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욕먹을만한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삼성폰 감가상각에 대해
- 세로쓰기
- 조회 수 2653
- 2021.04.11. 19:12
여기 계신분들 대부분 기기덕후질 하루이틀 해본게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 슬슬 "삼성폰=출시후 몇달뒤 가격 중고/신품 모두 개떡락"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실 때도 되지 않았나요?
그리고 역시 다들 아시겠지만 스마트폰은 대체로 감가상각이 심한 전자기기 중에서도 특히 감가상각이 엄청 심한 물건입니다.
1년 차이로 최신폰과 최신폰 아닌 제품들이 심하면 1/4까지 가는 것은 까놓고 얘기해서 스마트폰밖에 없습니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삼성폰은 출시후 몇달 있으면 가격이 떨어지니까 몇달 뒤에 중고나 신품할인으로 사야지" 하겠지만 기기덕후는 근본적으로 합리적인 소비자가 못 되죠.
새로 나온 물건 나오자마자 사서 쓰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본인이 그 "새로 나온 핸드폰 나오자마자 사서 쓰는" 취미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할지는 사람마다 다르시겠습니다만 스마트폰을 나오자마자 정가 100%를 다 주고 구입하셨다는 건 "나는 몇달동안 일어날 감가상각보다도 새 기기를 남들보다 먼저 써 보는 경험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한다" 라는 선언을 하는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저런 감가상각이 날 것을 다 알면서도 "나는 그래도 이 경험이 더 소중하다" 고 하는게 좀 더 기기덕후의 근본정신에 더 가까운 말이겠죠.
당연히 기기덕후라고 전부 재벌은 아닐 거고 아무리 기기가 좋아서 신품이나 신동급 중고를 샀다 한들 본인이 "얼마동안 쓰고 얼마뒤에 중고로 얼마정도 받고 팔아서 손실을 보전하고 팔아야겠다" 하는 계획이 어그러졌을 때 화가 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 만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이 글 쓰시는 논조를 보면 마치 "삼성이 제품 가격을 떨어뜨린 이유는 나한테 손해를 입히기 위해서밖에 없고 나는 그래서 삼성이 너무너무 밉다 삼성은 망해야한다" 같은 수준으로 말씀하시는데
이런 분들은 새로 나온 기기를 남들보다 먼저 써 보는 경험에 대한 가치를 너무 낮게 매기시는게 아닐까요?
매년 봐 오셔서 알겠지만 삼성폰은 출시 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아이폰은 출시 후 1년정도 후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중고/신품할인 구매시 감가상각에 의한 혜택도 가장 크게 보고 비교적 최신 핸드폰을 남들보다 빨리 즐길 수 있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삼성폰이 더 유리하다고 봐야겠죠.
당연히 제가 남들의 소비에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는 없습니다만....
정말 본인이 제조사가 제품 가격을 깎아서 내가 가진 기기의 중고값이 떨어진 것이 좀 마음이 아픈 정도가 아니라 제조사를 죽이고싶을 정도로 마음이 쓰라리시다면 이런 분들은 애초에 신품이나 출시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시지 않는게 좋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진짜 "최신 물건을 남들보다 먼저 쓰는 즐거움"보다 "남들보다 비싼 물건을 쓰는데서 오는 즐거움" 이 크시다면... 전자기기 덕질이 아니라 다른 취미를 알아보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시계든 뭐든 전자기기보다 훨씬 더 가치를 오래 유지하는 물건들 많습니다.
삼성 욕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 핸드폰 중고가 깎아먹었는데 욕할 수 있죠.
다만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기기덕후질"의 가치가 마치 "남들보다 비싼 폰 쓰는 것" 이 전부인 것처럼 깎아내려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음.. 저도 삼성에 호의적이긴 하지만 3개월은 너무 심하지 않나 싶어요.
6~9개월정도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