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한 닢
- Alternative
- 조회 수 120
- 2020.11.27. 21:45
내가 미코에서 본 일이다.
미붕이 하나가 자게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드립 하나을 보여주면서,
"황송하지만 이 드립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자게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자게 상주러는 미붕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추천을 꾹 누르면서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알림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미코에 자꾸 접속하며 얼마를 가더니 또 자게를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다른 드립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재밌는 컨텐츠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자게사람들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드립 어디서 훔쳤어?" 미붕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커뮤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재밌는 글을 빠뜨립니까? 비추천은 안 주실 거죠? 어서 추천 주십시오."
미붕이는 손을 내밀었다. 자게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추천을 눌러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메인으로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알림이 지워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스크린 위로 그 알림창을 누를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알림들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추천을 눌러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신고와 차단하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주작한 것이 아닙니다. 알림테러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관심을 줍니까? 메인 추천글 하나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추천 하나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알림을 몇 개씩 모았습니다. 이러기를 4일을 하여 겨우 이 귀한 알림 뭉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알림 갯수을 얻느라고 나흘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숫자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알림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그냥 알림 200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그냥 알림 200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찢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