;;
여긴 주말에 오면 안 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확실히 생길 듯합니다.
(하지만 주말 아니면 시간이 없다는 게 함정..)
매장 벽면 쪽으로는 감상용은 아니고 유리통 안에 에어팟 프로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각인 위치도 바로 나타나 있는데 전면에 저렇게 각인되면 좀 미묘할 것 같기도 합니다..;;
유닛 생긴 걸 직접 보니 각도에 대해서 더 불안해졌습니다..
에어팟 프로 청음존은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마저도 사람이 많으니 아예 청음할 사람들 줄 세워서 들여보냅니다.
처음에는 바로 들을 수 있을까 해서 테이블로 갔는데 바로 줄 서 달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허가 받고 사진만 하나 찍고 바로 줄 섰습니다..
이게 그 타이밍에 찍은 사진인데 사실 이 순간이 주변에 사람이 가장 적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이후에는 제품 사진은 따로 찍지 않고 줄 서서 기다리다가 청음하고 왔습니다.
이상하게 그냥 에어팟도 같이 있는데 어차피 제 귀에 맞는 물건이 아니라 그냥 신경 안 썼습니다..;;
그리고 한 팁만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전체 구성 팁들을 다 착용해 볼 수 있었는데 이 점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보통 청음매장 가도 저렇게 팁을 전부 테스트해 보기는 어려운 편인데 역시 자사 매장이라 잘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줄 좀 서서 5~10분 정도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서 마침내 테스트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블루투스 장비가 너무 많이 있어서 그런지 노트10+에서 자꾸 목록에 안 뜨는 게 영 걸리적거리더군요.. orz
한 10분간 옆에 있던 직원과 테스트했는데 계속 못 잡아서 일단 같이 있던 아이폰에서 먼저 테스트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 중팁 상태에서 착용해 보고 노이즈 수용(트랜스패런시) 모드/끔/노이즈 감쇠(노캔) 모드를 다 돌려 봤는데,
끈 상태에서는 보통 커널형처럼 막혀 있는 소리가 들리는데 트랜스패런시로 돌리는 순간 확 트이게 소리가 들렸습니다.
측정치로 봤을 때에도 트랜스패런시 상태가 인상깊었는데 정말 깨끗하게 바깥 소리가 들려오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데 노캔 모드로 돌리니 배경 소리가 확실히 줄어들긴 한데 그래도 소리 들릴 건 잘 들리더군요.. orz
역시 이 귀에 중팁은 무리겠다 싶어서 바로 팁 교체를 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팁 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설명 들어가면서 했는데
그래도 손이 둔해서 그런지 좀 헤매다가 겨우 교체 완료하고 다시 착용해 봤습니다.
중팁에 비해 밀폐는 증가된 것 같아서 소리는 좀 많이 줄었는데 그래도 적막하게는 안 되더군요..
그래서 밀폐에 문제가 있나 싶어서 착용 테스트를 해 봤는데 그쪽은 또 정상 상태라고 떴습니다.
.. 이게 정상 상태이면 이것보다 노이즈가 더 줄어야 할 텐데.. 뭐가 문제인 건지 모르겠더군요.
그래도 일단 못 들을 상태는 아니어서 아이폰에서 애플 뮤직으로 적당한 곡을 돌려봤는데,
역시나 기대만큼의 소리는 못 느꼈습니다.. orz
개인적으로 느낀 밸런스는 살짝 저음이 많고 고음이 적은 느낌이었습니다.
밸런스가 아예 틀어진 것은 아니고 중음 표현력은 상당히 괜찮았는데
저음이 살짝 둔한 느낌이고 고음이 양도 좀 적고 해상도도 깔끔한 느낌은 잘 살지 않았습니다.
음악을 돌리는 상태에서는 확실히 재생 이전보다 노캔이 잘 먹혔습니다.
확실히 밀폐가 잘 된다면 노캔 성능으로는 정말 괜찮아 보이긴 하더군요.
일단 간단히 청음을 하고 좀 더 자세하게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 다시 노트10+ 연결을 시도했는데,
여전히 디바이스 검색이 제대로 안 되고 'estimote' 디바이스가 너무 많이 떠서 찾기도 꽤나 어렵더군요.
(저게 뭔데 한 페이지를 다 뒤덮고 있는 건지..)
여기서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려서 한 15~20분 정도 에어팟 프로 뚜껑 닫고, 다시 열고, 페어링 버튼 길게 누르고,
폰에서도 블루투스 껐다 켜 보고, 다른 디바이스 영향도 있을까 싶어 옆 아이폰 블루투스도 꺼 보고..
여러 삽질을 거듭하다가 겨우 검색에 떠서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럴 땐 가까운 데에서 뚜껑만 열면 페어링되는 아이폰이 더 괜찮을 것 같더군요.
연결을 마치고 이어폰을 착용하면서 착용샷을 찍어봤는데.. 역시나 착용 각도가 안 나오는 게 맞았습니다..
