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 악물고 채우기 vs 무조건 그만두기
- 익명의 미붕이39769217
- 조회 수 759
- 2022.05.01. 17:20
<사전 정보>
나이 31, 첫 직장.
통칭 모 지주 그룹의 손자회사에 수습기간으로 입사한 상태.
친척의 지인 통해서 추천받아서 들어간 회사.
저는 원래 회계쪽으로 생각해서 전산세무1급까지 땄었습니다.
현재는 직장을 잡으면서 타 지역으로 와서 자취를 막 시작한 상태고요.
<고민 내용>
대기업의 손자회사라서 뭐 대충 지주회사 쪽 복지 몇 개 비슷하게 가는 정도이고
그 외에는 분류만 대기업이지 돌아가는 건 영락없는 중소기업 수준이더라고요.
심지어 분류상 대기업이라 내일채움공제도 못 받고요,
페이가 세전 2400인데 그거 하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냥 회사 다녔다는 기록만 1년 정도로 만들고 치우자-라는 느낌으로 들어오긴 했습니다.
예상 못 했던 거라면
정말 별 거 없는 IT 헬프데스크라 고객 상대하고 온갖 업무를 다 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걸 평가해서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는 알 수 없다고 느끼는 정책 정도랄까요.
페이가 몇 년 지나도 알바 수준에서 크게 안 벗어난다는 얘기는 정설이고요.
블라인드 같은 곳에서도 보면 안 좋은 얘기만 올라옵니다.
무조건 나가야 한다 같은 이야기요.
이것까지야 뭐
익명 커뮤니티에 불만이 나오는 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 감안한다 쳐도 말이죠.
제가 고민인 이유는 이겁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여기 회사 복지는 괜찮아. 나름 괜찮은데, 그래도 잘 생각하고 결정해봐.
나도 처음에는 잠깐 돈 벌고 나갈 목적으로 들어왔는데
사람이 좋아서 복지가 좋아서 같은 생각이 들다 보니까 눌러 앉게 되었어.
이 쪽으로 네가 살린다고 해도 결국 협력업체 수준이라 별로 나아질 거 없을거고.
진짜 자아아아아알 생각하고 결정해봐.'
라는 얘기를 계속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는 개발자 직군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라는 얘기도 넌지시 했고요.
(실제로 어렸을 적 꿈이 개발자이긴 했습니다.)
뭐 블라인드 익명의 누군가도 아니고
같은 회사 동료가 옆에서 잘 생각해보라고 진지하게 얘기하니까
1년이고 뭐고 수습까지만 한 후에
알바하면서 계속 다른 곳 면접봐야하나-하는 생각이 들고 그럽니다.
곧 수습기간 끝나서 정식 근로 계약을 할지 말지 결정하게 되는데 고민이 많네요.
나이가 31살이라는 것도 고려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1년 지내고 나면 업종 틀어버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말이죠.
애초에 첫 직장에 좋은 직장을 바란 건 아니긴 하고
직장에 대해서 좋은 소리만 하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냐마는
너나할 것 없이 뜯어 말리고 근처에 있는 동료도 잘 생각해보라고 하니 고민이 많이 되네요.
제 고민에 대한 의견 개진 좀 부탁드립니다. (_ _)
개인적으로는 수습기간 끝나자마자 그만두고 공백기를 가지시는 것보다 그냥 1년 정도는 다녀보시는 것, 그리고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구직활동을 하시는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젊으시기도 하고, 3개월 끝나고 그만두시면 그 기간은 이력서에 쓰기도 그렇고 안쓰자니 공백기를 해명하기 어려운 계륵으로 버려집니다.
1년 정도면 경력직으로 인정받기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선생님 커리어를 결정해 버릴만큼 절대적이지 않은 기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