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애플페이!
- Altern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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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24. 20:17
라고 해골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 공기의 떨림은 희망만을 가질 뿐, 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주변의 그윽한 먼지를 휘감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그 해골은 손끝에서 선연히 떨리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FaceID로 인증이 완료되어, 강력한 암호화 신호가 몇 번이나 오간 끝에 그 모든 조각이 맞물리며 맞아떨어지는 그 순간, iPhone에서 떨리는 Taptic Engine의 경쾌함이 그에게는 더욱 현실감 있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진동을 느낀 해골은, 입술이라곤 없는 입으로 조용한 웃음을 짓는다. 그러나 실상은 말라붙은 이빨이 우연히 그 곳을 지나간 바람에 의해 -삐그덕-하는 소리를 내며 점진적인 마찰을 했을 뿐이었다.
이윽고 가냘픈 초승달이 떠올라, 해골의 후두 부분을 비춘다. 해골의 이상 속에서, 그는 벌써 나이키 매장에서 '애플 페이'로 결제한 모자를 쓰고 밤길을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자에 걸린 달빛이 만들어낼 법한 칼같은 그림자는 송두리채 없어진 채, 그윽한 그림자만이 해골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진성 미붕이🥇미코의 잡담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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