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폰카가 그쪽 방향으로 발전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게
- Hoshizora
- 조회 수 465
- 2021.01.25. 21:35
얘는 카메라가 아니에요.
여러 기능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스마트폰이고, 이젠 생활 속 필수품이 된 지 오랩니다.
다시 말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용자가 있고, 기업 입장에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팔고 싶어합니다.
그러다보면 철저하게 대중성을 따라가게 되기 마련이죠.
그래서...스피커건 카메라건 화면이건 간에
대다수의 사용자가 봤을 때 매력을 느끼게끔 설계하는 겁니다.
선명한 화면 모드가 여기서 그렇게 욕을 먹어도 기본 세팅인 이유가 그거에요.
그리고 사람들이 카메라 좋다고 아이폰 사서는 거기다 뭐 하는지 아세요?
온갗 필터 앱 깔고 앉아 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이상해보이죠...
왜 굳이 카메라 좋다고 아이폰 사서는 필터마저 잔뜩 씌워서 더 이상하게 만드는가..
근데 사실 반대로 보면 이상한 건 우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와 그쪽은 사진을 찍는 목적이 달라요.
미코인들이 생각하는 잘 나온 사진은 말 그대로 현실의 느낌을 잘 살리고 여기서 DR 보정하는 것이겠죠.
근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잘 나온 사진은 닥치고 이쁜 사진이에요.
사람을 찍으면 그 사람이 이쁘게 나오고, 풍경을 찍으면 그 풍경이 이쁘게 나오기를 바랍니다.
화이트밸런스니 뭐니 하는 건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인물이 뿌옇게 나와도 피부 좋게 나왔다면서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 제조사들이 온갗 이미지 프로세싱을 집어넣어서 사진을 폰 화면에서 봤을 때 '이뻐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
기덕들이나 사진덕이 이리너리 비난해봤자 사실 극소수에 불과하거든요.
그리고 그쪽은 대응한답시고 기능을 만들어 주면 이런저런 프로그램 가지고 테스트하면서 안 좋은 점을 찾아내기 바쁘죠.
기업이 하는 일은 전부 돈입니다.
뭔갈 하는 것 자체가 일단 돈이 들고,
돈을 들여서 뭘 했으면 더 많은 돈을 가져다 주어야 하죠.
그래서 여기서 선택과 집중 현상이 일어나는겁니다.
진짜 완벽하게 하지 않는 이상 뭘 해도 욕 먹는 소수를 챙길 바엔
그쪽에서 욕 좀 먹더라도 그냥 다수의 눈에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이죠.
물론 저는 일반 사용자보단 미코인의 입장에 가깝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쉽습니다만...
학교에서 배운 대로,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왜 그러는 지 이해는 가더라구요.
그래서 폰카가 엄청난 성능을 들여서 더욱 '이쁘게' 찍는 방향으로 가는것 같습니다.
왜 저게 더 이쁘냐는 얘길 듣냐면...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면 항상 픽셀이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대중의 선택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죠.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해서 약간 첨언하자면 그런 테스트들의 맹점이 다소 존재합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니터에서 보든 폰에서 보든 약간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작은 화면 내에서도 오밀조밀 축소되어서 나열해놓은 사진을 보게되죠. 원본을 비교하려는 사람은 극소수고 썸네일이라해도 무방할정도로 작은 사진을 보게됩니다. (굳이 블라인드 테스트가 아니더라도 웹에서 감상하는 사진들은 대부분 그렇겠죠.)
이런식으로 나열된 테스트를 할텐데 열에 아홉은 뭔가 화사해보이고 예뻐보이는 후자를 택할 것입니다.
이런 테스트에서 우승한 카메라가 좋은 카메라일까요? 아니라면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그저 색감 테스트에 지나지 않을지.. 생각해봅니다.
전자는 3000*3000 후자는 300*300 으로 화소가 1/100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요. (사진의 디테일이나 해상력의 대체 예시입니다)
예쁘게 찍히는 방향이 잘못된게 아니라 그렇게 하려는 과정에서의 실행이 찝찝하다는거죠.
사진만으로도 작동하는 알고리즘, 미리 공지하지않아서 이게 무보정 실사로 믿고 있던 사용자들이 놀랐던 점
가장 좋은 하드웨어를 넣어서 충분히 좋은데 모르게 보정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광고효과.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달을 예쁘게 찍으려고 한다기보단 정말 좋은 스펙을 증명한다는 의미가 큼. 경쟁제품인 아이폰은 최신기종으로도 달을 예쁘게 찍기는커녕 제대로 찍기도 어려운 상황인걸 보면 달을 찍는건 훌륭한 하드웨어를 가졌다는 의미가 훨씬 큼.
예쁘게 나온다는 결과하나만 보고 얘기하기엔 여러가지 측면이 다 있는거죠
돈 많이 가져다주는 쪽을 택하는 건 지극히 당연...
냉정하게 말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여기를 비롯한 IT 커뮤니티는 돈은 쥐꼬리 만큼 들어오면서 세세한 거 하나 하나 다 헤집어 놓고 까발리는 존재들에 불과하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