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늦은 에반게리온 다카포 후기입니다
- q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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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11. 19:02
일단 참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든 애니든 대부분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별로거나 전반적으로 좋았거나 이렇게 일관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별로인건 엄청 별로고 좋은건 너무 맘에들어서 마냥 칭찬하기도 뭐하고 마냥 욕하기도 뭐하네요
먼저 안 좋았던 점은 페이스 조절을 너무 못했다는 점입니다.
전작 Q부터 다카포 중반까지 템포가 너무 느리다가 마지막 한시간 정도 남겨서는 그야말로 급전개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설명충이되고 뭐 문제 해결과정도 딱히 없고 한다면 한다 이런식이라
보면서 저도 모르게 감독욕을 하더게 되더라구요 에반게리온에 도대체 뭔짓을 하는거냐 싶은
다음으로 좋았던 점은 그래도 확실히 끝을 내줬다는 점입니다.
작품으로서의 마지막이 아닌 각 캐릭터의 서사를 끝맺음 해줬다는 의미에서
신지를 중심으로 뒤엉켜 있던 인간관계가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지고 쿨하게 자기들이 갈곳을 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사실 쿨하다 라고 하기엔 설명이나 각 관계들에 대한 묘사가 많이 부족했던게 사실이지만 저는 오히려 질질 안 끌고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지가 아스카에게 나도 그 때의 너를 좋아했었어 라고 말을 하며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마음을 정리하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아스카와 신지가 대화를 통해 애정을 확인것이 지금까지의 작품중 이번이 최초였기에)
커플링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사실 신지한테는 사건이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여주들은 시간이 14년이나 지나버렸기에 서로 맺어지는게 꼭 답이 아니었다 생각합니다.
마리와 이어진것도 둘이 이제 연인이다 이런게 아니라 풀거 다 풀고 남겨진 사람들끼리 같이 길을 나아가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끝내줘서 참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한창 사춘기일때 접하면서 참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었는데 제가 어른이되고 주인공들 역시 어른이되는 과정을 보면서 제 인생에 있어서도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다는 느낌이 드네요
(공교롭게도 제가 처음 접한 나이와 다카포가 나온 나이가 모두 주인공들의 나이와 비슷해서 더 이런 기분이 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갠적으로 다 좋았지만 번역팀들 전부 줄빠따각입니다. 등장인물 이름 부터해서 엔젤블러드를 에인절 블러드로 Q에서는 미사토상을 미사토누나로 부르는 등등 맥락없는 번역으로 집중을 깨는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