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요일에 쉬고 있던 중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뭐 없더군요

평소에 회사에서 점심 먹고 저녁은 대충 때우긴 하는데

건강이나 주말 생각하면 마냥 대충 때우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생각의 가지가 뻗쳐나가더니

혹시 모르니 국 같은 걸 대량으로 끓여서 소분이라도 해 놔야겠다

라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막무가내로 걸어서 처음으로 식자재 마트에 가 봤습니다

걸어서 10분 좀 넘는 거리라 그렇게 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가서 둘러봐도 '뭐 사지...?' 라는 생각만 들더랍니다

식자재는 많은데, 저렴한지 아닌지 감이 잘 안 오더라고요.

지금 내 눈 앞에서 파는 가격이 저렴한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뭘 사야하는지도 미리 생각을 하고 움직여야 하네요

부모님 밑에서 있을 때에는 크게 생각 안 했던 것들이

자취를 시작하니 크게 다가오고 그럽니다

돈을 받아서 쓸 때에도 제딴에는 어디에 어떻게 쓰고 어떻게 버틴다

라는 형태로 돈을 쓰긴 했는데

자취하고 나니까 돈을 계획적으로 쓴다는 게 뭔지 확 체급이 달라지는 느낌이네요

느리지만 한 걸음씩 배우고 있습니다

이래서 다들 일찍 독립하라고 하나봐요

미코도 그렇고 세상에는 저보다 일찍 독립해서 이런 거 다 능숙하신 분들이 많겠지만...

남들보다 늦게 독립해서 느리지만 한 걸음씩 삶을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