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꼭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카시오는 컴퓨터나 전자계산기, 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업체이지만, 아마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제품은 전자시계인 지샥(G-SHOCK)일겁니다. 충격에 강한 손목시계로써 1983년 세상에 처음 등장한 지샥은 이후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 성능을 가진 제품이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강한 디지털시계'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은 지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G-SHOCK G-LIDE 라인업의 GBX-100 입니다. 이 제품은 서퍼들을 위해 만조/간조시간 및 높이(TIDE 정보)를 보여줄 수 있으면서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스마트워치에 준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입니다. 과거의 문자판을 사용하던 지샥들과 달리 픽셀로 이루어진(MIP, Memory in Pixel)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으며, 보통의 스마트워치들과 달리 CR2032 전지로 약 2년간의 배터리 수명을 갖고 있습니다. 지샥답게 충격에 강하고 200m 방수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제품은 지난 6월 출시되었으며, 저는 초기에 품절행진으로 바로 구입하진 못했고 7월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정발 가격은 18만 5천원이지만, 오픈마켓 등지에서 수시로 20% 할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블랙, 화이트(흰검), 청록색 세 가지 색상이 있으며 저는 청록색을 구입했습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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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입니다. 다른 G-SHOCK들과 동일한 검정색 박스입니다.

 

뒷면의 바코드를 보지 않으면 어떤 제품인지 확인할수가 없습니다.

 

 

내부의 육각기둥처럼 생긴 철제 상자에 시계가 들어있습니다. 그 외에는 설명서와 정품보증서가 전부입니다.

 

시계 본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스퀘어 지샥인 GW-5600 계열과 비슷하면서도 좀 더 디테일하게 다듬어진 디자인을 갖고 있습니다. 몸체와 밴드 부분은 레진 재질이며 팔각형 테두리는 스테인리스 스틸입니다. 가로폭이 45mm 정도로 너무 크지 않고 적당한 크기입니다. 밴드에는 물빠짐 슬릿이 나 있고, 교체할 수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은 아니며, 전면은 미네랄 글라스입니다. 측면에 총 4개의 버튼이 달려있어 이것으로 조작하고, 전면에는 백라이트를 켜는 버튼입니다. 무게는 6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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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14.7mm이고 심박센서는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뒷판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이며, 몇가지 사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심플하게 나사를 풀러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버클 부분의 디자인.

 

전체적으로 꽤 잘생긴 시계입니다.

 

기본적으로 날짜와 시간만 나오는 워치페이스 외에도 이것처럼 만조/간조를 보여주는 워치페이스나, 일출/일몰 시간을 보여주는 워치페이스, 걸음수 기록을 보여주는 워치페이스, 듀얼시계 등 몇가지 워치페이스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따로 추가는 안되는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TIDE 워치페이스가 참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이 기능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만조/간조 시간이 맞질 않습니다.

 

수입사에서 일본 카시오측에 문의를 넣은 상황이라고는 하나, 아직까진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도시를 선택하지 않고 수동으로 입력해넣으면 하루 정도는 맞지만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틀어진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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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와는 G-SHOCK MOVE 어플을 통해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지원합니다.

 

처음 연결을 했더니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업데이트하는 G-SHOCK이라니... 굉장히 낯설게 느껴집니다.

 

어플은 여타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들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홈 화면에서는 운동 기록이나 기타 기능들의 바로가기를 설정해 둘 수 있고, 활동 내역들을 보거나 시계와 연동하는 기능들을 만져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외부 앱 연동이 가능합니다. 아이폰에선 애플 건강과도, 그리고 아이폰/안드로이드 모두 구글 피트니스와 Strava로 운동 데이터를 보낼 수 있습니다.

 

별도로 스피커는 달려있지 않으며, 알림은 내장된 진동모터와 비프음으로 전달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불만인 것이... 

