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로망, 누군가에게는 명품, 누군가에게는 사치품인 iPhone은 나같은 슬로어답터에게 너무 비싼 제품이라 거들떠 보는 것 조차 싫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마음껏 사용해보고 싶은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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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시한 iPhone SE(2세대) 제품은 나 같은 슬로어답터를 노린 제품이다. Apple 기기, 플래그쉽 기기의 가치인 성능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Apple 제품답지 않은 저렴한 iPhone. 인터넷에서 어떤 제조사가 말하는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가 절로 생각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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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을 작성함에 있어서 나는 iPhone SE (2세대) 를 '아쎄이'라고 줄여 부른다. 아이폰 SE(쎄) 2, 그래서 아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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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쎄이는 2020년, 국내 시장에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Apple 프리미엄이 늘 함께하는 iPhone의 폼팩터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iPhone은 플래그쉽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Apple은 플래그쉽 사용성을 저렴한 가격에 쥐어주는데 성공했다.

iPhone SE(2세대)는 iPhone 6에서 사용된 5년 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iPhone 8과 비교할 경우 사과로고의 위치와 색상 외에는 모든 것이 동일하다. (카메라 역시 iPhone 8과 동일 모듈이라 카툭튀 크기까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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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재탕, 3탕, 4탕을 뛰어넘어 5탕할 수 있는 회사는 세계에 Apple 뿐이다.

특이사항 중 하나인데 아쎄이는 원가절감을 위해 제품 전면부를 블랙으로 통일시켰다. iPhone 8은 스페이스 그레이를 제외하고는 전면이 흰색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게 단가절감 요소가 되나?' 하며 의문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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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들다보니 사과의 마법에 걸린다. 2020년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폰들의 전면이 블랙이어서 그런지 원가절감요소인 이 부분이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맞춰가고자 하려는 Apple의 큰 그림이라고. 아쎄이 화이트 색상의 인기가 시장에서 매우 높은 것을 보면 모르냐고. 자기합리화가 나름의 근거를 이렇게 갖추게 되나보다.

iPhone SE (2세대) 제품 하단부. PRODUCT RED 색상에서 보이는 은색은 원가절감요소가 아닐까.

폼팩터 및 대부분의 부품을 그대로 가져왔으니 라이트닝 어댑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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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11 시리즈와 AirPods (2세대) 및 AirPods Pro조차 여전히 라이트닝 어댑터를 사용하고 있어서차세대 iPhone이 Apple이 USB-C로 이동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라이트닝 단자까지 빼버리면 빼버릴 놈들이지.

수년 전부터 안드로이드에서는 찾을 수 없는 16:9 비율을 가진 4.7 인치 HD급 해상도를 가진, Apple의 레티나 디스플레이(326ppi)는 최대 625nit의 밝기를 자랑하며 HDR10과 True Tone Display를 지원한다. (옵티머스 빅이 떠오른다. 노바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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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에서 Android 시장에서 플래그쉽 제품이라면 당연하게 최소 FHD급을 탑재한다. Android 시장 플래그쉽 제품이 720p급을 탑재하면 시장에서 욕만 바가지로 먹을텐데 이를 자랑스럽게 플래그쉽에 넣어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 Apple의 배짱이 돋보인다. 사실 iPhone 11 와서도 HD급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Apple도, 그걸 좋다고 사는 소비자들도 나에게는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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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혹자는 LCD사용을 비판하는데 AMOLED의 고질적인 번인 현상을 제어할 수 없다면 LCD를 사용하는 것이 여전히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Apple이랑 삼성은 이를 나름대로 제어해내고 있지만 소자 성능을 제한하는 식으로 하고 있으니.

Apple의 모든 기기들은 늘 듣기 좋은 스테레오 사운드를 내주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제품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도입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10까지 잘 가다가 노트10부터 스테레오 스피커의 소리 질이 추락하고 있고, LG전자는 V60과 벨벳에 와서야 썩 괜찮은 스테레오 스피커의 소리를 들려준다지만 V60은 국내 시장에 없고, 벨벳은 다른 요소가 너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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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정답인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다르겠지만 iPad Air와도 울림통에 의한 소리의 크기 차이만 존재할 뿐 얘네가 내고싶어하는 소리가 무엇인지는 너무나 일관적이고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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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갤럭시S10의 스테레오 스피커가 늘 좋다고 일관적으로 말하던 나는 보다 청아하게 들리는 아쎄이의 소리 때문에 갤럭시S10의 스테레오가 원래 이렇게 뭉툭한 소리였던가 하면서 아쉬움을 느끼게 됐다.

iPhone 4S 사용 당시 바탕화면

iPhone은 출시 이래로 일관된 사용성을 가져왔고 풀 스크린 시대인 지금도 기본적인 사용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몇 개의 아이콘과 배경, 해상도 비율을 제외하고는 놀랍게도 너무나 똑같다. 또, 달라진 것을 찾자면 Touch ID/Face ID 려나.

iPhone SE (2세대)의 바탕화면

삼성전자는 One UI 들어서야 UX 통일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자사 앱에서도 제대로 통일하지 못하고 있고, Android를 관리하는 Google 놈들은 매해 인터페이스를 바꿔치워서 일관되고 통일된 사용환경을 보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Apple은 매우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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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iPhone X부터 새로이 변경된 User Experience, 풀 스크린 인터페이스와는 확실하게 구분된다. 하단 네비바를 만들어서 개편된 사용성을 가진 iOS 인터페이스에 적응된 사람들이라면 홈버튼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갤럭시S10 잠금화면 / 바탕화면 / 네비게이션 바 설정화면

이는 Android 10 버전 이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국내에 출시하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제품이 거진 18:9 비율 이상의 풀 스크린이며, Android 9부터 하단 바를 이용한 컨트롤을 적용했다보니 아쎄이의 홈 버튼의 존재는 지극히 어색하고 때로는 거슬린다. 안드로이드 제품들은 지문인식? 애초에 스크린 내장이다.

