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가르쳐주질 않습니다
- ONN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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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02. 01:36
제목은 국가라고 했는데, 이 국가라는 건 정부만 의미하는 게 아니고 전국민, 선생님, 부모님 등 멘토 모두를 이야기합니다.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열심히 가르치는데, 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는 가르치질 않죠. 나라가 거대한 모던 타임즈의 톱니바퀴 안에 갇혀있습니다.
대학교를 보면 공대가 굉장히 비대하고, 다른 학교, 특히 인문대는 하나둘씩 과를 폐지하고 그나마 나라에서 재정을 지원해주는 국립대 밑으로 기어들어갑니다. 정말 비극적이게도 도도새마냥 과가 멸절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류학과 중에서 고인류학은 서울대학교를 제외하고 사라져버린 것으로 알고있고, 이제 한국에서 '한국인은 어디에서 온걸까?'라는 질문을 궁금해하는 어린 아이는 아무런 이유 없이 '비인기과라도 서울대학교를 가겠다'는 희망을 걸고 지원서를 꽂아넣는 사람들과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마땅히 저 아이가 뽑혀야겠지요. 하지만...
어른들도 전세계에서 경험하지 못한 경제성장을 겪은 마법의 나라에 떨어진 도로시처럼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해주는 '놀고 싶으면 / 연애하고 싶으면 / 취미생활 하고 싶으면 대학교를 가라'는 결국 자신들도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에 대답을 미루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왜' 내가 공부를 하고, 내가 '왜' 일하는지 대답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시밭길을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리며 고행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보자면 인적 자원이라는 말도 참 잔인하죠. 왜 사는지를 찾지 못하니 결국 국가를 위해서 나를 희생한다는 대의명분이 아니고서는 이 고난을 버틸 수가 없는겁니다. 세계의 자원이 없는 나라는 많고 많지만, 그 중에서 한국의 자살률이 독보적이라는 건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할 일입니다.
이렇게 불만을 토하고 있지만 저 또한 결국 투덜대기만 하는 찌질이에요... 결국 해답은 내놓지는 못하고 있죠.
하지만 저는 만일 제가 챙겨야 할 아이가 생긴다면 절대로 대학교 가면 놀 수 있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을거에요.
상황이 이해는 되는게 5~60년대 부모님 세대들은 어린시절 이렇다 할만한 취미 혹은 놀이 문화가 없었고 거기다 그때 허송세월보낸것을 후회할만한 결과물을 이미 봐왔죠 (ex) 시골에서 공부 열심히해서 공고-대기업 or 대학원까지간 동네 친구 혹은 지인들)
그렇다보니 자식세대한테 무조건 높은 지위를 강요하고 취미는 죄악이 되고 그렇게 너도나도 높은 눈높이를 갖추었지만 현실은 상위 몇퍼센트만 그 지위를 누릴 수 있고
어릴때부터 다져진 기준을 충족시키지못해 부모세대한테 질책받고 자신한테 실망하고
실패 후의 인생에 대해서는 배운적이 없어서 방황하게되고
시민의식이나 노인빈곤,부가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현상 이런것도 문제지만 평범한 삶이라는 기준이 한국인을 옥죄는거 같아요
뭐, 한국의 자살률이 높게 나오는건 노인자살률과 노인빈곤률이 극악을 달리는지라..
향후 경제구조 개선과 복지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해야하지 않을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