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경악! 일본이 TSMC의 신공장 유치를 후회하는 이유 '완전히 당했다'
- 마키세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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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6. 21:30
TSMC와 소니가 쿠마모토현에 파운드리 건설을 확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만 벌써 몇번째 같지만, 추진설이 검토로 바뀌고, 검토가 확정으로 바뀌었으니 뭔가 진전이 있기는 했지요. 투자액의 절반을 지원하겠다던 경제산업성만 아직 오피셜이 나오지 않았지만, 얼마전 발족한 제 2차 키시다 내각에서 발표가 있을것 같습니다. 경산대신은 유임된다고 해도, 신내각이 시작하는데 뭔가 성과 발표가 있어야 분위기가 좋겠지요.
그런데 TSMC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일본에서 유치를 후회하고 있다'라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을 새롭게 유치한것까지는 좋았는데, 상세를 확인해보니 당했다는 것입니다. 어딘가에서 좋아할만한 이야기가 되었지요. 그래서 이번 타이틀은 킹부러 빨갛고 노란 폰트가 어울리도록 해봤습니다. 아마 저런 섬네일의 동화가 분명히 돌아다니고 있을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만이 아니라 마스코미도 저런꼴인것 같습니다만.
소니 세미콘덕터 매뉴팩쳐링 쿠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
TSMC의 신공장은 약 8,000억엔을 투자하는 합영회사 Japan Advanced Semiconductor Manufacturing로 설립. 소니가 570억엔을 투자하여 20% 미만의 지분을 갖고, 경제산업성이 약 4,000억엔을 지원합니다. 쿠마모토현에 있는 소니 세미콘덕터 매뉴팩쳐링 쿠마모토 테크놀로지 센터의 바로 옆에 건설되며, 22/28nm 노드를 투입하여 월산매수 45,000매를 전망합니다. 내년에 착공하여, 2024년말까지 랭크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곳은 노드 프로세스입니다. TSMC는 세계최초로 5nm 선단공정의 실용화에 성공하여, x86계를 경악하게 한 애플 M1 프로세서가 바로 TSMC의 최신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신전략으로 PAO를 시작했다가 PAOOOOO만 하고 있는 인텔도 일단 14나노 공정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28나노의 절반이지요. 그렇다보니, 2024년에 생산될 28나노 공정을 무려 4천억엔이나 지원해서 유치한것은 완전히 당한것 같아보입니다.
제 101대 내각총리대신 키시다 후미오
TSMC의 신공장의 유치와 관련하여, 가장 처음으로 코멘트한 각료는 마츠노 히로카즈 (松野博一) 관방장관이 아닌 내각총리대신 키시다 후미오 (岸田文雄) 였습니다. 내각의 중요사항을 관방장관이 발표하는 관례를 생각했을때,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특히 그 시점이 중의원이 해산되고 총선전에 돌입하는 10월 14일이었다는 것은 이번 신공장의 건설에 내각관방이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알수 있는곳.
여기에는 아베 신조 (安倍晋三) 전 수상이나 아소 타로 (麻生太郎) 전 부총리 등 자민당의 중진들이 다수 관여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할만한 이야기는 아니니 스루. 여튼 이렇게 내각과 자민당이 총력전으로 유치해낸 TSMC의 신공장에 대해, 키시다 수상은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의 불가결성과 자율성을 향상하고, 경제안전보장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기대된다' 라고 코멘트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그 옛날, 세계를 지배했던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이합집산을 지나 크게 3분야, 3개의 기업으로 재편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톱은 토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로 있었던 키오쿠시아. 플래시 메모리를 발명한 토시바의 적자답게 낸드플래시 업계에서 2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미지센서의 절대강자 소니와, 시스템 IC에 특의가 있는 르네사스가 함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상징하고 있지요.
물론 이 3개의 기업만 있는것은 아닙니다. 세계 1위의 슈퍼컴퓨터라는 자리를 2년 연속 지키고 있는 후지츠나, 롬 (ROHM), 토시바의 남아있는 반도체 사업부 등, 아직도 10여개의 반도체 큰손이 일본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톱 플레이어들이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선단공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선단공정에 가장 가까운것이 키오쿠시아의 15나노. 르네사스는 150나노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7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플레이스테이션 5의 CPU
때문에, 일본이 만들고 세계가 씁니다 같은 정신승리를 할것이 아니라면 5나노나 7나노와 같은 선단공정은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물론 소니가 자랑하는 플레이스테이션 5에는 7나노 공정의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탑재되지만, 결국 아웃소싱에 지나지 않게되고, 이것만을 위해 공장을 신설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큰일입니다. 프라자 합의 이전을 기억하고 있는 자민당의 중역들이 스스로 생산기지가 되는것을 찬성하지도 않을것이구요.
