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TSMC에서 엑시노스를 생산해야 하는 이유
- 김근홍
- 조회 수 1290
- 2024.09.04. 17:17
나름 진지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현재 메모리, LSI, 파운드리 세 축으로 구성되어 있죠.
실적을 보면, 시장에서는 LSI와 파운드리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손실을 메모리 부문에서 메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요.
우선 파운드리 부문에서 4nm 공정은 안정화되어 구글, 퀄컴같은 고객사에서 주문을 많이 수주했지만,
아시다시피 3nm 공정은 제 뇌피셜이지만 엑시노스 2500의 경우 수율을 10% 부근(이하)로 추정하고요,
심지어는 W1000의 수율도 좋지 않다는 소문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죠. 믿거나 말거나지만.
LSI 부문에서는 엑시노스 20시리즈를 보면 2200, 2400이 공통적으로 피크 성능과 전력 문제를 지적받았죠.
그나마 선녀였던게 2100이었던가요?
크게 보면 설계, 공정, 소프트웨어(스케줄러/최적화)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는데,
설계와 SW는 인력 더 채용해서 쓸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인데 그게 안되면? 당장 해결이 어렵죠.
하지만 파운드리는? 전략적 결정에 따라 바꿀 수 있죠.
이 시점에서 나오는게 공정을 TSMC로 바꾸는 선택지입니다.
개발비를 더 투입하는게 정상적인 전략인데 그게 안되면 삼파탓을 제대로 한번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TSMC 쓰는 기회에서 설계에 혼을 갈아넣은다음에 평타 이상만 쳐도,
그 이후에 다시 삼파로 돌아가서 망한다고 해도 삼파탓을 두고두고 할 수 있으니
제가 LSI/SoC팀 수장이라면 남탓하기 편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적극 밀어볼 것 같습니다.
책임지는게 나만 아니면 되잖아요?
맨날 파운드리랑 LSI랑 멱살잡고 싸우느니 진짜로 억울하면 뛰쳐나가 봐야죠.
물론 TSMC 공정 사용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시장통식 계산으로는 루머로 떠도는 퀄컴 AP 가격보다는 저렴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고요.
S/S FE/Z 라인업에 전량 탑재를 목표로 선금을 지불하면, 연간 4~5천만 개 이상의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선단 공정을 사용하기엔 충분한 물량이 됩니다.
물론 애플의 2억 개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요.
또 다른 선단공정 고객사들을 보면,
인텔은 연간 CPU 2억 개를 생산하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루나레이크를 필두로 새로운 CPU 라인업들에 전부 TSMC 선단공정을 녹여버렸고,
엔비디아는 거의 빅칩으로만 천만개 정도를 게이밍+데이터센터 칩을 이번에 전량 3nm로 주문했죠.
근데 AMD가 조금 예외인데, CPU 4천만개와 GPU 100~200만개 정도 팔듯한데, 클라이언트용은 4nm, 데이터센터용은 3nm로 이원화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삼성이 돈 많이 준다면? 충분히 한입 할만한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2500은 그렇다 치지만, 2600쯤에 한번은 도전했으면 하네요.
파운드리와 LSI를 동시에 살리기는 어렵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때 두사람을 한꺼번에 끌고 나오지는 못하는 법이잖아요?
하나씩 구한다고 쳤을 때 파운드리보다는 LSI/SoC팀을 살리기가 훨씬 쉽다고 봅니다.
물론 실현가능성은 거의 없을 듯 합니다.
테슬라와 현대는 자동차 제조업체로, 거의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관계라고 봐야겠죠.
다만 삼성과 TSMC는 그렇게 동일한가요? 파운드리만 하는 TSMC와 파운드리도 하는 삼성인데요.
생산 전략을 다변화하는 걸로 봐야죠. 적절한 비유는 아닌듯 하구요.
수직 계열화가 뭔지는 압니다. 수직 계열화는 제품 생산 전반에 대한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여러가지 부수적인 장점이 딸려오죠.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은 바로 이러한 수직 계열화 전략의 일환이고요.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떻죠? 수직 계열화는 항상 성공적인 전략이었나요? 길게는 IBM의 PC시장에서의 실패로부터, 최근에는 테슬라도 4680 배터리를 자체 생산한다고 하다가 어려움을 겪었죠? 심지어 삼성 OLED TV에도 LG 패널이 들어가죠?
