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One UI, 이게 최선일까요...
- Daylight
- 조회 수 3077
- 2022.07.24. 18:31
S22+ 사용하고 있는데, 진짜 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 마감 같은 하드웨어쪽 기본기는 흠잡을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갠적으로 외관만큼은 S22/S22+에서 갤럭시 디자인의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럽네요.
근데 소프트웨어 쪽으로 들어가보면 답답합니다...
1. 반응성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사용자 경험
아이폰 사용해보신 분들이 많이들 이야기하시는 부분 중에, 아이폰 특유의 부드러움이나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애니메이션 등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그 느낌이 있죠. 마치 내 손가락과 화면 반응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근데 갤럭시는 아직도 과거 안드 특유의 사용자 경험에 머물러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풀스크린 제스쳐 쓸 때 홈으로 한번만 돌아가봐도 명확히 체감이 되죠. 아이폰은 내 손 끝에 화면이 매달려 있는 느낌이라면, 갤럭시는 걍 '사용자가 위로 쓸어올리니, 홈으로 전환시켜준다' 이런 느낌입니다. 사용자의 입력과 애니메이션 간의 유기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문제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의 문제가 타사들은 이미 해결한 지 오래라는 것이죠. 과거부터 무겁다고 정평이 나있었던 MIUI만 해도 버전 12.5부터 최적화와 애니메이션에 집중해서 지금은 거의 IOS 급의 반응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AOSP도 괜찮고요. 근데 아직까지도 One UI는.. 참 아쉽습니다.
2. 의문의 발열
S22+ AP인 스냅 Gen 1이 애초부터 불타오르는 AP라는 건 잘 알고 있긴 하지만... 발열이 좀 이상하게 올라옵니다. 무거운 작업 할 때 발열 날 수 있다는 건 이해하는데, 요리할 때 레시피 보려고 레시피 띄워두고 화면만 켜놨는데도 폰이 뜨끈뜨끈해집니다...? 웹서핑할때도 물론 뜨끈뜨끈하고요.
원래 쌩폰으로 쓰는 편이기도 하고, 이번에 S22+ 디자인도 워낙 잘나와서 쌩폰으로 쓰고 있는데, 발열 때문에라도 케이스를 껴야할지 고민이 되기까지 하네요... ㅜ
3. 버벅임 + 최적화의 아쉬움
22년 플래그십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의, 순간적인 버벅거림이 꽤나 있습니다. 과거 안드폰에서나 있던 버벅임이 여전히 존재하네요... 뭐, 카메라앱의 버벅거림 관련해서는 더 말씀드릴 필요도 없을 것 같고요.
그리고, 앱들 실행이나 웹브라우징 등 폰 사용 전반에 있어서 모든 작업들이 그닥 쾌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플래그십 기종인데도 말이죠. 뭐든 누르면 바로바로 떠 주는 게 모름지기 플래그십의 덕목일 텐데, S22는 그런 맛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건 AP나 안드 OS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동일한 삼파 공정의 스냅 888 탑재한 샤오미 플래그십도 하나 보유하고 있어서 동일 환경에서 비교해 보았는데, 샤오미 쪽이 앱 실행도 빠르고 웹 브라우징도 쾌적하면서 잔버벅임도 적더라고요. 걍 삼성의 One UI가 너무 무거운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One UI는 한번 갈아엎을 때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버전업 될때마다 새 기능만 쌓아 올렸을 뿐 최적화에 대한 고려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네요.
어떤 댓글을 보니 S10에서 S22로 넘어왔는데도 버벅임은 여전하다고 언급해주신 분도 계시던데, 이게 갤럭시 소프트웨어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점점 무거워지는 소프트웨어를 최적화 없이 개선된 AP의 성능으로만 커버치고, 결국 사용자가 느끼는 쾌적함에 있어서는 발전이 없는...
One UI가 얼마나 무거운지는 개발진분들의 답변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죠.
(출처 : 미코 '카메라 렉 로그 첨부하여 받은 레전드 답변입니다.' 게시물)
카메라앱이 버벅인다고 시스템 기본앱을 삭제하라는 답변...
물론 저런 백그라운드 상주앱들로 인해 램이 부족해지면 카메라앱도 버벅일 수 있죠. 근데 경쟁사들은 유저가 그런 부분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미 알아서 최적화 잘 해놓고 있습니다.
