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삼성은 M1급 고성능 ARM을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 1N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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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30. 13:50
삼성이 M1급 엑시노스 만들어서... 거기 들어가는 모든 연구개발 비용과 인력과 시간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는 게 뭘까요?
애플이 M1을 개발한 건 몇 가지 중요한 요인 때문입니다.
1. 애플은 인텔의 발열과 성능에 굉장한 불만이 있었고, M1을 통해 본인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성능을 얻어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본인들 macOS는 본인들 기기만 탑재하니, 맥 라인업을 전부 ARM으로 이주한다고 하면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은 좋든 싫든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애플은 이미 한번 PPC에서 x86으로 이주한 경력이 있습니다.
2. 아이맥 24인치부터 맥북프로와 에어, 맥 미니, 아이패드 프로까지 전부 한 칩셋으로 통일할 수 있는, 미친 수준으로 간략한 제품 라인업이 있습니다. 예전에 애플이 맥북 한대당 인텔 CPU를 약 2-300달러 이상씩 주고 사온걸로 압니다. 이 비용을 세이브하고 M1은 엄청난 대량주문으로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습니다.
3. 애플은 태블릿 시장, 특히 고급형 태블릿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이고 그래픽이나 영상 계열의 프로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편이므로 아이패드의 프로 라인업에 이 정도의 고급 AP를 넣을 이유가 있습니다.
4. 이제 맥 상위 라인업들까지 전부 M 시리즈로 교체하고 나면, 자사 기기의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 애플워치와 에어팟부터 맥 프로까지 - 모든 것을 자사 통제 하에 두게 되는 애플의 큰그림이 완성됩니다. 애플은 항상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본인들이 직접 설계하고 싶어했죠.
반면 삼성에게는 고성능 ARM에 대한 어떤 동기가 있을까요?
1. 이걸 개발해서 갤럭시탭뿐 아니라 갤럭시북 라인업에도 써먹는다..? WoA 꼬라지 보면 왜 안하는지 답이 나오죠.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macOS에서만큼 적극적으로 안 따라오구요.
2. 자사 모든 PC 라인업을 ARM으로? 애초에 삼성은 PC시장에서 그렇게 성공적인 회사도 아닐뿐더러 1번보다 더 미친 짓입니다.
3. 고급형 태블릿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경쟁자로 등극... 그나마 여기가 조금 강점이 있겠네요.
4. 자사 모든 소프트웨어랑 하드웨어를 통제 하에? 삼성은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고 어차피 그걸 다 묶을만한 자사 소프트웨어도 없습니다.
5. 고성능 엑시노스의 개발은 오히려 삼성파운드리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칩 수주 맡겨야 하는데 걔네가 경쟁사면...?
결국 삼성이 M1급 칩셋 개발해서 쓸수있는건 당장은 갤럭시탭 고급형과 갤럭시북 ARM 버전 정도입니다. 근데 그 정도는 현행 엑시노스, 그걸로 안되면 고급형 스냅드래곤 사와서 쓰면 충분히 커버 칩니다.
자사 고성능 ARM칩이 필요한 크리티컬한 서너가지씩의 이유와 환경을 갖고 있는 애플에 비해
삼성이 가진 자본과 모든 설계인력을 총동원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정도의 일인데 삼성에게는 그 모든 투자를 감수할 이유조차 뚜렷하게 없다는 것이죠.
5. 고성능 엑시노스의 개발은 오히려 삼성파운드리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칩 수주 맡겨야 하는데 걔네가 경쟁사면...? 설계도를 통째로 넘기는 건데 기밀 유출이나 각종 보안 등 걱정을 안할수가 없지 않을까요?
이건 어떤 의미로 이야기하신건지 모르겠네요. 공정 한계가 있는게 아닌 이상 파운드리와 관련된 이야기, 특히 유출이야기가 나올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이미 ARM Processor를 만들어오던 근 십여년간 이런 리스크를 주장하던 몇몇 기업들이 있었고, 그래서 사업부 분리까지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설계도 라는건 애초에 볼 수가 없습니다. 특정 bump ball에서 어떤 과정으로 block chip들이 작동하느냐에 대해서 알려면 설계에서부터 SF가 참여하지 않는 이상 확인할 방법은 없어요.
정부에서도 그렇고 삼성도 시스템 반도체 도전하려고 하는거 보면 M1 급은 아니더라도 애플의 A시리즈 급은 나와줘야 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