제 말은, LSI가 TSMC에 맡겨도 가격경쟁력이 있고, 또 삼전 내에서 파운드리 살리기라는 목표의 우선순위가 엑시노스/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이라는 목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결정권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가능한 옵션일 수 있다는 겁니다. 삼성이 진짜 그렇게 할 것 같은지와는 별개로 말이죠.
엑시/스마트폰이 파운드리의 성능과 수율로 인한 유무형의 비용 문제를 겪고 있으니, 수직 계열화의 단기적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어요? 파운드리가 정상화되는 1~2세대 동안만 갔다가 오면 되죠.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수합니다만, 무슨 공부나 더 하고 오라느니..
둘다 고려를 합니다만 전체 웨이퍼 구매 금액을 우선으로 tier가 매겨지고, 그 다음에 노드별 사용량이 해당 노드 가격에 반영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갤럭시가 엑시 전량을 쓰더라도, 단일노드 기준으로 퀄컴의 웨이퍼 사용량이 많습니다. high/mid급 제품도 있고, 컴퓨팅도 있고 XR도 있고... ㅜ
여튼 엑시가 지금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삼파+성능 차이 때문입니다.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성능이라면 엑시도 스냅보다 높은 값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게되면 MX는 오히려 반대로 스냅 가격을 치겠지요)
그럼 본문 이야기 중 가격경쟁력 부분마저 실현가능성이 더 떨어지겠네요.
그런 기준이라면 대략적으로 봤을 때 AMD와 대충 비슷하거나 약간 더 홀대받을 듯 한데,
그렇다면 현재 기준으로 최신공정인 3nm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겠어요.
AMD처럼 클라이언트에는 4nm, 엔터프라이즈에는 3nm를 쓰는 식으로 이원화해야 할 정도로
비용과 시간을 부담시킨다면, 그냥 안쓰는게 나을수도 있겠어요. 같은 엑시노스 2600칩을 굳이 TSMC에 맡겼는데 거기다가 2개 공정으로 설계해가며 생산하거나.. 아니면 단순 3nm 할당 캐파 부족으로 삼파로 이원화시키는 등 좀더 번거로워지니..
인텔은 포베로스 같이 패키징 기술이 발달되어 있어 여러 다이를 합쳐서 쓸 수 있으니까 가능한 것이죠. 또 루나레이크 말고 다른 CPU는 인텔 자체 공정을 계속 쓴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네요.
그리고 엑시노스가 정말 잘 나온다고 해도 삼성이 퀄컴을 아예 손절해버리는건 어렵네요.
회사 간의 관계나 크로스라이선스 같은 계약도 있고, 또 삼성 파운드리를 기준으로 봐도 퀄컴이 가장 큰 고객이라고 할 수 있죠. 삼성이 스냅드래곤을 아예 배제하려고 하면 퀄컴이 삼성 파운드리를 택할 메리트가 줄어드는거죠.
디멘시티보다 LSI가 설계능력은 좋아보이거든요.
디멘시티의 경우 같은 아키텍처라도 타회사보다 IPC가 낮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거기에 모뎀도 삼성보다도 별로죠.
디멘은 자체생산이 아니고 외주생산이므로 자체생산한 엑시보다 당연히 비쌀수밖에 없고, 같은 선단공정 외주생산하는 입장에서는 퀄컴보다 낮은 성능만큼 저렴할수밖에 없는데다가, 거기다가 말씀하신대로 플래그십 점유율은 얼마 안되죠? 그러니까 가격경쟁이 거의 안되는겁니다.
반면 본문의 조건이 갖춰진다면 가격경쟁이 대략 가능할거라고 생각한거구요.
많은 수치들이 루머와 뇌피셜이니까 그냥 그런갑다 하셔도 되는데 적어도 가격경쟁력 추정에 있어서는 논리적으로는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LSI는 살겠지만 그러면 파운드리는 유일한 대량 수주 고객 잃어서 사업부 닫아야 될 수준일텐데요?
아예 다른 회사면 몰라도 같은 회사에서 부서가 다른건데 경영진에서 그렇게 내버려 둘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파운드리가 잘 나가서 엑시노스 찍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인 상황이면 TSMC에서 찍을수도 있겠네요.
지금같은 때는 절대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