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이번 맥북 프로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
- DROID-TURBO
- 조회 수 855
- 2021.10.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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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형 맥북 프로의 디자인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번 디자인은 불호에 더 가까운 편이긴 하지만, 대단한 양반들이 모여서 디자인한 제품인만큼 어떤 사고과정을 걸쳐서 이런 디자인이 만들어진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겁니다.
우선 저는 이번 맥북 프로의 디자인이 애플의 최근 제품에서 보이던 2가지 정도의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일반 라인업과 프로 라인업의 디자인적인 차이를 확실히 두는 전략입니다.
아이폰 일반모델과 아이폰 프로모델 간의 디자인 차이와 이번 m1 아이맥에서 보였던 디자인의 변화에서 이 전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애플의 제품을 보면, 일반 모델에서는 기존 모델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이 이원화되기 전)보다 살짝 고급감은 줄이고 더 캐주얼(?)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프로 모델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훨씬 고급감을 주거나, ‘프로’의 느낌을 강하게 줘서 확실히 차이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이폰 같은 경우에는 형태보다는 ‘소재와 마감’을 통해 프로모델의 ‘고급감’을 높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소재 간의 대비를 높여 주목도를 높이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반면, 소재와 마감의 자유도가 비교적 낮은 노트북의 특성상 맥북 프로에서는 ‘형태’를 통해 ‘프로’라는 느낌을 주려고 의도한 것 같습니다.
구형 맥북 프로의 유려하고 실제보다 얇아 보이는 형태와 달리, 신형 맥북 프로의 디자인은 다양해진 포트, 넓어진 배기구, 효율성과 기능성을 최우선시한 것처럼 보이는 단순한 형태 등을 통해 기능과 퍼포먼스를 최우선시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맥북 에어가 신형 아이맥처럼 최대한 단순화되고 얇아진 형태를 강조하게 된다면 에어와 프로 사이의 디자인적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게 될 겁니다.
두번째로는 기존 제품의 디자인을 오마주한 점입니다.
신형 맥프로와 이번 맥북 프로에서는 디자인적으로 매우 유사한 방향성이 느껴집니다.
맥프로의 경우를 봤을 때, 사실 디자인적으로만 따지자면 쓰레기통 형태에서 타워 형태로 변화하면서 오히려 더 구형같이 보이는(?) 형태가 됐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포트, 효율적인 방열구조, 모듈형 구조 등 ‘기능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한 형태가 되면서 기존모델보다 오히려 ‘프로’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기도 합니다.
동시에 구형모델의 디자인적 헤리티지를 재해석하면서 구형같이 보이는(?) 형태를 합리화했습니다.
완전히 같은 전략이 이번 맥북 프로의 디자인에도 적용된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맥북을 보면서 티타늄 파워북의 디자인을 연상하시는 것도 이런 의도적인 전략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애플의 다른 제품디자인에 비해 아이코닉한 조형요소가 썩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트북의 외형이 크게 차이를 줄 만한 요소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기존 맥북의 형태에 비해 다소 무색무취하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물론 저런 무색무취해 보이는 형태를 가지면서도 오마주 대상이 된 파워북의 디자인을 연상시킬 수 있게 만든 점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맥프로와는 다르게 오마주 대상 자체가 크게 조형적으로 특징이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강한 조형요소가 주는 각인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치가 채택된 것이나 키보드부분이 검정색으로 도색된 것은 전체적인 형태에서 조형적 특징이 다소 약해진 점을 보완하기 위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맥북 에어나 아이맥 프로, 그리고 arm 베이스의 맥 프로가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되네요.
4줄 요약
1. 애플은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의 격차를 더 크게 가져가려고 하는 중
2. 아이폰 프로에서는 소재를 통한 ‘고급감’을 통해, 맥북 프로에서는 더 ‘기능적’으로 보이는 형태를 통해 ‘프로’라는 것을 전달하려 함
3. 기능적인 형태로 변화하면서 구형 제품을 오마주해, 오히려 더 구형같이 보일 수 있는 형태를 합리화하는 전략을 취함. (신형 맥프로와 동일한 전략)
4. 노치와 키보드부분의 검정 도색은 아이코닉한 조형요소가 적어진 형태를 보완하기 위한 요소로 보임.
위의 글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반박시 님말이 맞음.
인덕션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저렇게 흉측할 정도면 사진은 잘 나올꺼야' 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꽤 있던걸 생각해 보면 프로인걸 강조하기 위해서 어느정도 성능에 디자인을 양보한 것처럼 만든 것이 제품의 성능을 강조하는 효과는 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