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비전프로는 아직은? 이라고 생각되요.
- 바다감초커스타드크림
- 조회 수 602
- 2023.07.17. 20:06
언젠간 붐이 옵니다! 붐은! 이라고 하기엔
다른 커뮤니티에도 쓰긴했지만,
1.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쓴다는 것에 대한 귀찮음과 두려움, 그리고 아픔.
- 어찌되었든 애플 비전프로도 무언가를 써야하는 기기죠. 제가 퀘스트니 뭐니하는 VR들 다 썼을 때 가장 짜증나는게 바로 이 무언가를 쓴다는 행동입니다.
- 일단 머리 세팅이 다 망가지는게 가장 싫었어요. 옆을 누르든 정수리를 누르든 그 부분은 정말 뭐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하루종일 집에 있을 때만 사용했는데, 저걸 만약 산업 현장에서 쓴다면 저는 거부하겠습니다. 하루종일 머리 눌린거 보기 싫어요.
- 그리고 은근 목이나 코, 그리고 이마가 아픕니다. 계속 어찌되었든 무언가로 지탱하면서 쓰는 형태가 되어야하는데, 오래 사용하다보면 결국 이곳저곳이 다 아픕니다. 근데 저걸 8시간 동안 일하면서 쓰라면 사표 쓰겠습니다.
2. 컨텐츠를 받쳐줄 컴퓨팅 사양에 대한 우려
- Apple Sillicon 강력하고 좋아요. 진짜 저도 인정합니다. 전성비가 엄청 뛰어나죠. 저도 m1 맥북이 있는데, ARM에서 오는 기능 제한?(제가 좀 이리저리 특수하게 씁니다)을 제외하면 괜찮습니다.
- 근데, Apple에게 항상 의구심을 가지는건 3D Graphics 환경입니다. 외부 GPU를 받아들일 수 없는 환경 특성상 항상 발열과 쓰로틀링에서 자유롭지 못하더라구요. 특히 Apple Sillicon 환경에서 더더욱
- 안그래도 고해상도 UI를 뿌리는 중에 여러 센서 통제 - 물론 이건 다른 칩을 쓴다지만 - 기타 여러 렌더링 작업들을 한다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영역에서는? 어떻게 되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애플은 아직 3D 게이밍에서는 전 엄지를 올릴만한 영역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 칩을 3090이었나? 그런 그래픽 카드와 비교해서 더 우월하다고 했던 그 프리젠테이션은 아직도 이불킥해야할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 통상 다른 VR 기기들은 외부 GPU를 이용해서 고해상도의 3D 환경을 구현해주거나, 아님 퀘스트처럼 애초에 모바일 영역까지 내려와서 엉성하지만, 타협을 보는 해상도로 조절하는 경향이 있죠.
- 애플은 후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일반적인 해상도보다 더 고해상도의 특수한 환경에서 지금껏 증명하지 못한 3D 환경을 VR 환경에서 구현할 지는 아직 물음표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3. 그래서 500만원 가까이를 주고 이 기기를 살 이유는? 퀘스트가 우는데..?
- 3번째가 가장 커요. 그래서 얘 가격이 500이래! 라고 하면 산업 현장 말고 어느 곳에서 살 지 생각이 안 듭니다.
- VR 한참 핫했던 시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바로 가격이었죠. 기기만 200, 컴퓨터는 최소 200.
- 그걸 깨고 나왔던 퀘스트가 VR계를 천하평정을 해버린건 가격과 성능의 적절한 타협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만 사면 되는 가격! 50~60!
- 그렇게 해서 퀘스트와 비전간의 컨텐츠적인 부분에서만 보면 큰 차이도 없어요. 물론 기기 완성도는 어마무시하게 차이나지만, 가격이 무려 10배입니다. 10배. 차이가 안나면 이상한거에요.
- 일반 가정집에서 컴퓨터 안 사고, 한 번에 한 명만 사용이 가능하고, 주변에서 절대 이 사람이 뭐 하는 지 같이 볼 수도 없는 기기를 사는데, 500만을 들여야 한다고 보면, 저는 먼저 이 생각 밖에 안듭니다.
그 돈이면 뜨끈하고 거대한 OLED TV에 PC 따땃하게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지 왜?
- 써보면 끝내줄꺼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그걸 다 가로막는게 가격입니다.
- 혹자는 에어팟 생각하라! 에어팟도 그 가격 욕먹었는데 지금은 대중화되었다! 라고 하는데....... 30만과 500만을 어떻게 그렇게 비교합니까... 말도 안되는 억빠의 영역이에요.
- 에어팟은 착용하고 나다니면서 오~~랫동안 내가 좋아하는 컨텐츠를 즐길수라도 있지, 얘는 500이라는 거금 들여서 내 집, 내 사무실 한정으로 2시간 쓰고 벗어야 하는 물건인데, 질적으로는 우수해도 양적으로는 너무 거부감이 듭니다.
비전 솔직히 좋습니다. 저는 좋다고 봐요. VR 써본 입장에서 저변이 넓어지는건 참 좋다고 생각해요.
근데 500은 선넘었고
기존 VR의 단점은 아직 못넘었고
그렇다고 킬러 컨텐츠는 모르겠고
그래서 아직은 부정적입니다.
초반엔 좀 팔릴꺼에요. 애초에 물량을 적게 뽑거니와, 전세계의 얼리어답터들이 사줄테니까요.
그 때 또 "거~봐라! 애플이면 해낸다!" 하실테지만, 깔리는 댓수를 보고 판단을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생산량도 보수적으로 잡은듯하고, 적은 댓수를 토대로 매진의 마케팅을 펼치려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일단은 절대적으로 보급형 비전이 나와야 뭘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닌거 같아요.
피핀2는 되지 않겠지만, 아직은 익지도 않은 씨앗이라 많이 쓰게 느껴집니다. 소화도 못시킬 것 같구요.
다른걸 다 떠나서 일단 첫번째 제품은 유선배터리가 가장 큰 에러로 보입니다.
아니 기껏 스탠드얼론으로 만들어놓고 대체 무슨 짓인지... HTC 바이브가 매니아들 전유물로 고전하다가 과감하게 저성능이지만 선을 없앤 퀘스트2가 2천만대 이상 팔리는 대박을 치고, VR이 아니라 음악듣는 이어폰/헤드폰조차도 선 없는게 편하다고 음질 포기하는 시대에...
애플 하드웨어 기술 수석 부사장 조니 스루지를 비롯해서 애플 내부의 엔지니어들도 올해 비전프로 발표를 반대했다고 하죠. 아직 기술이 준비가 안됐고 적어도 2025-2026년까지 봐야 한다고...
지금 당장은 당연히 몇십만 대도 겨우 생산하는 지경이라고 하지만 전 그 언젠가를 3년 정도 후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에는 현재 보수적인 전망을 취하시는 분들의 예상과는 시장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쯤이면 저렴해진 비전 헤드셋이나 글래스가 최소 1종은 나와 있을 거고 메타도 퀘스트를 계속 내놓았을 거고 삼성이랑 중화권도 헤드셋이나 글래스를 한 두 개 내놓았겠죠. 모바일 제조사들의 XR 시장 참여가 생각보다 더 치열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