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던 손목시계가 망가져서 빈 손목으로 다닌지 두어달이

되어가던 차에 마침 기회가 되어서 전부터 사고싶었던 시계를 구매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시계를 좀 험하게 

다뤄서 망가진것 같아 이번에는 워치와인더도 사고 아껴서 차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오는 길에 데일리 워치로 애플워치6를 한 점 더 들이게 되었습니다. ㅎㅎ

 

저는 레인지에서 가장 저렴한 40mm gps 알루미늄

스포츠밴드 모델로 구입했습니다. 15cm를 간신히 넘기는

난민손목이라 44mm는 버틸 수가 없더라구요.ㅠ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입니다. 가장 저렴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50만원을 넘기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애써 

구입을 미루고 있었는데 진작 살걸 그랬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스마트워치로서의 각종 기능들도 편리하지만

액세서리로서의 시계 자체만 놓고 봐도 이쁘네요.

 

 

 

여기서부터는 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물론 그냥 스마트워치가 편해서 차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애플워치가 마케팅적 측면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계를 사치재로 인식하는

일부 소비자들 시선에서 봤을때 말이에요. 예를 들어서

기존 기계식 시계는 이미 브랜드간 가격과 서열이 고착화 되어가는 시장이라 윗 등급 시계에 대한 부러움과 기변욕구가

끊임없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애플워치는 그 시스템에서 살짝 벗어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기에 기존의

위계질서에 전혀 구속되지 않는다는거죠. 사실 기존의 시계는

예산에만 구애받지 않는다면 돈을 쓸수록 명백히 상위호환격의 제품을 구입할수 있기에 그 자체로 계급도니 뭐니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명품과 비명품을 구분짓고 매체에서도 롤렉스니 

파텍이니 부와 성공의 상징처럼 표현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애플워치가 점유하는 영역에선 돈을 더 쓴다고 해서

애플워치를 대체할수있는 상위호환격 제품을 구입할수 있는게 아니죠.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기에 계급이 없고, 그래서

구매자 입장에서도 본인이 구입한 물건에 성적표가 따라붙는

불쾌감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기존 시계들을

전부 '실용성은 떨어지며 가격만 비싼 구시대의 유물'로

생각할수도 있는 부분이니까요.

자동차로 따지면 테슬라같은 느낌이네요. 기존 제품들 중

마땅한 대체재는 없으면서도 특유의 생태계와 첨단적인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새로운 시대의 명품과도 같은 이미지로

소비자들한테 잘 어필하는것 같습니다. (애플이 명품이다 테슬라가 명품이다 스핀을 돌리려는게 아니라 그만큼 이 두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는것 같다는 말이에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