 

알림을 받는것이 어플을 지정하는것이 아니라 [전화] 그리고 [전화 외의 모든 노티피케이션] 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OS 정책상 알림받을 어플을 선택하는것이 아무 문제가 안되는 안드로이드조차 알림을 받을 어플을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가령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는 받고 시스템 알림이나 인스타그램 같은건 안받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다 받거나 안받거나입니다.

 

​게다가 알림 자체도 딱 '진동 한번' + '비프음 한번' 입니다. 전화가 올 때 다른 제품들은 보통 받을때까지 소리가 나거나 진동이 울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 제품은 전화 처음 오면 진동 한번 울리고 소리 한번 나고 끝입니다. 진동도 그리 강한편은 아니고요. 시계를 느슨하게 착용하는 분은 알림을 놓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림이 오면 어플과 간략한 내용(또는 보낸사람 이름)이 표시됩니다.

 

아이폰의 경우 몇년 전부터 설정을 통해 잠금을 해제하지 않으면 알림 내용이 표시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는데, 그 기능을 켜놓으면 위 사진처럼 나옵니다.

 

​알림이 왔다는 저 알림창은 꽤 오랫동안 화면에 떠있고, 아무 버튼이나 누르면 시계 화면으로 돌아갑니다. 도착한 알림을 바로 전문을 읽는 방법은 없어서 시계 화면으로 돌아간 뒤에 총 5번의 버튼 조작을 통해 알림 리스트로 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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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리스트에선 이렇게 2개씩 표시되며, 왼쪽의 버튼으로 스크롤을 내려서 알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알림은 총 10개까지 누적되며, 그 이후 도착하는 것은 마지막 것부터 삭제됩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상관 없이 도착한 노티피케이션 정보를 읽어와서 쏴주는 것이라, 알림 한번이 무조건 하나의 알림으로 처리됩니다. 

 

​가령 카카오톡의 경우 아이폰에서는 각각의 메시지가 한건의 알림으로, 안드로이드에서는 동일인과의 대화는 여러번 보내도 한건의 알림으로 처리되지만, GBX-100에서는 안드로이드와 연동되었더라도 각각의 메시지가 따로 따로 알림이 됩니다.

 

알림을 선택하면 내용이 표시됩니다. 한글도 잘 표기됩니다. 한번에 4줄씩, 왼쪽 버튼으로 스크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시지 자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노티피케이션 알림을 가져오는 것이라 전문이 다 들어오진 않습니다. 대략 100글자 정도까지 나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알림을 받을 어플을 지정할 수 없어서 이런 자잘한 시스템메시지까지 다 들어옵니다.

 

시계를 착용한 모습입니다. 밴드가 유연하여 그런지 착용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 제품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시인성입니다. 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주광에도 시계가 굉장히 선명하게 보입니다. 다만 미네랄 글라스의 반사때문에 광원에 직접 반사시키면 보기가 어렵습니다.

 

야간에는 버튼을 눌러 1.5초 또는 3초(설정 가능)간 백라이트를 켤 수 있습니다.

 

이 백라이트는 자동 설정도 있는데, 자동으로 설정해두면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불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이 자동 설정을 해 두고 6시간 정도 지나면 설정이 풀려버려서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좀 이해가 안가는 세팅입니다.

 

운동 추적을 지원합니다. 별도로 운동 종목을 설정하는 것은 없고, 그냥 기본적인 걷기나 달리기에 대한 추적입니다. GPS를 내장하고 있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연동시에 aGPS를 통해 위치정보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심박센서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집니다.

 

​운동 추적중에는 위 사진처럼 운동과 관련된 정보가 표시됩니다. 어떤 정보를 보여줄지는 어플을 통해 바꿀 수 있으며, 운동중에는 다른 화면으로 전환을 할 수 없습니다. 알림이 오면 알림은 띄워주지만, 버튼을 누르면 다시 운동 화면으로 돌아가버립니다. 알림 전체를 보려면 운동을 종료하고 알림 리스트로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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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가 잡혔을 경우 왼쪽처럼, GPS가 안잡히거나 끄고 기록했을 경우 오른쪽처럼 표기됩니다. 이 데이터는 구글 핏과 Strava로도 연동됩니다.

