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꼭 들어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하는 코드리스 이어폰은 이제 IT 업계에서 흔한 제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이어폰을 만들던 업체들은 물론이고 어지간히 큰 업체라면 한두 개 이상의 ANC 코드리스 이어폰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과의 궁합이 좋기 때문에, 폰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하나씩 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때는 삼성을 위협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던 화웨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화웨이는 플래그쉽 ANC 이어폰 프리버즈 프로를 발표했습니다. 이 제품은 피드백+피드포워드 마이크를 사용한 듀얼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하면서, 코드리스 이어폰에서는 보기 드문 멀티포인트를 지원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이전까지 멀티포인트는 자브라 제품 정도에서나 볼 수 있었기에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국내에는 정발되지 않아 직구를 해야 합니다. 가격은 (미국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으므로) 글로벌판이 유럽 기준으로 179유로로, 에어팟 프로나 갤럭시버즈 프로(당시엔 미출시)보다는 낮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정가가 그럴 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상시 $135~$140 정도에 구입할 수 있으며 특별 할인 기간에는 $100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도 지난번 할인 기간을 통해 배송비까지 $107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입니다. 제품 외형이 그려져있고 위에는 금색으로 제품명이 쓰여있습니다. 참고로 글로벌 판은 저 부분에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고, 내수용은 중국어가 적혀있습니다. 성능에 차이는 없지만 중국판의 경우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염가판이 있다고 하니(글로벌판은 전량 무선 충전 지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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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은 이어폰 및 충전 케이스, USB 케이블, 추가 이어팁, 설명서 등입니다.

 

케이블은 타입C to 타입A 케이블입니다. 기존에 스마트폰에 쓰던 케이블을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이어팁은 기본 장착된 것까지 총 3가지 사이즈로 제공됩니다. 메시까지는 아니지만 이어팁 자체에도 한번 귀지 등의 이물질을 걸러주도록 느슨한 망이 달려있습니다.

 

충전케이스입니다. 심플한 타원형 디자인이며, 둥근 마감이라 자립은 안됩니다. 색상에 따라 마감이 다른데 실버의 경우 메탈릭한 느낌에 무광 마감입니다.

 

특이하게 페어링 버튼이 측면에 달려있습니다.

 

하단에는 충전단자와 LED가 달려있습니다.

 

후면의 힌지는 아래쪽까지 금속판으로 연장되어 있고, 여기에 화웨이 로고가 들어갔습니다. 후면부 디자인이 상당히 특이한 느낌입니다.

 

이 금속판 때문에 한가지 유의사항이 생겼는데, 무선충전시에 거꾸로 올려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형태의 충전케이스를 탑재한 제품은 힌지 부분이 무선충전패드에 맞닿도록 올려놓아야 무선충전이 되는데, 프리버즈 프로는 다른 제품들과는 반대로  힌지와 로고 부분이 위로 올라오도록 놓아야 무선충전이 됩니다.

 

​괜히 헷갈리게 왜 이렇게 처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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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어보면 자력으로 고정되는 이어폰이 눈에 들어옵니다. 뚜껑을 열면 바로 스마트폰에 붙는 방식이라 체감상 페어링 속도가 빠릅니다. 뚜껑을 열어 이어폰을 귀에 착용하면 이미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이어폰 본체입니다.

 

줄기형 디자인을 가진 커널형 이어폰으로, 전반적인 구조라던가 구성부의 각도가 에어팟 프로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줄기 부분을 직사각형으로 처리하고 마이크를 전후면 슬릿으로 배치하는 등, 나름대로 차별화를 위해 신경 쓴 모습을 보여줍니다. OPPO Enco X나 QCY T10, LG 톤 프리 같은 에어팟프로 유사 디자인 중에서는 가장 에어팟과 닮지 않은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마감도 괜찮습니다.

 

줄기의 앞뒤 부분을 감압식 센서로 사용해서 터치로 인한 오작동을 방지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줄기를 쓸어주는 스와이프 동작까지 인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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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즐은 매우 짧고 직경이 크며 타원형으로 생겨, 서드파티 이어팁 호환성은 나쁩니다. 알리에 호환 폼팁등을 판매하고는 있습니다.

 

화웨이 폰이라면 바로 팝업창이 뜨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일반적인 블루투스 페어링 과정을 거치고 전용 어플을 따로 깔았습니다. AI Life 라는 화웨이 IoT 어플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라온 버전은 구버전이라 프리버즈 프로를 인식하지 못해서 apk 파일을 구해 설치했습니다. 그래도 앱은 한글화가 되어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시에는 하나의 이름으로 페어링되며, 왼쪽과 오른쪽 자유롭게 한쪽만 단독 사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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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은 일반적인 이어폰용 어플들과 비슷합니다. 이어폰과 케이스의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고, 노이즈캔슬링이나 주변소리듣기모드 전환, 조작설정, 착용감지 On/Off, 업데이트 등. 거기에 더해 일부 고급제품에서 볼 수 있는 팁 착용검사 기능을 지원합니다.

 

노이즈캔슬링은 동적, 실내, 일반, 최대 네가지 모드를 지원합니다. 실내는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조금 약해지고, 거의 항상 '일반' 모드로 사용했습니다. '최대'는 매우 시끄러운 장소에 이상적이라고 설명이 되어있는데, 노이즈를 더 없애준다는 느낌은 없고 오히려 일부 주파수대역의 소리가 더 잘들리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비행기 같은 아주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상황인식은 주변소리듣기 모드로, '음성 개선' 모드가 있습니다. 그러나 체감상으로는 음성 개선을 눌러도 실제로 목소리를 더 키워준다기 보다는, 다른 음역대를 화이트노이즈를 발생시켜 약간 마스킹해서 목소리를 잘 들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끄고 써도 주변사람들의 목소리가 잘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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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가기는 조작방법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부분은 커스터마이징이 안되고 길게 누르기만 커스텀 가능한데, 음성비서를 부르거나 노이즈캔슬링 모드를 전환('소음 제어')하는데에 할당할 수 있습니다. 소음제어는 노캔과 주변소리를 왔다갔다 할지, 혹은 완전히 끈 것까지 3개 사이를 왔다갔다 할지 선택 가능합니다.