결국 일본에 건설되는 공장은 일본 기업을 위한것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키오쿠시아는 대상이 아니게 됩니다. 토시바가 키오쿠시아의 지분을 마이크론이나 웨스턴 디지털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하면 제 2의 엘피다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거 아니라도 키오쿠시아는 이미 IDM이고, 현세대 선단공정에 가장 가까운 15나노 노드를 갖추고 있으니, 굳이 정부에서 손을 내는 필요도 없습니다.
소니의 인텔리젼트 비젼센서 IMX500/IMX501
같은 논리는 르네사스에도 적용됩니다. 르네사스가 생산하는 마이크로콘트롤러는 공정미세화보다는 신뢰성이 중요하고, 제조 프로세스의 전단계를 인하우스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니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소니는 분명히 IDM가 맞지만, 제조 프로세스의 전단계를 인하우스에서 하는가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소니가 직접 제조하는것은 화소부만으로, 로직부는 전량 수탁생산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대부분을, 바로 TSMC가 맡습니다.
원래 소니는 로직부의 생산을 미에후지츠에 수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지츠가 미에공장을 UMC에 매각하면서, 기밀 유출을 우려하여 수탁을 중지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니의 새로운 파트너로 된것이 TSMC였지만, 이것은 소니의 생산일정이 TSMC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소니의 생산라인이 일본에 있다면 소니가 모든 상황을 결정할수 있겠지요. 키시다 수상이 말한 '자율성'은 바로 이런 의미였던것입니다.
소니의 이미지센서는 40나노 공정이 메인
20나노대 공정을 생산한다는것도 소니의 결정이 강하게 반영된것 같습니다. 현재 소니 세미콘덕터는 두개의 공정에서 이미지센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정이라는것이, 미세화가 행해진 모바일용 CIS가 40나노, 비교적 미세화에서 자유로운 대형 센서가 65나노입니다. α1에 탑재되는 5,000만 화소 풀사이즈 센서는 무려 90나노 공정에서 제조하고 있으니, 28나노의 의미가 조금은 다르게 들려질지도 모르겠네요.
한편으로, 소니세미콘의 가장 큰 라이벌로 있는 S.LSI는 이미 2019년부터 28나노 공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동사의 DRAM 라인을 개조하여 CIS를 증산한다는 전략입니다. 선단공정의 차이에도 화질과 다이나믹렌지. NR 등 오버올에서 소니가 리드하고 있지만, 물량전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일. 소니로서도 차세대 공정을 도입하는것과 함께, 생산물량도 확대하여 중기경영계획에서 제시한 2025년 셰어 60%를 견지하려는것 같습니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 채용되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신공장에 덴소가 참여한다는 우와사도 이것의 연장선. 세간에 알려진것과 다르게, 덴소는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는 계획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덴소가 공급하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가 탑재됩니다. 따라서 덴소에 있어서도 소니의 제조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는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지요. 소니는 토시바의 CIS 사업부를 매수한 이후 쿠마모토 테크를 차재 전용으로 개조한것으로, 신공장 역시 차재용이 메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할수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TSMC의 신공장에는 28나노 공정과 함께 22나노 공정도 투입됩니다. 단순히 스펙이 다른 반도체나, 타사의 제품이 생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무엇'인가가 중요하게 됩니다. 덴소가 참여하면 차재용은 확실한데, 차재용이라고 해도 마이크로콘트롤러라면 전술과 같이 선단공정이 불요. 20나노대 공정을 사용하는 반도체는 현재로서는 CIS만입니다.
그런데 차세대의 28나노가 있는데, 비슷한 사이즈의 22나노 프로세스는 왜 필요할까요. 이렇게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인텔 i9 프로세서나 9세대 i시리즈들이 두번 타는 보일러가 되었던 것은 14나노+++로 AMD의 10나노 설계에 대응하려다가 생긴 참사였습니다. 즉, 공정미세화가 행해질수록 트랜지스터의 고밀도화에 따라 연산능력이 향상하고, 저소비전력화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소니가 40나노 노드를 28나노에 시프트하려는것도 같은 목적이지요.
