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잡스가 살아 있었으면 ~했다" 하는 가정은 근본적으로 무의미한 것 같아요.
- 가을
- 조회 수 743
- 2024.09.27. 00:56
아이폰16 발표 이후 스티브 잡스를 또 예토전생 시키는 글들이 (비단 여기 뿐만이 아니라) 종종 보여서 떠오른 오랜 생각인데요ㅎㅎ
https://ttimes.co.kr/article/2019012818407717144
스티브 잡스였으면 아이폰16 보고 관짝 뚫고 나와서 팀쿡 후려팼다 하는건 아무 의미가 없어보입니다ㅋㅋㅋ 애초에 잡스는 스마트폰을 Mac에 종속된 도구로서, 피쳐폰의 연장선상 정도로 상정했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에 혁명을 일으켜서 이거 없으면 현대 사회에서 일상생활도 못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그런 세상을 상상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요.
잡스 시절의 아이폰이 아이튠즈 없으면 활성화도 못하고 철저히 PC에 종속된 보조기기에 머물렀던 것도, 3.5인치 스크린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고집했던 것도 이러한 신념과 시대적 배경의 연장선상으로 바라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물로켓론이랑 비슷하죠. 당연히 아이작 뉴튼이나 체사레 베카리아 같이 당대에 충격을 줬던 학자들을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일개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생각 밖에 못한 사람이라고 폄하당할 수도 있겠지만 당대에는 그게 혁신이었잖아요ㅎ
역으로 말하면 잡스가 지금 살아있었어도 3.5인치 지론이나 손가락 스타일러스론 같은건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말 뒤집고 바뀌었거나 아니면 꼰머처럼 끝까지 옛날 생각 고집하다가 애플이 망해버렸거나 무조건 둘 중 하나일걸로 생각됩니다.
잡스 시절의 애플은 2010년대 초반 황혼기의 "애플컴퓨터 컴퍼니"를 보여준거고, 팀쿡 체제의 애플은 새로운 "애플 주식회사"를 보여주고 있는거지 괜히 옛날 사람을 끌고 올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
그래도 팀쿡 정도면 잘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