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삼성 이미지 떡락한건 자초한 면도 없지 않아 있죠.
- 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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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30. 00:19
당장 저부터가 노트8 탭S4 갤워액 버즈 다 쓰다가 노태문씨 부임하고 "애드테크"니 뭐니 말도 안되는 짓들이 우후죽순으로 일어난 2020년 이후로 삼성 기기 전부 처분해버렸는데요 뭘ㅠ
고동진 사장님 시절에 나온 제품들을 보면, 솔직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품들의 퀄리티 자체는 애플이랑 그나마 비빌만한 지금이랑 달리 비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버즈 통품은 싸구려 마이크 같았고, 탭은 카카오톡 안되는건 물론이고 제대로 된 서드파티 필기앱조차 없었고 CMC 기능도 2020년이 다 되어서야 초보적인 수준으로만 제공됐죠. 워치는 앱이 없는건 물론 말도 안되게 버벅거렸고..
하지만 그 시절에는 적어도 "갤럭시를 쓴다는 것"이 주는 가치는 명확했습니다. 애플이 용량장사질 한다고 욕먹을 때 삼성은 S6에서 없애고 원성을 들었던 외장메모리 슬롯을 다시 부활시켰고, 애플이 190만원 짜리 폰에 5와트 충전기 하나 달랑 넣어줄 때 고속충전기에 기본케이스에 아주 풍성하게 챙겨줬죠. 적어도 "우리는 애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방향으로 간다."는 메시지가 명확했고, 그런 부분들이 갤럭시 팬들이 계속 갤럭시를 사게 만드는 매력을 주고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노태문 씨가 부임하고 나온 첫 제품부터 애플이 먼저 해서 욕먹고 있었던 인덕션을 따라하질 않나, "애플이 진작에 했다가 욕 오지게 먹은" 그 999달러 가격표를 베이스 모델에서부터 달고 나오고, 좀있으니까 자신만만하게 조롱했던 충전기 안주는 것도 슬그머니 따라하기 시작하고, 플래그십이라는 제품에 플라스틱 뒷판 달고 구형 패널 우려 먹은 노트20 같은 괴작이 나오질 않나,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기본앱에 중국산 3류게임 광고까지 띄워버리더라구요?
이 때까지만해도 "소비자들은 그런거 신경 안쓴다" 하고 쉴드치던 극성 팬들도 종종 보여서 눈쌀 찌푸리곤 했는데, 애플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 때문에 탄탄한 팬덤이 만들어진걸 보면 참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었죠. 이후 정신 좀 차리는가 싶었는데 GOS로 한방 크게 터지고 결국 "갤럭시=원가절감" 이라고 (그게 옳든 아니든) 대중들에게 인식되버린 지경까지 와버렸네요.
이런 글 쓸 때마다 또다른 스핀의 시작이 될 수 있어서 항상 조심스럽긴 하지만, 조금 전에 미게에 올라온 글들과 댓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커뮤에서 억울하게 내려치기 당한다" 같은 반응들이 꽤나 보여서요..
물론 억까 당하는 면이 있는건 인정하고 그런 면에서 삼성 입장에서 억울할 수가 있죠. 하지만 지금의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위상이 단기간에 생긴게 아니듯이, 지금 갤럭시의 위상이 떨어진 것도 단기간에 생긴게 아니라고 봅니다. 노태문 사장 부임 이후 행적들을 보면 폴더블 시장에서 보여준 눈부신 발전은 분명 칭찬 받아야 마땅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갉아먹는 짓들을 너무 많이 했어요. 기본앱 광고 띄운 것도 당장의 수익에 본인들의 이미지를 팔아먹은거였고, 이런건 단순히 "아 미안미안 이제 안띄울게~" 한다고 금새 회복되는게 아니죠.
큰일이네요 갤럭시도 이제 저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