 

​그런데 이 GPS 연동이 잘 작동을 안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연결이 끊긴것도 아닌데 운동 추적을 시작했을 때 자동으로 GPS가 켜지지 않습니다. MOVE 어플이 강제 종료되지 않도록 설정했는데도요. 운동하기 전에 MOVE 어플을 한번 실행시킨 뒤에 운동을 시작하면 그때는 GPS를 잡았습니다. 이것이 제 폰의 문제인지 시계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GPS를 켜고 끈 것의 기록된 거리차이는 3% 내외로 크진 않았습니다.

 

​또 실내에서 운동할때도 문제가 있는데, 창가에서 운동을 하면 애매하게 GPS가 잡히면서 정보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운동할 때 운동의 종류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GPS 연동을 켜 놓으면 무조건 야외운동으로 잡으려고 해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GPS를 꺼두고 활용하거나, 실내에선 끄고 밖에서 운동을 할 때마다 어플에서 GPS 연동을 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외에는 따로 추적은 안해주지만, 지정된 시간에 한번씩 비프음을 울려주는 프로그램 타이머 모드가 있습니다. 반복 횟수를 지정해서 25분 뒤에 한번 울리고 5분뒤에 또 울리고 하는 식(사용자가 설정 가능)이라 세트 운동을 할 때 유용합니다.

 

20ATM 방수는 이 제품이 갖는 큰 장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들은 3ATM 정도, 수영까지 지원하는 고가의 스마트워치들도 5ATM 정도의 방수를 지원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가민 고급 모델들 중에는 10ATM까지 지원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 제품은 실제로 수심 200m까지 들어갈 수는 없지만(그런 제품들은 별도의 방수인증이 또 있습니다),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영이나 수상스포츠, 산소통없이 들어가는 프리다이빙 정도까지는 가볍게 버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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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절전모드가 있습니다. 이 기능을 켜두면, 매일 지정된 시각에 절전모드로 들어가 3시간동안 화면이 꺼집니다. 기본 세팅은 새벽 2시-새벽 5시 사이.

 

절전모드에서 시계를 들면 해제됩니다.

 

 

지금까지 카시오 G-SHOCK GBX-100을 살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워치를 구분할 때, 전체화면 디스플레이와 완전한 디지털 부품, 짧으면 1-2일에서 15-30일 정도 배터리를 가진 제품들을 완연한 '스마트워치'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아날로그 메커니즘이 포함되어 있으면서 디스플레이가 없거나 아주 작게 달려있고, 간단한 알림과 추적기능을 지원하면서 배터리가 짧으면 15일에서 길게는 6개월~1년 이상 지속되는 제품들은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라고 부릅니다.

 

이 제품은 그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워치의 사이에 있는 제품처럼 느껴집니다. 쿼츠 메커니즘과 시계바늘이 달린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들보다는 한발 더 나아가서 메시지의 내용을 보여주고, 또 다양한 정보들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배터리 지속시간 역시 2년이면 하이브리드 제품들과 비교해도 긴 편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스마트워치들보다는 제약사항이 많습니다. 알림은 노티피케이션 내용을 받아오는게 전부이며, 커스터마이징도 제한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백라이트 기능도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제품은 튼튼함과 200m 방수를 갖춘 '지샥' 이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연동 기능이 단순한 시간동기화를 넘어서서 알림과 운동기록을 더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조/간조 시간이 안맞는것이나 알림 방식, GPS 작동 등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개선이 필요해보이지만, 시계로써의 완성도는 아주 훌륭합니다.

 

스마트워치인데 튼튼한 제품을 찾으시는 분이라면 다소 실망할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튼튼한 시계인데 약간의 스마트기능을 지원하는 정도를 바라는 분이라면 아주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