그러나 Apple 기기를 같이 쓴다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 대표적으로 iPad와의 연동성은 꽤 칭찬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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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iPhone이 없어도 근처에만 있다면 iPad를 통해 전화통화하면 되고, 어떤 제품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도 다른 Apple 제품에서 금새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도 삼성 갤럭시도 되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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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pple은 삼성 갤럭시에서는 도무지 불가능한 App 내부 데이터 백업과 복구가 가능하다. Google 규정 때문인지 자사 제품끼리 Smart Switch를 사용해도 App 내부 데이터 이식이 제대로 안 되는데 Apple은 iCloud의 용량만 있다면 그냥 다 된다.

Apple의 이 편안함(잔머리)는 내부 메모리 용량을 떠나서 바로 마진 조아와 직결된다. 이 모든게 iCloud 용량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Google도 클라우드 장사를 하고, 삼성도 MS와 연계해서 클라우드 장사를 하는데 언제 즈음 Android 진영에서 이런 연결성을 볼 수 있을까.

아쎄이의 카메라 센서는 요즘 시대를 좀 거스른다. iPhone 8에서 사용했던 1/3인치 센서크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광각 혹은 망원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쎄이에 탑재된 AP인 A13 Bionic 칩셋의 뛰어난 성능은 구형 카메라 모듈, 구형 센서를 사용하는 아쎄이의 카메라를 최신 플래그쉽에 버금가게 해준다.

카메라를 쓰면서 아쉬웠던 것은 단 하나, 싱글 카메라라는 것이다. 망원이나 광각이 있었다면 다른 콘셉트의 사진 촬영도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듀얼 카메라가 필요하다면 iPhone 11 시리즈를 사라는 Apple의 장사법이겠지만 말이다. 여담이지만, 누끼는 갤럭시S10 대비 못 딴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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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전 세계에 멀쩡한 스마트폰 제품 중 아쎄이 카메라보다 뛰어나면서 비슷한 가격대를 가진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이 가격대에서는 결국 올킬할 것 같지만.

우측 사진의 배터리효율은 좌측 사진의 밝기 정도를 유지하며 Wi-Fi 위주, LTE를 겸하며 사용한 결과다.

20% 남은 상태에서 스크린 샷을 촬영했음을 감안하면 완방까지 5시간 정도의 화면 켜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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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쎄이의 배터리 용량이 1,810mAh인 것을 생각하면 꽤나 긴 화면켜짐 시간이다. 심지어 위 사진은 화면 켜짐 시간이 짧은 편이었지 평소에는 5시간 정도 혹은 그 이상의 화면켜짐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 풍문 중 하나인 “아이폰 배터리는 갤럭시의 2배 효율”이라는 말이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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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어디까지나 아직 구매 초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4달 전 구매한 iPad Air의 배터리 소모 속도가 4달 전 대비 너무 빨라졌고 애플 제품의 배터리는 워낙 좋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분명한 소모품이라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없지만 Apple 제품의 배터리 교체비용이 비싼 것과 적은 용량을 감안하면 모바일 게임을 돌리면서도 4시간 정도 유지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쎄이는 분명 뛰어난 제품이다. Apple의 최신 플래그쉽 AP인 A13 Bionic을 탑재했고 그 칩셋의 수혜 역시 달게 받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출시 직전부터 온라인 쇼핑몰 물량이 전량 매진되는 등 대중의 이목을 제대로 받은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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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안드로이드 제품 제조사도 55만원짜리 제품에 스냅드래곤 865의 성능을 아득히 뛰어넘는 A13 Bionic을 탑재할 수 없고, 같은 디자인을 2년 이상 우려먹지 못 한다. 16:9비율 디스플레이에 싱글카메라? 소비자에게 외면받는다. 이 모든 일은 진짜로 Apple이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결정적으로 55만원짜리 제품에 타사 플래그쉽 다 깔아뭉갤 압도적인 스테레오 스피커를 제품에 탑재하지 못 할 것이고, HD급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이정도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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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 SE (2세대)는 분명한 매스 프리미엄이다. 플래그쉽 제품에 필요한 건 다 지원하면서 동시에 원가절감요소와 판매량을 챙겼다. 또,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제품의 SW 수명이 상당히 길고, 대중들이 이미 존재를 알고, 사용하고 있다. 철저한 매스프리미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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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대를 역행한 요소 역시 너무 많아서 섣불리 타인에게 추천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보급형이지만 엇비슷한 가격의 갤럭시 A51 5G를 사면 AP성능에서 손해를 봐도 405ppi의 FHD급 AMOLED, 지문인식 기능 내장, 4000mAh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A13 Bionic의 성능 덕택에 월등한 폰카를 갖고 있지만 동년배(2030) 기준으로 사진촬영은 기본 App이 아닌 SODA 등 보정카메라 앱을 통해 촬영하니 의미가 없다. 심지어 모바일게임을 한다면 4시간은 커녕, 3시간 대의 화면켜짐 시간을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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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쎄이는 대중이 프리미엄 요소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충분히 반영했으면서도 자사 프리미엄인 iPhone 11 시리즈와는 확실한 경계를 유지하는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대중이 알고 있는, 인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고 판매량이 이 논리를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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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배터리에 스트레스 받는 것이 일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사지 말자. 아까도 말했지만 갤럭시A51 5G 모델이 훨씬 이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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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고의 가성비 스마트폰, iPhone SE (2세대) 관련 사용기는 여기서 마친다.

ps. 갤럭시 사랑한다. 오래가자. 제발 OS 3년좀 해줘요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