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타자 관련 소회
- 연말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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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2.29. 12:02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컴퓨터 학원을 다녔고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공부를 그 때부터 했습니다.
따지고보면 인생을 뒤돌아 봤을 때 늘 컴퓨터와 붙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엔가 아버지께서 컴퓨터라는 걸 좀 가르쳐 달라시며
평상시엔 앉지도 않으시던 컴퓨터 의자에 앉으셨습니다
저는 이런 류의 강의가 늘 그렇듯 키보드, 마우스의 기초 사용법을 알려 드렸고
한컴 타자연습을 통해 타자 연습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러나, 40대 중반이신 아버지께서는 초등학교밖에 못 나오셨고
국내에 개인용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90년대 중후반에는 일에 치여서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전혀 없으셨습니다.
인생에서 처음 접한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아버지의 미간은 화면 속 작은 글자와 씨름하듯 찌푸려지셨고
내려오는 한컴 소나기 글자를 번번히 놓치시고 게임은 매번 꺼지기 일쑤였습니다.
그러실 때마다 아버지께서는 어떤 마음을 느끼셨을진 모르지만 결국 점점 컴퓨터 의자 앞에 앉으시길 꺼리셨습니다.
밑에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타자에 익숙해서 컴퓨터 타자에 외려 익숙하지 않다.'는 글을 보고..
그 당시 아버지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컴퓨터 타자에는 익숙하지만 벌써 10년 째 스마트폰 터치 타자에는 아직까지 익숙하지 못합니다.
정전식 스크린은 화면이 눌리는 것을 인지하기가 물리 키보드보다 어렵고,
키보드 크기가 키보드보다 작아 정확하게 누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 어린 친구들에겐 이런 제가 답답해보이겠죠?
제가 어린 시절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으신 아버지가 답답해 보였던 것처럼요.
물론 이런 느낌을 가지는 제가 유난 떠는 걸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 당시 컴퓨터를 배우고자 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 느낌이었을지를 상상해보면 가슴 한 쪽이 아려오네요.
(*이 글은 물론 컴퓨터 키보드를 통해 작성됐습니다)
어떤 세대는 당연한 조작이 다른 세대는 그게 아닌 경우가 많으니ㅠㅜ 진득하게 알려드려야죠 흐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