저 사진 속 샤오미 12S도 S22/S22+랑 동일하게 램 8G 모델이 존재합니다. 버벅임은 램 문제가 아니라 최적화에 달린 것이란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글이 좀 길어졌는데요, 마지막으로 갤럭시 소프트웨어에 제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기능들은 이제 좀 적당히 추가하고, 뺄건 빼서 가볍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One UI에 기능들 많은 건 인정하는데요, 모든 기능들이 다들 유용하고 많이 쓰이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https://meeco.kr/mini/35635053
위 글 속 기능과 같이, 요즘 갤럭시에 새로 생기는 기능들 중에서는 이런 걸 굳이 시스템에 기본적으로 내장시켜야 했을까 싶은 것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DeX 같이, 삼성 측에선 갤럭시의 핵심 기능으로 밀고자 하지만 사용하는 유저들은 그닥 많지 않은 기능들도 있고요. (기본 내장된 DeX보다도 따로 깔아써야 하는 굿락이 인기 더 많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러니, 후속 One UI에서는 시스템에 기본 내장된 기능들 중에 핵심적인 것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애거나 굿락과 같이 필요할 경우 따로 깔아 쓰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분리시켜서, 시스템 코어만큼은 좀 가볍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One UI의 최적화가 구린 근본적인 원인이 '많은 기능'에 있는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요...)
글 전반에서 어쩌다보니 MIUI를 되게 올려치게(?) 된 것 같은데, 이런 말씀 드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진짜 소프트웨어 최적화 쪽은 삼성이 샤오미에게도 밀리는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샤오미가 저가 기종들 위주로 들어오다보니 MIUI를 중급기 정도에서만 써보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MIUI도 플래그십 기종에서 써보면 정말 괜찮습니다. 최소한 S22보단 훨 쾌적해요 ㅜ
애플의 넘사벽 생태계와 최근 IOS에 추가되는 다양한 신기능들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지, 삼성도 최근엔 생태계에만 신경쓰고 기능들만 부지런히 추가하고 있는데, 삼성은 이럴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기본기와 내실을 다지고, 쾌적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중국폰에 관심이 많아 여러가지 써봤지만, 중국폰의 사용경험 대부분은 기기의 수명을 깎아서 만들어내는 환상이라고 생각해요. 888부터 쓰로틀링 구간 널널하게 만들어놓은 중국제 핸드폰들 메인보드 사망, 와이파이 모듈 고장이 잦은것만 봐도 삼성이 왜 GOS라는 선택을 했는지 약간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물론 사용자가 삼파제 칩셋의 발열을 이해해줘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도 동의하지만, 이미 발열 문제가 있는 칩셋을 탑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릴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음에도 동의해요. 888과 8 Gen 1, 엑시 2100 탑재 기기는 기기 수명과 성능 둘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고, 삼성은 수명, 중국제는 성능을 택했다고 봅니다.
버벅임등 전반적인 구동력만 보면 갤럭시에겐 평생 숙제입니다... 쩝.. 터치위즈 시절, 전부 갈아엎겠다던 프로젝트 제로 시절, 그리고 지금의 원유아이가 ui/ux만 개선되었지 단 한번도 버벅임에서 해방된적이 없죠 ㅠ
기능의 갤럭시라서 어쩔수없다라는 합리화시키기도 힘든게 아시다시피 miui, color os 같은 애들도 기능은 충분히 넘치니까요,, ㄷㄷ
왠만한 모든 제조자 플래그쉽 오래 오래 사용해본 일인으로써 항상 확신하는게 최적화등 부드러움 자체만 보자면 반박불가로 Pixel Launcher > Oxygen/Color OS > MIUI > AOSP > One UI 입니다.
뭐, 이제까진 안타깝지만 그랬다쳐도 한가지 희망은 안드로이드 13에서 아주 상당한 성능 개선이 있는데요 (픽셀 안드 13베타로 성능 향상 체감 제대로 느낌 ㄷㄷ) 이제라도 안드 13기반인 원유아이5에서 확실하게 최적화 중심으로 개선이되었으면 하네요..
미코에서 한번 One UI 시스템 앱이 다른 회사 대비 모듈로 많이 쪼개져 있다는 말을 본 것 같은데 그게 펌웨어 개발 속도에는 좋을지 몰라도 최적화에는 악영향을 미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