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20년 있으면 자기차를 가진다는 개념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비온날흙비린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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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0. 22:49
완전한 자율주행이 나온다고 칩니다.
여러분이 한 4000쯤 주고 완전 자율주행 차를 한대 뽑았다고 칩시다. 이걸 그냥 기사 딸린 차처럼 쓸까요?
어떤 사람이 와서 제안을 합니다. "내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나 열었습니다. 해서 우리 회사에 가입만 하시면 당신 차를 택시로 운행이 가능하게 개조해드리겠습니다. 처음에 개조비 약간만 내신 이후에는 당신이 차를 안 탈때 차가 스스로 영업을 뛰게 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도 아주 적게 받겠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신 하루 24시간중에 최소 20시간은 차를 차고에 짱박아두는데 뭔가 아깝지 않습니까? 공짜로 택시 기사를 하나 부릴 수 있는 기회라구요!"
해서 당신은 100만원을 주고 차를 개조를 했습니다. 그리고 출퇴근할때만 그걸 타고 나서 남는 시간은 전부 영업을 돌렸습니다. 매일 한 5~10만원쯤 들어온다 치면 짭짤하겠죠? 차 감가같은걸 고려해도 충분히 남을겁니다. 절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율주행 차를 산 사람들은 전부 이 회사의 회원이 되어 자기 차를 택시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다 칩시다. 근데 여기서 끝날까요?
당연히 저 업체들은 쓸데없이 차주의 차량을 빌려서 영업을 하지 않고 직접 차량을 사서 굴리기 시작할겁니다.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길거리에는 타다나 유인주행 택시보다 자율주행 택시가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럴거면 택시 타지 굳이 내 차를 살 필요가 없지 않나?"
지금의 내연기관 수동운전 자동차 시대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노동력에 대한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데다가 또 기름값 대비 차량 구매 비용이 저렴한 편입니다. 때문에 택시는 초기 비용이 적은편이고 유지비가 크게 들어가기 때문에 운임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같이 직장 출퇴근을 택시로 했다간 택시비만 100만원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다릅니다. 차량 자체의 가격은 올라가겠지만(전기차가 기본적으로 더 비싸기도 하고, 자율주행 기술도 당연히 돈을 먹을거구요) 유지비가 턱없이 낮습니다. 연료비부터가 터무니없이 저렴한 편이고 차량의 내구도는 훨씬 높은데다가 유지보수할 거리도 엄청나게 줄기 때문에 비싼 자율주행차를 대량으로 구매할 여력이 있는 거대 자본이 초반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서 서비스를 시작할 수만 있다면 택시 운임이 매우 저렴해질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의 수동운전 내연기관 차량은 차값이 싸고, 인건비가 비싸며 차량 유지보수비, 유류비는 상당히 큰 구조입니다. 때문에 누구나 택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으나(아 택시 번호판 문제는 무시합시다)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보기는 힘든 구조입니다.
근데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값은 올라가고, 차량 유지비는 크게 줄어들고, 운전자 월급을 줄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매우매우 좋은 조건입니다. 덕분에 자율주행시대가 올 경우 택시 운임은 매우 크게 줄어들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GM이 직접 택시를 굴려본 결과 실제로 약 40%의 비용 절감이 확인되었다네요.
비즈니스인사이더 말대로라면 자율주행차량 요금이 지하철보다 싸지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에 뭣하러 수천만원씩 주고 자기 차를 뽑겠습니까? 핸드폰에 말 한마디만 하면 알아서 집앞에서 기다리는 택시가 지하철보다 싼 세상에서 말이죠.
제 생각에는.. 이제 좀 있으면 자기손으로 수동운전을 해본 사람은 틀딱취급 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겁니다. 자기차를 운전하는게 로망인 사람이라면 서두르는게 좋을거 같네요. 21세기의 인력거가 퇴출당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