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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기 / 음향 게시판 *스마트폰과 PC, 카메라, 스피커 등 IT 미니기기와 음향기기에 관해 교류하는 게시판입니다.

무화과맛있어

미니 애플의 비전 프로 발표를 보며 느낀 점

오늘이 휴일이었던 덕에 처음으로 늦은 시간까지 애플의 발표 생방송을 시청하였습니다.

전체 영상을 조금 느린 호흡으로 감상하다 보니, 평소에는 요약된 내용을 위주로 보기에 캐치하지 못했던 여러 디테일들이 보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전 프로의 내용을 보며 느낀 점을 적어보려 합니다.

 

저는 이번 비전 프로 발표에서 '조급함'을 느꼈습니다. 어제의 발표는 지금까지의 애플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내용으로 보입니다. 비전 프로가 광학과 센싱 측면에서 기술적으로는 뛰어난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애플의 발표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기술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애플이 XR이라는 기기를 일상 속으로 가져오기 위해 선보일 '경험'에 가장 집중하며 발표를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 기대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비전 프로의 발표를 전부 보고 난 뒤에 머리에 남는 비전 프로의 활용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진과 동영상 등의 몰입형 미디어 감상. 둘째,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이어지는 소통. 셋째, 가상 대화면을 활용한 업무 생산성 향상.

 

첫째로 꼽은 사진과 동영상 등의 미디어 감상 측면에서는 비전 프로의 고해상도 스펙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이라면 음향에 관한 것인데, 이 기기는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자체 스피커만으로 음성을 전달받는 것에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어팟을 사용할 경우에는 그들이 자랑하는 최고의 이동형 기기인 에어팟 맥스는 함께 사용하지 못할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일관성 없는 브랜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로 이야기한 '기기 착용 상태에서의 끊김 없는 소통'에 대한 내용은 가장 애플답지 못한 내용으로 보였습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다들 크고 작게 느끼지 않으셨나요? 제가 가장 심각하게 느꼈던 점은 마스크로 인해 대화하는 상대방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 못하여 정신적으로 결핍되는 부분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화자의 입 모양을 보지 못해 언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발달 측면에서 장애를 겪었다는 사실 또한 널리 알려진 연구 결과인데요. 과연 얼굴의 반을 가리는 비전 프로가 인간에게 정서적으로 친근감 있는 기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외부 디스플레이로 눈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글쎄요. 디지털 페르소나를 활용한 페이스타임에도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실제와 구분이 가지 않는 아바타를 앞세워 통화를 하더라도 누군가는 철학적인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문제에서, 실제 인물의 미세한 표정, 그날만의 피부결과 얼굴 붓기, 헤어스타일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술이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저라면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이 나와 아바타로 통화하고 있다면 당장 기기를 벗고 폰으로 통화하라고 할 것 같습니다. (광고는 통화의 생동감을 강조하기 위해 비전 프로를 쓰고 친구와 춤을 추며 통화하는 장면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는 불가능한 연출이 아닌가요?) 이에 더해 광고에는 내 아이가 케익 위의 초를 부는 장면을 비전 프로의 3D 카메라로 촬영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기괴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 아이와 기기를 쓴 모습으로 소통하고 싶나요?

 

