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지금의 S펜은 폴드에겐 오히려 독인 듯 합니다.
- Daylight
- 조회 수 1519
- 2024.06.10. 19:41
S펜의 존재가 독이라는 게 아니라, S펜 특유의 기술적인 방식이 독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S펜은 와콤 기술을 기반으로 합니다. 근데 이 와콤 기술은 크게 AES 방식과 EMR 방식으로 구분이 되죠. 그 중 S펜은 EMR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두 방식은 기술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냥 간단하게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EMR : 펜 자체 전력공급이 필요치 않음, 대신 디스플레이 패널에 디지타이저가 탑재되어야 해서 패널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무게도 그만큼 늘어남
- AES : 펜 자체에서 전력공급이 요구되므로 펜에 배터리나 건전지 탑재가 필수(= 펜의 덩치가 커짐), 대신 디스플레이 패널 두께를 얇게 가져갈 수 있음
결론적으로, EMR 기술은 기기의 패널이 좀 두껍고 무거워지는 대신에 펜을 작고 얇게 만들 수 있어, 갤럭시 노트 시리즈나 S 울트라 시리즈 등에서 기기 내부에 S펜을 내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폴드에서는 어짜피 S펜 내장도 못하고 있는 마당인데, 괜히 EMR 방식이 폴드 두께랑 무게 줄이는 것만 방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폴드와는 달리 AES 기술을 탑재한 중국제 폴더블들은 펜을 지원하면서도 폴드 5(13.4mm, 253g)보다 한참 얇고 가벼운 기기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AES 기술 특성상 디지타이저 탑재가 필요 없어서, 펜을 지원하면서도 무게와 두께는 그대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 Oneplus Open : AES 펜 지원, 두께 11.9mm, 무게 239g
- Huawei Mate X5 : AES 펜 지원, 두께 11.0mm, 무게 243g
그래서 결론적으로, 삼성이 두 가지 중 하나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 펜에 배터리가 필요 없다는 EMR 기술의 장점을 잘 써먹기 위해, 후속 폴드에서는 기기 내부에 S펜 내장을 실현해야 한다.
2. S펜 내장을 어짜피 못할 거라면, 폴드 두께랑 무게라도 줄일 수 있도록 EMR을 버리고 AES로 갈아타야 한다.
지금의 폴드는 EMR의 장점은 버리고, 단점만 취하고 있는 꼴이 아닌가 싶어요.
문제는 이 제품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두께라는 겁니다. 적어도 시장을 확장하고 마케팅 요소로 어필하는게 중요한 현시점에서는요.
또한 폴드 제품군은(사실 울트라도 그렇지만) 펜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제품이기도 하고요.
이런 점들을 현실적으로 종합하면 EMR보다는 AES가 나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죠.
심지어 AES는 EMR과는 달리 자성을 이용해서 펜을 본체에 부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어차피 현 폴드도 S펜 내장이 안 되지 않습니까?
1+1 구매 안 하시는 경우 역시 님의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예시 같고요.
덕분에 중국제 폴더블은 AES 덕분에 전면 화면에서도 펜을 지원하면서 이를 장점이라고 내세우고 있죠.
삼성은 기자들과 질문의 자리에서 "전면 화면에도 펜을 지원하려면 디지타이저 패널 때문에 무게와 두께가 늘어난다"라고 답하고 있고..
애플 펜슬 같이 이미 좋은 평가를 받는 AES 펜이 많기 때문에, 저 역시도 AES로 갈아타는 게 답이라고 봅니다.
적어도 슬림 모델만이라도 말이죠. 아마 크기는 폴드3~4 때 정도로 다시 좀 키운 다음 "S펜 울트라" 같은 이름으로..?
그리고 AES 펜에 "S펜 울트라"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은 게, AES의 특성상 슬림이 아닌 노말 폴드 모델이나 울트라, 그리고 갤럭시 탭에도 공용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또 삼성이 마음만 먹는다면 플립이나 노말 S시리즈도..?)
AES는 아니지만 이미 삼성은 "S펜 프로"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물건을 낸 적이 있기도 합니다.
또 이번 갤탭에서 "S펜 크리에이터 에디션"이라는 애플 펜슬을 저격한 별도의 파생 제품을 내기도 했구요. 사례가 있으니 S펜의 라인업 분화는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