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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영화제 2일차 썰.txt

 

전주국제영화제는 2일에 개막을 했고 3일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상영을 시작했습니다저는 3일 새벽에 와서 4일 새벽에 귀환하는 스케쥴로 전주에 왔고 말입니다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전주에서, 3일 날 제가 보았던 것은 2회차 3회차 4회차의 <하나레이 베이>, <엄마에게로의 여행>,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였습니다이 영화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오늘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그 다음 날인 4일에 있었던 영화들입니다.

 

오전 8시 30분쯤에 숙소를 나와서 거리를 어슬렁거리던 저는어제 오자마자 게스트 배찌로 예매한 오늘 오전 10 30분 영화가 시작하기까지는 여유가 있으려니 하고 생각했었습니다그리하여 자금을 아낄 겸 버스를 탈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만아무쪼록 작게나마 사치를 부려보고 싶어 택시를 부르게 되었습니다빠르고 간편한 카카오택시를 잡아서 전주 영화의 거리 앞에 내린 시점이 약 8시 50여 분쯤이후 잠깐 동안 걸어서 게스트 라운지로 향했습니다만아니이게 웬일입니까아침부터 사람 소리가 너무 많은 겁니다.

 

 

2019-05-04 09.01.14.jpg

<이젠 가망이 없어… (X)>

 

 

이 사람 소리에 제가 놀란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제 오전에 도착한 저에게 이 라운지는 텅 비어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금요일, 그러니까 평일에 영화제로 내려올 사람은 많지 않다는 점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목격한 것은 현장예매가 풀리는 오전 9시에 맞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광경이었습니다. 그 수는 돔 입구에서 돔 바깥쪽까지 길게 늘어선 약 300여 명의 인파였습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줄의 시작이 어디인지 몰라서 잠시 헤맬 정도였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게스트 배찌로는 하루에 4편까지만 발권이 가능하기에, 어제 도착한 저는 3일의 234회차와 4일의 1회차 표까지만 예매했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를 해두었기에 별로 상관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가난한 학생에게는 현장에서 표를 무료로 예매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일단 줄은 서면서 말이죠.

 

스마트폰을 열어 구글 크롬에 전주국제영화제 사이트를 열고는 사무국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가 어렴풋이 보았던 전주국제영화제의 여러 예매처 중 한 곳이 프레스 센터였다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무래도 프레스는 여기에 서 있는 일반 관객들보다 줄이 짧은 것으로 기대한 것이었죠. 그렇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한 결과, 프레스 센터(게스트 센터이기도 합니다)에서 예매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는 줄을 이탈해 부리나케 센터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부리나케 센터쪽으로 달려가니 그래도 줄이 있기는 했으나 약 20명 정도밖에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제 바로 앞에는 교수님과 친한 선생님이 있으셔서 대기하는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분은 작년 전북가족영화제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으셨던 곽효민 선생님이셨고, 전에 저에게 단편 네 개를 묶어서 상영할 때는, 두 번째로 재미있는 것을 첫 번째로, 가장 재미없는 것을 두 번째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세 번째로 배치해야 해요.”라고 알려주셨던 분입니다. 이렇게 배치해야 하는 이유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재미없는 영화를 앞에 틀면 관객분들이 자리를 떠나고, 재미없던 영화들이었더라도 마지막이 재미있으면 단편 전체가 좋은 인상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어찌 됐든 15분여 정도의 대기 끝에 제 순번이 왔고, 미리 적어둔 보고 싶었던 영화 목록에서 소중한 영화들을 꺼내었습니다. 지프지기 (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분들)분께 제가 예매할 두 편의 영화 <폴 샹셰즈가 돌아왔다> <준하의 행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때 2회차의 <폴 샹셰즈>는 여유가 꽤 있던 모양인데, <준하의 행성>은 아주 정말로 다행이게도 제가 마지막 한 자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아시나요. “한 자리가 남아있네요. 드릴까요?”라고 말씀하시던 지프지기님의 그 목소리가 어찌나 선명하게 제 귀에 들려왔는지를 말입니다. 보고 싶었던 영화였던 터라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로 그것을 손에 거머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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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최종단계야…(O)>

 

 

1회차의 <애틀란틱 시티>를 보고 나서 GV를 거치고 나니 시간이 한 1230여분으로, 근처 CU편의점에 가서 토마토 제육치즈 도시락 뭐시기3,900원으로 사 먹고 나니 시간이 1시쯤이 되었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 다음 영화가 시작하는 오후 230분까지 무엇을 할까 하고 생각하던 저는, 아무래도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쉬고 싶어서 프레스 센터 2층에 마련된 프레스 룸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쉬다 보니 스타워즈 복장을 한 분들이 자꾸만 올라오시는 겁니다. 그와 동시에, 바깥에서는 스타워즈의 그 유명한 음악들이 장엄히 들려오고 있었죠. 이에 저는 속으로, “전주 돔에서 스타워즈를 상영하고 팬퍼레이드를 하는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게 맞았습니다. 다만 이때 제가 재미있게 생각한 것은, 팬퍼레이드를 하시는 분들이 27도라는 더운 날씨에도 스타워즈에 관한 열정 하나만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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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짝등짝을 보자…!>

 

 

