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hvdc에 집착하는 이유?
- 팝카드있으세요
- 조회 수 664
- 2020.06.08. 01:06
현재 한전이 동해안(신태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존에도 765kV 교류가 있는데, 500kV 직류(HVDC)를 추가로 건설하려고 합니다. 수조원짜리 사업입니다.
이를 크개 동부/서부로 나눠서, 동부는 경과지가 확정됐고, 서부구간은 경과대역만 확정되고 세부적인 경과지는 아직 검토중인 단계입니다. 곧 경과지가 확정되면 건설을 시작할것으로 보입니다.
* 위 지도는 재작년꺼고, 최근엔 더 세세한 자료도 있습니다... 만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현재 한전이 신태백-신가평 hvdc 송전선로를 건설하려는 대외적인 이유는 크게 보자면 이렇습니다.
- hvdc가 장거리 송전에 더 유리하다.
- hvdc는 전자파도 훨씬 적게 나오고(이론적으로는 없음) 철탑의 크기도 작다.
- 현재 동해안에 화력발전소, 원전이 추가건설중이기 떄문에 송전용량이 모자르므로 추가 송전선로가 필요하다
문제는 한전의 논리에 있는 허점입니다.
- 동해안~신가평까지 거리는 불과 200km 안팎으로, '장거리'가 아닙니다. 500km정도는 되어야 hvdc가 우위를 가집니다. 또, 변전소가 엄청 비쌉니다. 3~8배까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론적으로는 dc가 ac가 전자파가 적긴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적은지, 또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는 검증된적 없습니다. 이는 hvdc는 주로 해저, 지중화 송전선로에 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hvdc를 송전탑으로 건설한 사례는 국내에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기술이라면, 현재의 765kV를 대체하기 위해 건설한다면 좋은 일이지만 한전은 765kV는 그대로 놔두고 500kV만 추가로 건설할 예정입니다.
- 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문제의 화력발전소들은 2024년부터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며, 신한울원전은 진작 취소됐습니다 (...) 따라서 현재 건설중인 화력발전소들이 완공되도 한전의 주장과 달리 송전선로 용량이 당분간 타이트한 정도이지 크게 부족해서 증설이 당장 급한 수준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밀양의 사례를 참고해서 (...) 한전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척만 하고는 실제로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구슬리고 각개격파하려고 하는 중이라 현지 주민들이 꽤나 예민한 상태입니다. 밀양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로는 한전이 동북아 슈퍼그리드라는 사업에 꽂혀있고 여기에 기술확보를 하기 위해 시범사업이 필요했고 그래서 건설을 서두르는걸로 보입니다. 현재 hvdc에 선두주자는 중국인데, 동남아에서 hvdc를 도입해야 한다면 중국을 싫어하는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기술적 열세여도 덜 껄끄러운 우리나라껄 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모양.
실제로 한전이 2010년대 초중반 hvdc를 처음 추진할때는 지중화를 강점으로 내새우면서 전력 고속도로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고속도로 밑이나 옆에 송전선로를 건설하면 토지보상비가 저렴하므로 송전탑보다 결과적으로 싸게 먹힌다는 논리였죠. 하지만 지금 건설하는건 고속도로와 아무 상관없는 그냥 송전탑입니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불안정하므로 화력발전이 더 필요하다는 핑계도 대던데 테슬라가 하와이, 호주에 메가팩 설치한거 못보셨는지... 이상한 양수발전소가 효율이 좋겠습니까, ess에 저장하는게 낫겠습니까. 심지어 양수발전소 물 썩어간다고 난리던데.
hvdc가 엄청 유용한 사업인지 아닌지 확답 할 수 없지만 한전의 뭐라도 해보려는 시도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 탈원전 정책에 맞춰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올라갔죠. 원자력대비 비싼 전기임에도 공기업이라 전기요금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죠. 고스란히 적자가 되고 계속 쌓여왔으니까요. (최근 코로나 때문에 유가가 폭락해서 반사이익을 좀 본거 같긴 합니다) 사야하는 신재생에너지 전기는 늘어가고 있으니 새로운 수익 모델을 원하는 거겠죠.
아 그리고 당장 5월에 ess화재가 있었는데 ess를 당장 늘리는 건 조금 이른거 같습니다
한전에서는 동북아슈퍼그리드에 HVDC를 팔아먹기 위해 샘플이 필요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그렇게 솔직했음 모르겠는데, 명분을 숨기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전은 동해안의 화력, 원전들을 신태백에서 모아서 765kV AC와 500kV HVDC로 송전하는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관계자한테 들어보면 저것 말고도 강원도에 송전탑을 더 건설할 계획이 있는걸로 보입니다.
전국에 765kV 송전탑이 대충 1040개정도 있는데, 그중 334개가 강원도에 있습니다.
송전탑은 뭐하게 꽂아대면서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는 청정환경이니까 안된다고 하는 아이러니.
여름 태풍이 강력한 한국에서 나무 밀고 태양광깔고 다 부서지는것 보면...
이러니 저러니해도 원전이 짱인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