 

착용 감지는 특정 음악을 재생하면서 내부 마이크를 이용해 이어팁이 내 귀에 맞는지 검사해 주는 기능입니다. 소짜 이어팁을 사용했을 때 다른 이어팁을 쓰라하고 중, 대짜는 적합으로 뜨는걸 봐선 대체로 잘 작동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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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어떨까요?

 

​이 제품은 저음을 상당히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음악을 들으면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의 상당한 저음이 귀를 가득 채웁니다. 개인적으로 야외에서 사용하는 이어폰은 저음이 강한 성향을 선호하기에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음역대는 적당한 느낌이고, 고음은 살짝 아쉽습니다. 자체적인 EQ를 지원하지 않아서 수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소리가 나쁜 느낌은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의 음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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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 부분이 귀 안에 걸쳐지면서 착용감도 안정적인 편입니다. 줄기 부분이 직각직각한 사각형이라 착용하기에 따라 주간절흔 부분이 살짝 어색하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이어팁 품질이 나쁘지 않아서 오래 착용하고 있어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사소하지만 한가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로고 방향입니다. 착용했을 때 왼쪽은 멀쩡한데, 오른쪽은 화웨이 로고가 뒤집혀서 보입니다. 검색해보니 제 것이 불량은 아닙니다. 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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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캔슬링 성능은 상당히 훌륭합니다. 솔직히 중국 이어폰이라는 것에 약간 편견이 있었는데, 현재 시중에 출시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들 중 보스 QC 이어버즈를 제외한 다른 최상급 제품들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소음제거 성능을 보여줍니다. 또 노이즈캔슬링 모드에서 주변 바람소리를 억제하는 능력도 준수합니다. 바람이 꽤 강한 상황에서도 작게 스스스 하는 정도로만 들립니다.

 

​주변소리듣기 모드도 성능이 꽤 괜찮습니다. 조용한 환경에서는 약간 화이트노이즈가 들리지만 전반적으로 주변 소리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특정 소리가 삐익 하고 강조된다거나 잘 안들린다던가 하는 현상도 없습니다. 다만 이 때의 바람소리 억제능력은 조금 부족합니다. 그래도 체감상 갤럭시버즈 프로보다는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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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제품을 구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멀티포인트 기능입니다. 맥북과 갤럭시를 쓰게 되었는데, 에어팟 프로는 애플 기기끼리만 자연스러운 연동이, 갤럭시버즈 프로는 삼성 기기끼리만 자연스러운 연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리버즈 프로는 멀티포인트 기능으로 동시에 맥북과 갤럭시에 연결해두고, 맥북으로 영상을 감상하다가 전화가 걸려왔을 때 바로 폰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맥에서 쓰다가 폰으로 가는건 별다른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다만 폰에서 다시 노트북으로 오는건 약간 속도가 늦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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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WNNlo_0SD4Q

 

통화품질도 상당히 좋습니다. 조용한 실내에서는 당연히 좋고, 외부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도 살짝 먹먹해지는 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변 소음을 줄이면서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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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면 이어폰을 수납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은 줄기 부분이 직사각형으로 생긴데다가 케이스 구멍도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뚫려있어서, 대충 올려놓으면 이어폰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각도를 잘 맞춰서 넣어야 이어폰이 쏘옥 하고 들어갑니다.

 

재생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스펙상으로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연결시 노캔 기준 5시간, 기타 스마트폰에 연결시 4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갤럭시S21에 AAC 코덱으로 물려서, 노이즈캔슬링을 켜고 60% 정도 볼륨으로 음악을 들어본 결과 스펙보다 약간 더 길게 4시간 15분동안 음악을 재생하고 전원이 꺼졌습니다. 에어팟 프로(실측시 5시간 15분), 갤럭시버즈 프로(실측시 4시간 45분)보다 짧은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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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이 동급의 다른 경쟁사 제품들대비 부족한 부분은 방수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플래그쉽 ANC 코드리스 이어폰들은 대부분 IPX4~IPX7 방수인증을 받는데 반해 프리버즈 프로는 아무 인증도 받지 않았습니다. 생활방수로 땀이나 약한 비 정도는 버텨준다고는 합니다만은, 아무래도 인증이 없기 때문에 불안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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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화웨이 프리버즈 프로를 살펴봤습니다.

 

​이 제품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아서 놀란 제품입니다. 저음 위주의 음색은 취향을 좀 타겠고, 방수 인증을 받지 않은점이나 약간 부족한 재생시간은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만듬새나 통화품질, 노이즈캔슬링/주변소리듣기 성능은 정가 기준으로도 나쁘지 않은 정도이고, 실구입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좋은 수준입니다. 또 멀티포인트 기능이 현재로써는 자브라 제품 외에는 구경하기 힘든 유니크한 기능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입니다.

 

국내에서는 AS를 받기 힘든 점을 감수한다면, 할인 기간에 구입하면 꽤 가성비가 좋은 노캔 이어폰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저처럼 서로 다른 회사의 기기들을 사용하는 분이라면 한번 이 제품을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