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약에 대해서 다들 자극적으로 컨텐츠를 짜고 보이네 안보이네 하는게 좀 별로네요;;
- Minny
- 조회 수 447
- 2023.05.17. 09:41
제가 적녹색약자, 녹색각 이상인 사람입니다.
넷플릭스에 한 작품이 색약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 이후로, 색약에 대해서 많은 유튜브 컨텐츠들과 이야깃거리, 그리고 오해가 계속 되는것 같아서... 몇가지만 좀 바로 잡고 싶은데, 귀찮아서 그냥 여기에다가 쓰고 말렵니다. ㅎㅎ
뭐 자신은 색약이라서 적색과 녹색이 잘 안보인다. 구분이 안된다. 뭐 색약 안경을 꼈더니 엄청 잘 보이네 이런거,,,,, 모두! 과장된 표현 혹은 그 사람은 본인이 색약이라고 착각하는 색맹(혹은 정도가 너무 심한 색약자)입니다.
특히 요즘들어서 뭐 평소에 녹색이 안보여서 시커멓다, 나뭇잎은 파리 날개처럼 보여서 평소에 싫었는데 색각보정안경을 꼈더니 너무 생동감이 넘치더라... 이런건 걍 다 색약자가 아니면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쓰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걸러 보시면 됩니다.
색각보정안경이 보이게 하는게 아니라 구분을 시켜준다고 생각하는게 더 옳기 때문에 초록색 자체의 그 색상을 보는게 아닙니다..... 색약이라고 뭐 진짜 그 색을 구분 못하는게 아니예요. 누가봐도 이건 빨간색인건 빨간색으로 보이고, 누가봐도 초록색인건 초록색입니다.
제가 녹색각 이상이라고 했는데, 신호등 초록색 잘 봅니다. 나무 파릿파릿한거 초록빛깔 좋아합니다!
단지 어떤 차이냐면, 제가 최근에 이런 주제로 많은 질문을 받고 정상색각을 가진 사람과 같이 많은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 제 기준에서는 녹색의 채도를 전반적으로 덜 받아드리고, 약간 명암을 어둡게 받아드린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겠더라구요. 즉 녹색을 약간 갈색을 탄 녹색으로 보게 되고, 결과적으로 이제 적색중 진한색이랑 같이 있으면 민감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적녹색약이고, 그중에서 녹색각 이상, 그렇기 때문에 이시하라 색각 이상 검사표 (그 동그란 여러색 섞여 있는 것 안에 숫자 적혀 있는것)에서 에매하게 진한 녹색인 색상을 적색과 제대로 구문 못해서 숫자를 못 읽더라구요.
(근데 이걸 정상인이랑 얘기하면서 하도 구분을 억지로 해보려다 보니, 이시하라 색각 이상 검사표상에 숫자를 바로 보지는 못하지만, 이제 구분법(파훼법...)을 알게 되서 결국 숫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ㅎ)
여튼 색각 이상이라고 그 색을 못보는걸 색약자라고 보통 이해하는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굳이 설명하자면 색약은 평소에는 구분이 가능하지만, 명확히 나눠서 구분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색이 섞여 있는건 바로 구분되지만(누가봐도 서로 색이 다름), 조금이라도 거리가 떨어진 색을 서로 비교할때는 구분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를 그나마 상대적으로 어느 차이는 구분이 가능한 사람이 있고 많은 차이가 남에도 구분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긴 한데, 이건 이제 색약자들 중에서도 심하거나 상대적으로 덜 심한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뭐 궁금하신거 있으면 제가 가능한 선에서 제 경험으로 댓글 달아드릴 수 있을지도;;
네 제가 말하고 싶은게, 이게 편견이 되고 있어요. 제가 '나 색약이야~' 하면 주변 반응이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색약이 뭐야?' 정도 수준에 신기함? 정도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은 '색이 안보여서 어떡해... 불편하겠다' 라는 반응부터 먼저 나오고 상황에 따라서는 장애 수준으로 취급하는게 보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보다가 나뭇잎이 평소에 파리 날개 처럼 보였다고 하는 글 보고 저건 무슨 개소린가 싶어서 적어보고 싶었어요.
어쨌거나 생활에 불편은 하나도 없습니다. 운전시, 어떤 부분이 궁금하신지 모르겠지만, 글에서 적은대로 초록색을 구분 못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신호를 못보거나 하는 경우는 하나도 없습니다. 애초에 신호등은 색맹자도 볼 수 있게 지정된 위치에만 불빛이 나오도록 구분되어 있으니 문제 없죠. 만약 불편한 상황이 생길 것을 예상을 해보자면 쨍한 날씨에 도롯가의 가로수 아래에 진한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은 운전중에는 못 보고 지나칠 수 도 있을 것 같네요. 정도?
일생생활 범위로 넓혀서 불편했던걸 생각해보자면, 아무래도 저는 녹색각 이상이니 만약 쨍쨍한 날씨에 공원의 나무 그늘 아래에 잔디바닥에 있는 작은 물건을 찾는게 상당히 어렵다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네... 그러니까 거히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소풍가서 하던 보물찾기에서 저는 한개도 못찾아서 억울 했던 기억 말고는 없다는 소립니다.
맞습니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은 사실상 없네요.
물론 이것도 저 같은 색각이상이긴 한데 심하지 않은 수준이라서 그렇게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요. 심한 사람은 갈색과 초록색 구분을 대놓고 해보아도 영 힘든 분들이 있긴 하더라구요. 제 기준에서는 언뜻, 지나치면서 봐서는 모를 수 있긴 하지만 막상 대놓고 구분하려고 하면 쉽게 구분되는것에 비해서 차이는 있는것 같아요.. 그런분들이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 하기도 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나뭇잎이 파리 날개랑 같은 색이여서 우중충하고 징그럽게 보인다는 건 진짜 어떻게 나온 상상력인지... ㅋㅋ 싶습니다;;
이 세상에 모 아니면 도 식의 칼같은 구분은 없죠...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생명체가 갖고 있는 특징 혹은 증상은 스펙트럼에 가까운데
모두다 교과서나 학술지에 적인 극단적인 예시만을 갖고 말하는거 같습니다. 뭐 이해는 됩니다. 그게 잘 팔리니까...
근데 편견 아닌 편견을 심어놓을 수 있다는 게 좀 우려되긴 하네요
아무튼, 선생님의 경우는 생활에 큰 불편은 없으신건가요? 자동차 운전은 어떠신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