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놈에게 연애는 사치였나 봅니다.
- 익명의 미붕이36378321
- 조회 수 804
- 2023.01.10. 23:14
이런 글 가급적이면 잘 안 쓰려고 하는데, 그냥 아무 것도 안 하고 참기에는 견딜 수가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써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씀 드리지만 제가 등신 쪼다라서 이 사달이 난 거니까 그냥 넋두리 아니면 똥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자친구하고는 재작년 11월에 기간제 근로하다가 우연히 저희 과에서 주무관 한 분이 본인 친구 소개 시켜줄 테니 친구처럼 지내보라고 해서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보다 네 살 많은 서른 하나의 누나였습니다.
연애 경험이라고는 전무 했던 터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여자들이 싫어할 만한 요소들이 다 있었던 터라... 그거 때문에 만난 지 며칠 만에 헤어질 뻔했고 여기에 글 써서 조언을 구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 이후로 다시 만나면서도 좋은 일도 있었고 반대로 크고 작은 싸움이 있었지만 서로 조율하면서 나름대로 잘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외박에 대한 문제는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을 기미가 보였습니다. 나머지는 어찌저찌 싸울 때마다 언급되는 빈도 수가 줄어들었다지만, 이것만큼은 정말 이야기 나올 때마다 스트레스였습니다.
이것도 생각해 보면 남들 다 하는 외박을 성인 남성인데 외박 하나에 부모님한테 절절 매는 제가 등신처럼 보였을 거고 애초에 이런 거 하나 제대로 커버 못한 제 잘못이겠죠.
그래도 저는 일을 핑계로 외박의 빈도 수를 늘리는 등 여자친구 성에는 턱없이 부족해도 나름대로 노력했고, 여자친구는 제 집안 환경과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이해해 주는 등 완벽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길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정이 들고 요즘에는 서로 결혼 생각까지 하게 되자 이런 걸로는 나중에 택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거 뻔히 알지만 저는 애매하게 여자친구와 부모님 둘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못 하면서 눈치보기 급급했고 거기에 여자친구가 실망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일주일 전에도 이랬다가 오늘 겨우 기분 좋게 푸나 싶었는데, 등신 같이 오늘 하루 같이 있자는 말에 또 망설여서 일을 그르치고 말았네요... 에효...
그런 와중에 제 분에 못 이겨서 가방 집어던지고 사람들 앞에서 무릎 꿇고 제 밑바닥까지 다 보여주고 와 버렸습니다. 저를 경멸하며 처다보던 눈빛이 아직도 선합니다. 이성을 되찾고 나니까 정말 벌거벗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벼랑 끝까지 왔다는 생각 뿐입니다. 이런 놈을 꼴에 남자친구라고 여태 만나 준 여자친구가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저 같은 거 말고 능력 좋고 연애 잘 하는 남자 만났으면 이런 고생은 하지도 않았겠죠.
저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요. 왜 모태솔로에 눈치 없고 겁만 잔뜩 집어 먹은 쫄보새끼로 태어났을까요.
비록 생애 첫 연애지만, 여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 같이 살아도 후회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놓고 싶지 않은데 이제는 다 글렀다는 생각 뿐이네요.
분이 풀릴 때까지 욕지거리를 하든 속이 타들어가라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든 다 좋으니까 헤어지자는 말만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두서 없이 휘갈긴 똥글에 티끌만큼이라도 관심 주셨다면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같이 욕을 하셔도 좋습니다. 어차피 제가 등신이라서 이 사달 난 건데요 뭐...
음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본문에 의하면 작년 기준 선생님은 27살, 여성분은 31살이었으니
올해는 28살, 32살이실텐데... 여자 32살이면 이제 결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이입니다.
슬슬 일반적으로 급해지는 나이대인데... 동거는 커녕 외박도 잘안되는 상황이라면...
선생님과의 동거 그 이상...결혼을 생각하기엔 조금 어렵다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판단은 글쓴분께서 하시는 거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둘 중에 하나는 결정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성분을 놔주시던지, 여성분에게 확실한 믿음을 보여주시던지...
진짜 좋아하는 사이라면 확실히 밀고 나가는게 맞다고 보여집니다만 무릎까지 꿇어가면서 만남을 이어가는게 맞나 싶네요
거기에 당사자들만 있는 한정된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무릎을 꿇었는데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이건 선 넘은거 같네요
뭐든 처음 어렵지 한번하고 나면 계속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만남을 이어가면서 비슷한 상황 발생시 매번 저런다면 결혼후에는 더한 상황 겪지 말라는 법 없습니다
또한 결혼은 당사자간의 마음만큼이나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되는만큼 더 어렵다는 점도 아셨으면 합니다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지금과 같이 부모님과 여자친구 둘 다 이해를 바라는 상황은 결국 둘 다 놓칠 뿐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결국 여자친구 놓치면 작성자 분께서 부모님을 상대로 원망 안 하실까요. 아마 엄청 크게 발현 될 겁니다. 차라리 헤어지지 않은 지금 명확하게 얘기하세요. 여자친구를 진짜 놓치기 싫으시면 더 이상 미룰 시간은 없어 보이네요. 참고로 지금 여자친구 헤어지고 다른 여자친구 만난다고 지금 부모님 성향을 이해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지금 문제는 외박이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부모님 말에 끔뻑 죽는 작성자 분의 모습이니까요. 그런 남편 좋아할 여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
음..... 제가 직접 보고들은게 아니고 작성자분께서 서술하신 것으로만 추정하자면 부모님과 여친 사이에서 부모쪽에 기울어지는것 같으니 여자친구분이 속이 많이 상하신게 아닐까 싶네요. 게다가 여친분은 이제 슬슬 결혼적령기를 벗어나는 나이대인데 남자친구가 부모님께 휘둘리는 듯한 인상을 받으니 더욱 그러셨을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 더 사태가 수습이 안되기 전에 여자친구분 붙잡으시고 윗분들 조언대로 부모님과 연애와 결혼 관련해선 터치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분에게 더 집중한다는 인상을 주셔야 하구요.
이건 본인 탓이라 보기엔 조금 이상하고 부모님께서 꽉 막힌 부분이 없잖아 있어 보입니다.
이 기회를 놓친다음에 나중에 다른 여성을 만나더라도 부모 때문에 외박도 잘 못하는 남자라면 여성분들이 기피하실게 뻔해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