1.jpg

<날이 더웠음에도 포스를 잃지 않으시는 스톰트루퍼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그리고 210여 분쯤에이제 곧 영화가 시작하겠구나. 미리 가 있어야지.”하고 생각하면서 CGV 전주고사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폴 샹셰즈>2시에 시작하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예매하기 전에 보험 삼아 온라인으로 예매했던 기존 표가 230분에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폴 샹셰즈>도 그럴 것으로 착각해버린 겁니다. 따라서 219분에 상영관 앞의 지프지기님께 도착한 저는,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이 지나면 들어갈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서 입장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다음 영화인 <준하의 행성>이 시작하는 430분까지 시간이 붕 떠버린 저는, “이참에 잘 되었구만.”하고 생각하면서 방문기로 보낼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트북이 없는데 어떻게 작성했느냐구요? CGV 전주고사에는 영화제 기간 동안 방문객들에게 대기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노트북들을 10대가량 배치해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원고를 쓰고도 시간이 남아서 사진까지 첨부를 하니 시간은 금방 흘러서 430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전주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준하의 행성>을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이 글이 방문기이기에 상세하게 다룰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전주국제영화제가 마련한 뉴트로 전주 클래스라는 심층 GV 프로그램은 정말로 좋았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진입한 전주 영화제가 선택한 것이, 디지털로서의 삼인삼색에서 뉴트로라는 이름의 새로운 과거라는 것에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2.jpg

<영화 만비키 가족에서 기키 키린 여사님의 대사를 인용하며, “고마웠어전주!”>

 

​​​​

끝까지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을 위해 맺음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전주로 올 때와 같은 엇갈림은 귀향길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영화의 거리에서 전주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준하의 행성>을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의 도입부에서 우리는 우주 안의 여러 행성들이 공존하고 있노라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요컨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하나의 우주라면, 우리는 그 속의 행성인 셈입니다. 이때 감독님께서는 GV를 통해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행성들은 머나먼 우주 안에서 서로를 스치며 소리를 내고 그것이 어울림이라는 이름의 음악이 되지만, 어떤 행성은 너무나 외로워서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없기도 하다. 그게 아마 준하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말입니다. 이에 저는 그 말을 이렇게 다시 써보고자 합니다. “영화라는 우주가 있다면 그 속에서 어떤 영화는 너무나 외로워하는 게 아닐까요. 이해할 수 없는 이미지와 서사를 지니고 있더라도, 그러한 거리 자체는 그와 우리의 거리가 아니라 단지 우주라는 공간에서 올 뿐인 차가움인 게 아닐까요.”

 

 

영화를 보며 감기약 때문에 졸았던 <엄마에게로의 여행>과 부주의로 인해 놓쳐버린 <폴 샹셰즈>, 그리고 열차의 연착으로 인해 놓쳐버린 <맛있는 가족>에게 미안함을 보냅니다.

 

댓글
12
글쓴이
숲속의참치 FlatSound 님께
2019.05.05. 13:14

영화제라는 게 일반인들에게는 '제'쪽이 더 부각되고, 영화인에게는 '영화'쪽이 더 부각되는거긴하죠. 그래서 저도 이틀동안 영화만 내내 보고 왔습니다.

[숲속의참치]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범죄자호날두
2등 범죄자호날두
2019.05.05. 13:16

와 미친 스타워즈 코스프레 한 분들 더워 죽겠다 ㄷㄷ

[범죄자호날두]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글쓴이
숲속의참치 범죄자호날두 님께
2019.05.05. 13:17

저분들 다 팬입니다. 한 백여분 넘게 게셨고, 여성분 반 남성분 반이었네요. 취재룸 앞에 팬 대기실 있었는데 거기서 다들 밥먹고 하시더군요. 중요한건 반절 이상이 외국분이셨습니다. 중국어 일본어 미국어 기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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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변증
3등 기변증
2019.05.05. 13:27

바쁘게 움직이셨군요. 곽효민 선생님이 말씀하신 단편 상영 배치 이야기가 작년에 졸작 상영화 갔을때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첫번째가 최악으로 구리고 두번째가 좋았었는데 말이죠.

 

스타워즈가 하는줄 알았더라면 갔을텐데 여러모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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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숲속의참치 기변증 님께
2019.05.05. 13:34

퍼레이드는 모르겠고 피규어는 스탬프 4장 모아오면 매일 선착순으로 주니까 평일에 시간내서 오시면 하나 받을 수 있어요

 

실물 봤는데 A4 종이 보다 살짝 작은 크기의 스톰트루퍼 피규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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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변증
기변증 숲속의참치 님께
2019.05.05. 13:36

저에겐 포스터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망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기변증]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A7S2
2019.05.06. 14:53

진짜 501군단 개간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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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숲속의참치 A7S2 님께
2019.05.06. 16:22

저게 501군단인가유 ㄷㄷ

[숲속의참치]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A7S2 숲속의참치 님께
2019.05.06. 16:29

Screenshot_20190506-162348_Chrome.jpg

깃발도 들고있네염ㅋㅋ

501군단이라고 스타워즈 코스어들 단체입니다

 

스타워즈에서는 원래 아나킨과 주력으로 활동했던 군단으로 엘리트 클론트루퍼들이 활동했었죠

오더66이 지령되자 다스베이더와 함께 제다이 사원에 들어가 제다이들을 학살하던 군단으로

후에는 다스베이더 휘하에 있던 엘리트 스톰트루퍼로 됩니다

 

아이구 저도 모르게 덕심이....

여고생쟝은 잔인한 전쟁물을 싫어해서 잘 모르는거시에여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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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숲속의참치 A7S2 님께
2019.05.06. 16:36

그러니까 저런 코스어 단체가 해외에서 한국까지 왔다는거군요 ㄷㄷㄷㄷ

 

저는 그분들 대기실 옆에 있었는데 언어가 다양하더라구요

 

 

[숲속의참치]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A7S2 숲속의참치 님께
2019.05.06. 18:13

국내분들도 많이 갔더군요ㅎㅎ

워낙 큰 단체여서 다인종일겁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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