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와 시장이 경쟁을 한다는 것도 일단 마트가 있어야 성립이 됩니다
- [성공]함께크는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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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9. 03:47
저도
전통 시장이 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라는
주장 자체에는 동의합니다.
문제는
지금 떡밥으로 핫한
예산 시장이 있는 충청남도 예산군이라는 동네 자체가
젊은 층이 마트를 버리고 시장을 가고 안 가고를 논할 수준의 동네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저 주장을 위한 기본 전제 자체가 성립 불가능한 동네에요.
https://www.yesan.go.kr/prog/stat/age/list.do?siteCode=stat&mno=sub02_02_02
위 자료는 예산군에서 밝히고 있는 통계인데요
법적으로 청년이라 분류되는 34세까지 인구 싹 합해도
60~74세 인구 합하면 금방 따라잡히다 못해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그 정도로 지역 자체가 나이 든 사람들 위주로 되어 있고 젊은 사람이 없어요
2023년 1월 기준 인구는 7만명 선이고요.
백종원이 유튜브에 올린 님아 그 시장을 가오-라는 컨텐츠도 그렇고
이번 예산 시장 컨텐츠도 그렇고
젊은 사람들이 마트 대신에 시장을 찾게 하는게 목적이 아닙니다
지방에 사람이 떠나기만 하고 발길이 들어오지 않는 걸
어떻게 해 보고자 하는게 메인인 컨텐츠입니다
여기에 이런 맛집이 있으니까 여기 먹을 겸해서 여기 한 번 여행 와 봐라
예산 시장에 내 이름 걸고 늬들 올 만한 거 한 번 만들어 볼테니까 외지 사람이 늬들이 방문 함 해봐라
이런 겁니다
https://www.chosun.com/economy/market_trend/2023/01/10/AAFXZA5M6BCYJP6Y5BCUZN6M6A/
“쓸쓸하고 적막하던 시장에 다시 활기를 넣고 사라져 가는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해 장장 3년에 걸친 본격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 제 꿈이 어디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함께 응원해달라”
백종원이 한 말입니다.
쓸쓸하고 적막하던 시장에 다시 활기를 넣으려면 사람이 와야 하는데
예산군은 인구 수나 인구 비율로 봤을 때 자체적으로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동네가 아니에요.
기존에 시장을 이용하던 인구는 나이가 들었고, 젊은 층은 외부로 유출되는 비율이 더 높을테니까요.
혹여나 싶어서, 우리가 마트하면 보통 떠올리는
홈플러스와 이마트 매장을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았습니다.
모두 예산군에 매장이 없는 걸로 나오더라고요.
즉, 본문에서 얘기하는 예산군의 경우에는,
마트도 없고, 젊은 사람도 별로 없고, 인구 수도 적고,
전통 시장이 마트와 경쟁할 생각을 해야지-라는 요건 자체가
아예 성립이 안 되는 동네라는 얘기입니다.
그냥 도시 자체가 죽었어요.
저거 살리는 거요? 일자리 좋은 거 들여오는 거죠.
그거 누가 몰라서 안 하는 거 아니잖아요?
알지만 실현 못 해서 그러는 거지.
그런 곳에서 시장에 사람 유입시키려면
결국 사람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예산 시장에서는 그 주제로 선택된게 요식업입니다.
백종원이 가장 잘 하고, 가장 브랜드 파워 내기 좋고,
일반적으로 접근하기에 무난한 토픽인 요식이요.
그렇게 해서 사람이 오면 기본적으로 수혜를 보는 건 요식업 위주입니다.
반대로보면, 소소하게 생필품 팔거나 옷 파는 곳 등의 나머지는
몰려드는 외지인으로 인해 기존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역으로 콩고물도 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외지인이 거기까지 와서 뭘 할까요?
전자제품 사갈까요?
당장 집 근처에 있는 오프라인 마켓보다 온라인이 싼 거 다 아는데?
뭐 잡다한 생활잡화 사갈까요?
님들이나 저나 다이소가지 그거 사러 거기까지 가요?
아니면 두부 반찬 이런 거 사서 자기가 사는 곳까지 들고 갈까요? 굳이요? 왜죠?
예산군이 두부 반찬 이런 걸로 전국에서 막 모이는 동네였던가요?
그럼 배송 서비스라도 해라.
자잘한 생필품 배송 받을 거면 자기 집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배달을 하지 뭔 여기까지 와서 한답니까.
애초에 전통시장이 마트대비 경쟁력이 있다 없다 논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래도 인구수 좀 있고 일자리 그래도 있고
이름 대면 전국적으로 알 만한 브랜드 대형마트가 있는
최소 시 단위 동네에서나 나올까말까 한 얘기이지,
예산군처럼 인구 7만명에 마트는 없는 동네에서 얘기할 토픽은 아닙니다.
그런 맥락까지 고려하면
저 상인들의 불만을 무조건 틀리다고 단정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시장이 마트 대비 경쟁력이 없고 스스로 어떻게 하지 않으면 밀려날 것이고,
젊은 사람이 시장을 찾을 이유를 만드는 것은 전통 시장의 생존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 만한 대형 마트조차 없고, 젊은 층 비율이 너무 적어서 노인 인구에 따라 잡혀서
경쟁력을 갖춰서 마트 인구를 시장으로 끌어들인다-라는
플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람이 없는 지방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산군 같은 동네가 전통 시장을 개선해서 젊은 층을 끌어오니 마니 하는 건
일단 사람 자체가 좀 있어서 시 단위로 그래도 올라가고 마트가 들어오고 해야 하는 건데
외부에서 정착민이 들어오려면 인프라-일자리 둘 다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알잖아요?
지방 소멸의 원인 중 하나가 양질의 일자리인데
그 양질의 일자리들이 서울에서 내려올 생각 별로 안 하거나
대도시 주변에 싹 몰려 있는 거 말이죠
인프라는 말할 것도 없고요
최소한 시 이상의 관점에서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게 맞는데,
그 얘기를 위한 대전제조차 성립할 수 없는 동네에까지
아무튼 시장 잘못임 시장 상인들이 노력 안함 저런 걸 적용하는 건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산군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지방소멸이라는 주제와 깊이 연관된 만큼
대도시에서 흔히 적용되는 시장의 경쟁력 문제를 여기에 적용하는 건 맥락상 맞지 않다고 봅니다.
저건 지방소멸 해결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봐요.
그래서 백종원 파워로 저 시장이 얼마나 오래갈지도 솔직히 모르겠네요.
예산군도 더본 코리아에서 돈 들여서 해 준다고 하니까 행정적으로 협력하는 느낌이 강하고요.
수도권 외 지방에 있는 다른 광역권조차 수도권과의 접근성에 의존하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 저런 중소도시 하나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죠.
비단 저 지역 뿐만 아니라 군 단위의 중소도시는 다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