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실망스러웠던 파묘
- BarryWhite
- 조회 수 196
- 2024.03.11. 15:47
*본 게시물에는 영화 연출 위주의 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스토리에 관련된 내용은 적으나 혹시라도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분들은 주의하세요.
나름 주변 평들이 좋아서 큰 기대를 하고 봤는데요.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일단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이 맞나? 싶을 만큼의 퇴보작이란 생각이들었습니다.
저는 전체적인 질만 놓고 보면
검은 사제들 >>>>>>>>>> 사바하 >>>>>> 파묘
정도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대본, 그러니까 대사인데요.
대사가 와닿는 구어체가 아닙니다.
특히 초반 인물 소개하는 부분의 내래이션 삽입된 연출......
여기는 이 기법 자체도 최악이지만
거기서 읊조리는 내래이션 대사가 정말 경악스러웠습니다.
옛날 만화에서나 쓸 법한 연출도 황당했지만
최민식조차 버거운 그 대사들은......(김고은 씨 대사는 진짜 입을 벌리고 들었습니다)
도대체 왜 넣은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촌스러운 연출이었습니다.
대사는 계속해서 생생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김고은 씨는 일본어 발음이 일단 별로입니다.
연기력이나 발음이나 이도현 씨가 훨 좋아보였습니다.
(노래는 김고은 씨 승)
또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사람들의 전개 평가가 딱 맞는데요.
문제는 이 전개가 갈 수록 힘이 떨어집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그것도 딱 연출 문제입니다.
일단 미지의 존재, 귀신이든 정령이든
이걸 너무 직관적으로 노출합니다.
그리고 귀신의 경우 행동의 목적 의식이 타당해보이지 않습니다.
즉, 개연성이 떨어져 보이는 거죠.
왜 화풀이를 소중한 자식에게...?
그것도 자기(들) 밖에 모를 것 같이 이기적으로 설계된 캐릭터가?
중후반부부터 나오는 정령 같은 존재의 경우
하......
그냥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순간부터
작품의 분위기와 전체적인 수준이 확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 공포의 존재는 그렇게 관객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내서는 안됐습니다.
정작 검은 사제들에선 잘 해놓고 왜 점점 퇴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도현 씨의 연기력만 재발견했네요.
그리고 정말......
저는 엔딩 씬은 왜 넣은 건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초반 구성부터 마지막 구성까지 수미상관도 아니고
최민식만 주인공인 작품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봐야 흥행작이라
올빼미 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일개 관객의 넋두리였읍니다 하하......
프로필 속 고양이는 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미코 광고 후원 감사합니다.
글이 스포가 전제이니 저도 마음 놓고 쓰겠읍니다.
공포영화 아무렇지 않게 보는 저한테도 중반부 시점까진 오싹하기도 하고 정말 괜찮았는데요. 곡성 급 영화가 나올 줄 알았네요.
근데 중반부터 일본 정령이 나오고서부터는 솔직히 좀 웃기더군요. 정령의 모습도, 목소리도.. 뭔가 옛날 특촬물 빌런 보는 듯한...
모습 자체를 떠나서도 말씀하신 대로 그런 미지의 존재는 현신으로 나타나버리면 더 이상 미지의 존재가 아니라 무서움이 떨어지죠.. 실체는 안 보여주고 간접적으로 보여주는게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땅이나 파먹고 살아가던(상덕 자신의 표현) 적절히 돈을 쫒는 보통의 소시민이었던 상덕이 갑자기 후손을 생각하여 목숨을 버리고 뛰어드는건 별 계기도 없어서 캐붕으로 보였구요.
아마도 단순한 오컬트 일변도의 수작이었다면 이렇게 흥행이 되긴 어려울텐데, 아무래도 중후반의 소재의 급 전환 이 역대급 흥행을 이끄는데 보탬이 된게 있겠지요. 그래도 전반부대로만 끌고 갔어도 혹은 그 전환이 매우 깔끔했다면 괜찮은 수작이 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아쉬운 감은 있네요.
그래도 좀 내려놓더라도 어떻게든 흥행을 하는게 제작사든, 감독이든, 배우들에게든 좋은 일이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