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두 가지 모두 방향성에 좌우되는 거죠.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플래그십 제품으로서 밀어줄 생각으로 만든 물건이고

레이저는 10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품에 대한 기념의 일환으로 복각의 개념으로 접근한 물건이니까요.

추억팔이 용으로 그칠거라면 가격이라도 합리적으로 나왔어야 한다고 봅니다.

1,500달러란 가격을 단순 추억팔이 값으로 치긴 너무 높아요.

까놓고 얘기해서 1,500달러면 아이폰11 Pro와 아이패드 미니5를 살 수 있는 돈이거든요.

흔히 말하는 추억팔이에는 항상 프리미엄이 붙었죠.

정말 진지하게 플래그십 제품으로 밀고 나갈 제품에 저런 장난질을 쳤으면 얄짤 없이 욕 먹고 나가리 될 제품이지만 오히려 추억팔이라는 명목 때문에 저런 가격 책정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만약 저걸 갤럭시 폴드처럼 무주공산인 폴더블 스마트폰의 파이를 진지하게 키울 생각으로 만든 물건이었다면 저런 형태를 취하지도 않았을 거고, 하드웨어 스펙부터 가격 책정까지 저런 식으로 하진 않았을 겁니다.

추억팔이라고 1,500달러란 가격을 붙이는건 좋은 말로 하면 프리미엄이지만 나쁜말로 하면 호구잡는거죠.

그리고 1회성 추억팔이용으로 팔아 먹었는데 제품에 대한 불만족이 커진다면 결과적으론 브랜드 이미지에 손실만 줄 뿐입니다.

(뭐 모토로라에 더 손실될 브랜드 이미지가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미게에서 노트10이 FHD+ 달고 나온 주제 125만원이라고 가루가 되도록 까였던 전적을 생각하면,

단순 접히기만 하는 스펙 후달리는 1,500달러 짜리 스마트폰이 고평가 받는건 개인적으론 좀 이해가 안가네요.

고평가 받는 부분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실용성과 가능성이 아닌

10년 전 제품을 높은 완성도로 복각했다는 부분에서 고평가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그 좋게 말하면 프리미엄, 나쁘게 말하면 호구 잡는 건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레이저에 열광했던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되는 수준은 된다고 봅니다. 합리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말이죠.

참고로 하드웨어 관심이 덜한 커뮤니티에선 갤럭시 폴드가 또오오옥같은 이유로 까입니다.

200만원이 넘는데 내구성이 약해? 두께가 두꺼워? 무게가 무거워? 앞에 화면이 작아? 등등...

갤럭시 폴드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사용성을 늘린 케이스예요.

그로인해 두께, 무게 등의 희생이 따랐죠. (디자인도)

반대로 모토롤라 Razr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자기 회사의 디자인 컨셉을 그대로 따라간 스마트폰을 만든거예요.

그로인해 성능, 카메라 품질 등의 희생이 따랐죠.

당장 갤럭시 폴드도 일반인들에겐 아직 '그 돈을 주고 사야할 이유가 있는 폰'은 아니에요.

괜히 많은 사람들이 '폴드 살 바엔 그냥 스마트폰 하나에다가 패드 하나 사면 되는거 아냐?'라고 말하는게 아니죠.

(폴드가 제품 대비 비싸게 나왔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말씀하신 논리대로라면 폴드도 지적을 피해갈 수 없다는거죠.

당장 저는 위의 논리 되게 싫어합니다.)

어차피 말씀하신 방향의 폴더블 폰은 못해도 1년간은 삼성과 화웨이의 경쟁 체제일 수 밖에 없어요.

(혹은 삼성의 독주 체제)

그런 상황에서 모토롤라는 '모토롤라가 만든 폴더블 폰'이 아니라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토롤라 폰'을 만들기로 마음 먹은거죠.

똑같이 비싸더라도 플래그십에 빠지지 않는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과 기본적인 성능에 나사 빠진 스마트폰.

근본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보는데요.

폴드나 모토롤라나 둘다 무겁고, 전면 디스플레이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폼팩터의 차이를 베재하고 1,500달러를 받아먹는 전자기기의 기본이 되는 성능을 논하는 건데요.

아무리 하드웨어 성능에 신경쓰는게 HW커뮤니티에 한정된다 치더라도 배터리나 카메라 성능은 일반인들도 민감하게 받아들입니다. 

네, 저도 카메라는 많이 아쉽게 생각해요.

배터리는 뭐 일단 실사용 후기가 나오기 전까진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두고봐야할 것 같고요 :0

개인적으로 1,500달러라는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킬려면,

적어도 타사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과 기본기를 갖추고 난후, 폼팩터와 다른 감성적인 부분에서 차별화 해야 소비자들을 납득 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인 성능에서 나사가 빠졌는데 폼팩터나 감성적인 부분에서 차별화 했다고 소비자들에게 1,500달러 라는 가격을 들이미는건 프리미엄이 아니라 꼼수라고 생각 하거든요.

그게 먹힐거라고 제조사가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라면 스마트폰 시장 자체를 아직도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돈만 많으면 진리의 둘 다죠 ㅋㅋ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 제품이라고 봅니다.

둘 다 "다른" 걸 지향한다고 봐야죠.

갤럭시 폴드는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에 필요한 실용성과 가능성을 제시한 거라면

레이저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를 이용해 10년 전 제품을 복각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니까요.

두 제품 모두 지향점에 맞게 잘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저도 틀렸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오히려 다른 거라면 다른 거죠.

다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갤럭시 폴드는 정말 폴더블 스마트폰에 진지하게 뛰어들어서 주력으로 밀어준다는 느낌이라면, 레이저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폼팩터를 빌린 복각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런데 애초에 저 폼팩터에 뭘 더 넣는다는 거 자체가 힘들긴 합니다.

그러면 대형화가 답이엇겟네요 문젠 그러면 아예 디자인 자체가 바뀔거같지만..

애초에 콘셉트 잡고 팔아먹는 물건이니 뭐...

갤럭시 폴드처럼 종합적인 요소보단 복각에 더 신경 썼다고 봅니다.

복각도 좋긴한데 어차피 팔아먹을 제품이면 좀더 다듬어서 냇으면 싶네요 솔직히 아쉬워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모토롤라 상황 감안하면 그냥 뻥카일 줄 알았는데

나온 게 신기했네요 ㅋㅋ

하긴 이미 구글한테 사실상 특허권 거의 먹힌상황이니까요

그건 그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