여기서의 핵심은 연산능력입니다. 차재용 센서는 다이나믹렌지, NR 등은 물론, 측거, 속도, 악천후의 대응 등 연산을 요하는 리소스가 몇배는 많아집니다. 물론 모바일과 같은 공정에서도 할수는 있겠지만, 과열로 스로틀링이 걸리거나 리드아웃이 늦어져 시스템이 정지하면 상당히 곤란하겠지요. 안정성이 최우선의 차재용에서, '조금 무리이지만 어떻게든 될거야'는 있어서는 안되는것. 소니도 차재용 비지니스에 진심이라면 고려하지 않을수 없는것입니다.
이런 20나노대 라인은 아슬아슬하게 레가시는 아니지만, 감가상각이 전부 끝나버렸습니다. 즉, 지금에 와서 라인을 신설하면 이미 감가상각이 끝난 라이벌과 경합할수 밖에 없어, 코스트에서 비교할수 없는 손해가 되어버립니다. 그만큼 투자를 해서 수익이 나오는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TSMC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8나노 공정의 수익은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는것이 알수 있지요. 이렇다보니, 기업 단독으로는 투자할 메리트가 없어집니다.
일본정부가 전례없는 지원을 약속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개모집을 한다면 지원금을 어느정도 자를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공모하고 선정하는 동안에도 라이벌은 DRAM 라인을 하나씩 전환하고 있겠지요.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TSMC에 유인책을 잔뜩 던져서 확실하게 잡은것입니다. TSMC를 유인하는 것만 아니라, 신공장의 생산품을 공급받는 일본기업들도 코스트 컷트가 가능하니,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해야할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흑우 왔능가? 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필연적이었던 TSMC의 신공장 유치. 키시다 내각은 이것을 계기로 2030년까지 일본기업의 반도체 매상고를 '20년 대비 약 3배 증액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외부 요인으로 생산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게 되었으니 적어도 첫걸음은 제대로 밟은것 같습니다.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일본의 관료들이, 관련 법안이 개정되기도 전에 성과를 낸것도 상당한 변화라고 할수 있겠네요.
거품에 묻혀 사라진것 같았던 반도체의 일본이 돌아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 움직임도 강력하고 민첩했던 통상산업성의 모습을 보는것 같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가가 할수 있는것은 무엇인가를 도출하여 해결방안이 나오기까지 단 6개월. 반도체로 이뤄낸 부활이 소니에만 그치지 않고, 일본의 전자산업계 전체에, 그리고 일본의 관료계에까지 넓어져, 아베노믹스로 시작한 부흥을 이어갈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상.
그 차재용에서도 1xnm대 선단공정사용이 이미 진행중이어서요. 테슬라를 시작으로 NVIDIA,모빌아이등 자율주행 솔루션을 잡고있는 회사들이 1xnm으로 찍어내고 있는상황에서 앞으로 10년안에 팹 감가상각을 뽑아낼만한 칩을 얼마나 만들지 의문이어서요. 소니 CIS도 결국엔 삼성이랑 경쟁하려면 로직부를 1xnm으로 줄여야할거고요. 지금 당장은 필요하겠지만 생산시작하려면 4년가까이 남은 공장을 수조원을 들여 지어야하냐는 다른문제인거 같아서요. 그때쯤이면 FinFET로 양산된 차재용 부품들도 신뢰성이 입증되기에 충분한 시기이기도 하고요. 7/5nm같이 EUV가 필요해지는 핵심공정이 일본에 필요하냐는 의문은 동감합니다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미츠비시중공업과 카와사키중공업의 직원들이 얼마전에 토요타에 출향했습니다. 항공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발생한 유휴인원을 토요타에서 받아들인것인데요. (이직이 아니라 파견 비슷한 방식입니다) 토요타가 이렇게 일본 산업계의 유휴인원을 받아들이는 케이스가 꽤 많습니다.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한데, 소니의 로봇 사업부를 매수한것도 일례.
근데 완전히 EV화가 되어버리면 다른곳에서 받아오는게 문제가 아니라 토요타에서도 대폭적인 리스토라가 요구됩니다. 이게 해결되기전까지는 토요타는 종래의 인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할수 있는 수소내연기관이나 PHEV에 더 포커스를 둘것 같네요. 그리고 EV가 에코 프렌들리라는것도 어느정도는 허상이 있지요. 그 많은 전기는 어떻게 생산할것인가...
근데 삼성도 이제 14nm을 CIS로 쓸준비하던데 2024년말에 양산품 납품도 아니고 램프업이면 20/16도 아니고 28/22nm은 전장용품에선 충분히 퇴물일거 같은데요. 지역은 둘째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