셋째로 이야기하는 업무 생산성 측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발표는, 비전 프로를 통한 제한 없고 선명한 대형 멀티스크린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된다 합니다. 일단, 무조건 많이 띄워둔다고 작업이 더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 못하는 사람이 멀티스크린에 더 집차ㄱ.. 읍읍) 작업이 잘 되려면 기본적으로 입력이 쉬워야 하는데요, 비전 프로의 아이트래킹 정밀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마우스로 작업하는 수준의 정밀도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눈은 쉽게 피로해지는 기관이기에 미세한 컨트롤에 적합한 기관이 아닙니다. 결국 높은 생산성을 위해서라면 마우스와 키보드 등의 입력 장치가 필요할 텐데, 이는 애플이 내세운 '눈과 손만으로 제어 가능하다'는 장점과 대척되는 요소입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양보하고 들어가 봅니다.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노동자들이 존재할지는 모르겠으나, 비예술 분야의 노동자들 중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재택근무를 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재택근무 실험은 실패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에,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회사의 책상에 있는 모니터를 보며 일을 합니다. 그러한 모니터를 다 치우고 비전 프로로 일하게 해주는 회사가 있을까요? 더군다나 윈도우 기반의 업무 환경을 모조리 맥 시스템으로 옮겨가면서요? 불가능합니다. 예술 분야의 노동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오히려 예술 분야야말로 고도의 전문성과 워크플로우가 자리 잡힌 분야이고, 세밀한 조정과 하드웨어 입력이 필수적인 분야입니다. 비전 프로로 여유 있게 영상이나 사진을 편집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발표 전반적으로, 기기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주인공만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있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애플도 알았을 거예요, 모든 사람이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있는 환경은 우스꽝스럽다고. 물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비전 프로가 에어팟같이 친근한 기기가 되는 미래도 있을 수 있겠지만요, 제게는 이번 기기가 에어팟보다는 에어팟 맥스에 가까워 보입니다. (착용감 측면에서도 에어팟 맥스에 가까울 것 같아요. 착용감이 뛰어났다면 이에 대한 이야기를 3분은 했을 텐데, 별 이야기가 없더라고요.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아 보입니다.) 애플이 이 기기를 차라리 메타버스 떡밥이 식기 전인 2년 정도 전에 출시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비전 프로의 발표에 앞선 iOS, iPadOS, macOS, watchOS 등의 발표에 획기적인 내용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제는 애플에서도 소소한 디자인적 변화가 아닌 큰 변화는 주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서도 그렇죠. 이제 카메라 외적인 부분에서는 줄 수 있는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비전 프로는 등 떠밀려 발표된 것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네요. AI 분야에서의 승기를 놓친 애플로서는 아직 사용성이 명쾌하지 않은 기기라도 어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에서 비판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지만, 그래도 애플이니까 다르지 않을까 하는 자그마한 기대를 남기며 더 재미난 미래가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1인의 글을 마칩니다.

댓글
11
HSC
best 1등 HSC
2023.06.06. 19:06

발표를 미룰수록 뒷감당이 안되니까 결국 공개한 느낌...

[HSC]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Stellist
2등 Stellist
2023.06.06. 19:48

애플 내부 엔지니어들은 출시를 적어도 2025-2026년까지는 미뤄야 한다고 했다는 기사가 있었죠...

 

그 이유를 알것 같기도 합니다.

[Stellist]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sourire
3등 sourire
2023.06.06. 19:49

팀쿡이 후임을 위해 총대매고 발표해준 느낌이 많이 들어요...

[sourire]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요그
요그
2023.06.06. 19:53

조급함이 느껴진다는 부분이 공감이 됩니다. 개발기간이 정말 길었는데 대중화할 정도로 못만들어서 다급해진 느낌이었어요

[요그]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신한대알바
신한대알바
2023.06.06. 20:38

글 잘 읽어봤습니다

계속 느낀건데 비전프로만의 단점보다는 그냥 AR/VR 기기의 한계라고 느껴지네요

 

애플이 AR에 모든걸 몰빵하고 있다 들었는데 과연 옳은 방향인지 의문입니다

 

AI에 몰빵하는 구글, 마소가 벌써 미래 산업 경쟁에서 이긴 느낌입니다 

[신한대알바]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ㅁㅂㅁ
ㅁㅂㅁ
2023.06.06. 20:43

사용예제라고 나오는게 다 허공에 2D스크린 띄우는거라 ㅋㅋㅋ

자칭 AR인데 홀로렌즈가 7년전에 보여주던 3D환경 상호작용정도는 보여줬어야죠

트래킹이랑 3D 센싱부분이 아직 미완성인게 아닌지 

[ㅁㅂㅁ]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다물
다물
2023.06.07. 00:47

제2의 홈팟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물]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영어공학과
영어공학과
2023.06.07. 09:02

뭘할려고 하는건지 얼마나 준비됐는지 자세히 이해할려면 5일차 리캡까지는 봐야 할거같은데 비전프로 발표는 애플이 오랜만에 진짜 말아먹은거 같아요.

[영어공학과]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하루옹
하루옹
2023.06.07. 10:43

지금까지 애플은 현수준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완성된 제품을 보여 주었는데

이번 비전 프로는 완성된게 아닌 프로토타입쯤되는 제품을 보여주어서 의아했네요.

[하루옹]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아무노래
아무노래
2023.06.07. 11:31

출시시기도 그렇고 애플은 칩셋 부문에서 비대칭 전력을 보유한것도 그렇고

일단 인정받으려면 일단 디폴트로 스냅 850의 홀로렌즈의 그것은 반드시 뛰어넘어야겠죠

(제 기대치로는 아득히 뛰어넘어야한다고 보고있습니다)

물론 마소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만

[아무노래]님의 댓글을 신고합니다. 취소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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