여러 각도들을 가지고 테스트하다가 노캔이 가장 잘 작동되는 경우가 저 각도였는데,.
저 각도에서 봐도 바로 이 귀가 답이 없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orz
비교를 위해서 버즈에서 가장 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오는 각도로 착용했을 때를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참고로 버즈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완전한 정착용 각도가 아니라 30도 정도 누운 각도입니다.
이렇게 착용을 해서 노즐이 귀 뒤에서 앞쪽으로 기울어져서, 밑에서 위로 기울어져서 들어가야 제 귀에 딱 맞는 착용이 됩니다.
그런데 에어팟 프로는 그렇게 비틀 수가 없게 노즐 자체가 없고 팁으로만 밀어 넣다 보니 각도가 안 나옵니다.. orz
지금 저 착용 상태에서도 입구만 막혀 있지 제대로 꽂힌 상태가 아닌 건 바로 보일 정도입니다.
그럼 팁을 줄여서 밀어넣으면 되지 않겠냐 싶은데, 제 귓구멍은 검지 반마디는 들어갈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래서 팁이 작으면 그냥 귓구멍에서 바로 소리가 새어나가기 때문에 대부분 대팁을 써야 하는,
여러 모로 괴랄맞은 구조입니다.
(실제 옆에 놓은 버즈도 대팁 착용 상태입니다.)
전에 삼성 ANC 이어폰에서도 이 귀 때문에 곤욕을 치뤘었는데, 이번 에어팟 프로도 결국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orz
결국 이 문제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차악'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단 그나마 맞는 각도로 착용을 하고 노트10+에서 매번 테스트하는 음악들로 확인해 봤는데,
역시 살짝 저음이 많고 고음이 적은 밸런스인 건 변하지 않더군요.
이게 엄청나게 차이가 나거나 그렇지는 않은데 고음 쪽 양이 좀 적어서 더 부각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역시 전체 유닛 해상도는 살짝 아쉬운 부분이 남아 있더군요.
다만 음악 재생 중의 노캔은 확실히 많은 소음들이 차단되었고, 반대로 트랜스패런시도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들렸습니다.
이 부분에서의 성능은 정말 잘 만들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실제 감상보다 연결에 더 고생을 한 청음을 마치고 조용히 매장을 나왔습니다.
매장을 나오면서 내린 결론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확실히 체감되는 노캔 성능 자체는 WF-1000XM3보다 더 클 것 같다.
(BSK에서 WF-1000XM3를 들었을 때 기준인데, 얘도 생긴 모양 때문에 밀폐가 다 안 되서 노캔 테스트는 미끄러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배경 노이즈 날라가는 정도나 음악 재생시에 외부 소음 들어오는 정도는 에어팟 프로가 좀 더 조용했습니다.
2. 트랜스패런시 모드는 사기급이다.
사실 귀에 안 맞는 걸 아는 지금에서도 살짝씩 끌리는 부분 중 가장 큰 게 이것일 듯합니다.
옆에서 사람 말하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거쳤다는 느낌이 없는 정도로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3. 음질은 살짝 의문점, 적응형 EQ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지도?
밸런스적 부분에서는 고음이 살짝 아쉬운 정도인데 해상도 측면에서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고 적응형 EQ 얘기가 뜬금없이 나왔는데, 적응형 EQ의 작동이 확인이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밀폐에서 건드리는지도 모르는 데다가 저음을 집중적으로 건들다 보니 저음이 오락가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냥 정확히 밸런스 맞는 상태에서 방치해 뒀으면 차라리 소리가 깔끔하게 들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이 귀는 저주받은 귀이다(..)
30만원 굳었다고 결론이 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굳이 정확하게 각도를 맞추겠다면 좌우 바꾸고 위로 돌려서 오버이어 각도로 맞추면 되긴 합니다..
물론 그렇게 착용하면 에어팟 사용하는 의미가 없어져 버리니 결론적으로는 귀에 안 맞는 상태입니다..;;
여러 이어폰들 굴려보면서 귀에 맞는 게 생각보다 적은 편인데 어김없이 이 녀석도 귀에 안 맞는 쪽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orz
종합적으로 보면 음질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기에 전체적으로는 차선으로 봅니다.
가격이 워낙에 높고 적응형 EQ의 애매모호함도 있으니 최선까지는 못 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노캔/트랜스패런시의 막강한 성능, (체험은 못했지만) 에어팟 전통의 통화 품질 등을 고려하면 좋은 녀석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제 귀에는 확실히 맞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차악입니다.
혹시 보통 이어폰 착용에서 저처럼 각도에 신경을 써야 하거나 하시는 분들은 바로 지르는 것보다는 청음해 보기를 권합니다.
(제 주변에는 한 사람도 못 보긴 했습니다.. OTL)
뱀발. 매번 글 쓸 때마다 횡설수설하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좀 더 짧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orz
저도 소음수용아니었으면 안샀을탠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