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최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명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8일 성명을 통해 네덜란드의 조치가 자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억압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동조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1일, ASML의 특정 첨단 몰입형 리소그래피 시스템(Twinscan NXT:1970i 및 1980i DUV)에 대한 수출 허가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장비들은 7nm 이하의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로 알려져 있습니다. ASML은 해당 장비에 미국 기술이 포함되어 있어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중국 수출에 제한을 받아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네덜란드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일방적인 기술 패권주의에 편승한 것이라며 "국제 무역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 조치가 네덜란드와 중국 간의 반도체 산업 협력을 저해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레이네트 클레버 네덜란드 무역장관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특정 반도체 기술이 군사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 통제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상대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강화를 요구해왔습니다. 이번 네덜란드의 결정은 미국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ASML은 "수출 허가 절차가 강화되더라도 중국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ASML의 대중국 매출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