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혁신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제각각인게 문제인 것 같네요
- 한겹
- 조회 수 329
- 2021.06.23. 17:59
개인적으로 혁신은 단순히 신기술이라고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확산되고, 그로 인해 삶이 방식이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아이폰이 모두에게 거부되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시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다른 기업이 아이폰과 같은 폼펙터를 생산하지 못했다면 혁신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아이폰 이전에도 개념 자체는 있었고, 비슷한 것은 있었죠.
그러나 우리의 삶을 변화할만큼 변화시킨 것은 아이폰이기 때문에 아이폰이 혁신이라고 하는 것일겁니다.
다른 예도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금속활자는 고려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그것은 단지 기존에 있던 활자의 개선 정도로 받아들어졌습니다. 반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인쇄 혁명의 주역이었죠.
그 차이는 시장과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고려는 정치 상황이 좋지 않았고, 종이는 질이 좋은대신 너무 비쌌고, 무엇보다 생산하기 비교적 어렵고 글자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생산된 책을 수용할만큼의 시장도 준비되지 않았죠.
반면 서양은 기술을 받아들이고 재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증기기관도 이미 그리스 로마 시대에 존재했고, 송나라에도 만들어졌다는 말이 많습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 이전에도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증기기관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와트가 효율적인 증기기관을 만들었고,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고 재생산했기 때문의 산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대표적인 혁신의 사례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기술을 시장이 받아들여 이 기술이 시장을 바꾸는 것이고, 이 변화가 다시 삶을 바꾸는 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혁신이 될까요? 폴드는 혁신이 될 수 있을까요?
테슬라 이전에도 전기차는 있었고 자율주행의 개념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만들자 시장에서 수용되었고, 이것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만으로 우리 삶이 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운전이라는 패러다임, 연료와 자원이라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전기차 혁신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 혁신은 테슬라 혼자서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업체가 기술을 받아들이고 재생산하기 때문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폴드는 어떨까요?
폴드만을 두고 본다면 혁신을 말할 수는 없을겁니다. 폴드 자체는 단지 화면을 접은 태블릿 혹은 휴대폰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삼성은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는것 같습니다.
폴더블 휴대폰 뿐 아니라 롤러블 휴대폰을 개발 중에 있고, 롤러블TV, 폴더블 모니터, 태블릿이 공개되었거나 공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삼성만이 접으려고 하지 않죠. 다른 기업도 접으려고 하고, 심지어 애플도 화면을 접으려고 합니다.
화면을 접고 거대한 화면을 들고 다니는 것, 그 자체가 혁신입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은 단단한 화면, 접는 기기도 화면을 접는 것이 아니라 주변 악세서리를 붙이고 접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화면을 접음으로써 화면을 마는 것, 옷감이나 주변 가구 등에 붙이는 것 등으로 이어나가고 이로써 우리의 삶은 변화할 겁니다.
그리고 그때 삼성의 폴더블 시리즈는 그러한 삶의 변화를 시작한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실 폴더블에 맞는 소프트웨어는 부차적인 것입니다. 그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은 폴더블 확산에 대한 마중물일 뿐이고, 충분히 폴더블이 사회의 주류가 되었다면 이미 소프트웨어는 거기에 따르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반면 폴더블의 실패는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업체가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재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변화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폴더블은 다시 폴더블과 다양한 이종 디스플레이가 대중화 된 이후, 시대를 너무 앞선 제품으로 기억될 뿐일겁니다.
폴드 이전에도 화면을 접는다, 옷에 붙인다, 안경으로 쓴다와 같은 개념은 있었고 실제 제품으로 나와서 눈길을 끈 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폴더블은 시장에서 반향이 꽤 크고, 타사에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재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제가 생각하기에 폴드는 이제 혁신에 발을 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S22U.2022.2.22
이미 있는 개념을 구현한다고 혁신이 아니라면 금속활자도, 증기기관도 혁신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애플의 아이폰도 마찬가지로요.
말씀하신 혁신은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인데 바퀴나 불의 사용, 농경의 시작 정도로 굉장히 협소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미 있는 개념이라면 아이폰 역시 SF소설이나 미래학자들의 논의를 통해 예언된바 있습니다.
또 터치스크린, 컴퓨터 역할을 하는 휴대폰, 앱을 받아서 사용과 같은 요소는 이미 있었죠.
애플 아이폰이 혁신인 이유는 개별 요소를 모아 완성시키고, 이전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개념을 현실화했기 때문입니다.
없던 개념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요.
그렇다면 폴더블디스플레이과 이로인해 촉발될 각종 이형 디스플레이도 혁신이 될 것이라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우리의 휴대폰에 대한 개념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요소를 가져와 보죠.
터치, 휴대용컴퓨터, 무선 데이터연결, 전화.
8, 90년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때 손에 컴퓨터를 들고 쓸 거야, 화면을 직접 만져서 쓸 수 있을 거야라는 상상을 했고, 그렇게 미래에 대한 개념은 형성되었습니다.
때문에 아이폰이 이러한 개념을 현실화 했을 때 사람들이 열광했던것이겠죠.
이처럼 폴더블 디스플레이이나 홀로그램과 같은 미래 기술에 대한 개념이 충분히 있는 상황이지만(물론 아이폰의 등장 이전의 스마트폰과 다르게 더 구체화되어있습니다만, 이는 각종 미디어 매체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미래 기술 예측의 편의성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실현하고 이로 인해 삶을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혁신이라고 할만 할 것입니다.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만 봐도 손가락 두개로 줌을 하고터치 몇번으로 인터넷 웹브라우징이 되고 지도에 스타벅스를 검색했더니 자동으로 위치와 전화번호가 뜨고 등등..
단지 정전식 풀터치스크린이 기술적으로 신기한걸 떠나서
그 기술이 세상을 바꿔나갈 방법을 너무나 간단하고 명료하게 모두에게 각인시켰죠.
폴더블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터치스크린 못지 않게 센세이셔널하기는 한데 그래서 삼성이 어떤 방향성을 제시했는지는여전히 의문스럽습니다.
본문에 말씀하신 대로 시대와 상황이 받아들여 줘야 비로소
아이디어가 혁신으로 현실화되는것이겠지만,
기술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과 비전 제시를 통해 시대와 상황을
설득하는것 또한 기업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봅니다.
바로 위에 예시로 든 프레젠테이션의 경우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