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갤럭시워치 디자인에 대한 짧은 소견
- 프라페노
- 조회 수 854
- 2018.08.12. 18:19
시계에도 짧게나마 취미를 가진 입장에서 갤럭시 워치 디자인을 한번 얘기해보겠습니다
일단 '두텁고 돌아가는 베젤'이라는 특징을 가진 갤럭시 워치는 누가 보아도 다이버워치를 닮은 컨셉입니다.
흔히 '인서트' 라고 부르는 잠수시간을 가늠하기위한 타이머 기능을 하는, 손으로 돌리면 뱅글뱅글 돌아가는 배젤을 가진게 다이버 워치의 특징 중 하나지요.
다이버워치라 하면 거의 모든 기계식 시계 브랜드들이 내놓는 제품군 (브랜드 컨셉 자체가 항공시계인 브라이틀링에도 다이버워치는 있습니다!) 중 하나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인지도있고 & 그 브랜드가치가 적당히 높으며 & 제품 자체의 인기도 훌륭한 시계를 꼽으라면 롤렉스 서브마리너와 오메가 씨마스터가 꼽힐 겁니다
(적당히 높다는건 너무 높지도 않다는걸 의미합니다. 브레게 마린같은건 흔히 접하기 어려운 시계니까요.)
이 중에서도 라인업이 집중화되어있는 롤렉스보다는 라인업이 다양화(라 쓰고 난잡하다고 하는)되있는 오메가를 봅시다.
대표 다이버 워치는 첫째 짤의 씨마스터 입니다. 다들 어디선가 한번쯤은 보았을법한 바로 그 디자인코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죠.
짤방은 다소 고급라인업인 콤비이지만 디자인코드는 같습니다. 이번 2018 바젤 씨마스터의 특징 중 하나인 러버밴드가 착용되어 있네요.
제가 왜 이렇게 이야기를 구구절절히 꺼내냐면은 갤럭시 워치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인
'본체와 색상이 다른 투톤의 베젤'
을 나름대로 이해해보기 위함입니다. 통상의 다이버워치들은 원래 베젤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색상이나 심지어는 다른 재질을 사용하는게 일반적이거든요. 가장 흔한 조합은 은색의 스테인리스 스틸 몸통에 검은색 배젤입니다. 첫째 짤의 신형 씨마스터만 하더라도 몸통은 스테인리스 스틸이지만 배젤은 검은색 세라믹을 썼습니다.
일부 분들의 주장처럼 본체와 배젤의 색상을 검정색 등으로 통일시키자면 2번째 짤 같은 느낌이 나게 됩니다.
두터운 배젤의 다이버워치 혹은 레이싱워치류의 디자인 코드를 따르면서도 본체와 배젤의 색상을 통일하면 둘 중 하나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지적하듯 종로시장 돌핀시계같은 느낌이 나거나
두번째 짤 시계같은 느낌이 나지요. 근데 이 시계같은 느낌이 나려면 재질을 좀 좋은걸 써야합니다. 참고로 두번째 짤의 시계는 지르코늄을 썼고 리테일가는 1,400만원입니다. 네 천사백이요.
그럼 이렇게 구구절절히 갤럭시 워치의 디자인을 실제 스위스시계와 비교하며 어떻게든 해석해보려 노력하는 저는 이 시계를 쉴드쳐주고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갤럭시 워치의 디자인은 그 컨셉 설정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너무 여기저기 둘러보며 너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워치를 물론 기존 시계와 닮게 위화감없이 디자인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고 어느 선에 도달해서는 독자적인 디자인 코드를 넣어야 하는 법입니다.
개인적으론 삼성의 스마트워치가 가장 아름다웠던건 기어S2 플래티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스위스 시계들의 디자인을 적당히 재해석하면서도 적당히 독창적이었고 적당히 이뻣습니다.
기어S3부터 갤럭시워치에 이르기까지는 뭔가 약간 헤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