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통계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IDC, 카운터포인트 등에서 전부 6대 상위 브랜드가 균등한 수치로 집계됐습니다.

 

단편적으로만 보면 완벽한 자율경쟁시장인 것 처럼 보이기도 하죠

 

 

 

특히 중국제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최근 엄청난 카메라 섬을 비롯해서

스펙을 끌어올리는데 열중하는 동안 삼성의 갤럭시가 여유부리는건

IT덕후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삼성이 너무 위기감이 없는게 아닌가 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고의 스마트폰을 다투는 프리미엄 부분이라면 시장이 어떨까요?

애플은 2023년 점유율이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모두를 압도하고 있으며,

삼성은 애플의 24%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미 그것만으로도 다른 안드로이드 브랜드를 합친 것 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중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 출시에 대해 미적지근하고,

글로벌 출시를 한다고 해도 중국 내수용 제품에 비해 가격은 수십% 이상 오르는건 기본에

색상이나 램, 스토리지 등의 사용자 선택 권한이 제한되거나 판매경로 자체가 제한적인 영향도 있어

마치 "우리는 내수 13억 시장만으로도 충분해" 라고 보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직전인 2020년 상반기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화웨이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샤오미, 오포, 그리고 당시까지만 해도 있던 삼성과 기타를 모두 합쳐야 12% 에 불과했으며

여기서 삼성을 빼면 화웨이를 제외한 중국 브랜드의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은 겨우 9.5%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화웨이 제재가 시작됐습니다.

 

최신형 칩을 구매할 수 없는데다 중국에서는 칩셋을 만들 수 없던 화웨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잠시 포기해야 했고, 이 빈자리는 오포,비보,샤오미(OVX) 같은 중국 내수 경쟁업체들에겐 먹음직한 자리로 보였습니다.

실제로 OVX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와 협업을 발표하며 카메라를 강화하고 프리미엄한 가치를 내세우기 시작한 때 역시 이 시기입니다.

 

애플의 빈 자리는 어차피 가져올 수 없다,

그렇다면 화웨이의 빈자리라도 먹어보자는 이들의 전략은 성공했나요?

 

 

 

화웨이가 부활하기 직전인 2023년 상반기 $600 이상 프리미엄 시장의 중국 점유율에서

OVX 는 화웨이의 프리미엄 시장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화웨이의 빈자리는 애플이 그대로 가져왔고, 애플 역시 중국 시장을 더 소중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죠, 화웨이는 최신형 칩셋을 사용할 수도 없어 구형칩셋 단말을 고가에 팔면서도 중국 내 경쟁사를 여전히 모두 압도하고 있었으며, 2020년에 비해 삼성이 사라지긴 했지만 사실상 화웨이의 자회사인 아너를 화웨이 점유율에 포함한다면 중국 내 브랜드가 화웨이에게서 가져온 프리미엄 점유율은 겨우 5% 조차 되지 않습니다.

 

엄청난 가성비,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온갖 미사여구를 붙인 스펙 자랑을 하던 3년의 기간이

그냥 사실상의 자위행위에 지나지 않았음에, 중국 내수시장에 만족해 글로벌 시장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라,

내수시장에서도 선방하지 못해 글로벌 여유따윈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2023년 하반기부터 화웨이가 자체 칩셋으로 돌아오며

경쟁사보다 3세대 정도 낮은 플래그십 성능에 가격은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급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없어 대기를 걸어야 간신히 살 수 있는 등 "스펙만능주의" 라는 개념에서 이탈해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을 다시 모두에게서 빼앗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기업의 몰락에 가성비를 무기로 기회를 찾던 OVX,

하지만 해외 브랜드들과 협업하던 중국 브랜드들의 협업 중단 루머나

자체 칩 개발 중단,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시 기간 연장 루머 등의 안좋은 소식들은

대중들이 원하던 것은 단순히 스펙이 아니라 쌓아온 브랜드 가치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