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마트폰을 바꿀 때, 딱히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한가지 운영체제, 한가지 제조사를 연속해서 쓰다보면 질려서 기변 주기가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이 그런 편인데, 아이폰13 미니를 쓰다가 아이폰14 프로로 바꾸면서 2연속 iOS - 애플을 쓰다보니 다시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갈망이 깊어졌습니다. 아직 아이폰15 시리즈가 발표되지 않아서 14 프로의 중고 가격이 나름 유지되어 기변 후에도 최종 정산이 +가 된다는 것도 한가지 요인이었고요(...).

 

처음에는 이번달 말 발표될 플립5와 폴드5를 생각했으나, 지금까지의 루머상으로는 두 제품 다 카메라 시스템에 큰 변화가 없을 예정입니다. 두 제품 모두 카메라가 실망스러웠기에 패스. 다음 후보는 Nothing Phone(2) 였는데, 이 제품 역시 지금까지의 루머상으론 망원카메라가 탑재되지 않고 메인카메라만 조금 업그레이드되는 수준에 그친다고 하여 반려. 결국 고민끝에 출시한 지 5개월 가까이 지난 갤럭시S23 울트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에게 친숙한 제품인 만큼, 사진 위주로 빠르게 살펴보겠습니다.

 

​

패키지. 너무 심플해져서 심심하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환경보호를 핑계로 하면서 너무나 빈약한 구성품. 충전기랑 이어폰도 넣어주던 예전이 그립습니다...

 

본체입니다. S 시리즈이지만 사실상 노트 라인업에 가깝고, 디자인도 노트10 이후의 노트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엣지도 유지해주고 있습니다만은 곡률이 많이 줄었네요. 측면은 아머 알루미늄 소재로 유광 마감입니다.​

 

6.8인치 디스플레이에 폰 사이즈는 163.4 x 78.1 x 8.9mm로 큰 편이지만, 무게는 234g으로 경쟁사 제품보다는 가볍습니다.

 

​

전면 상단에는 작은 펀치홀 카메라가 자리잡았습니다.

 

​

 

버튼이 한쪽으로 몰려있어서 왼쪽은 깨끗하고, 오른쪽에는 전원버튼과 볼륨버튼이 자리잡았습니다.

 

​

저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에 곡률이 작아진 점이 아쉽습니다. 갤럭시 S8~S10 시절의 과감하고 매끈하게 휘어지는 섹시한 엣지 디스플레가 좋은데... 

 

그래도 여전히 전후면 모두 곡선 처리되어 측면이 평평한 제품들보다 그립감이 훨씬 좋습니다.

 

​

 

하단에는 S펜, 스피커, 마이크, USB 단자, 심카드 슬랏등이 자리잡았습니다.

​

 

S펜은 아쉽게도 꼭지 부분만 스마트폰과 컬러를 맞춰주고, 본체는 블랙 통일입니다.

 

​

 

후면은 무광 마감된 고릴라글래스 빅터스2 입니다. 측면이 유광인 것은 마음에 안들지만, 후면이 무광인 것은 마음에 듭니다.

 

제가 구입한 색상은 이름이 심플하게 '그린'인데, 실제로 쨍한 초록색이 아니라 연하고 은은한 색입니다. 빛이 충분한 주광이나 스튜디오 환경에서는 채도를 조금 낮춘 청자 같은 색깔이, 실내에서는 모스그린과 올리브그린의 중간 정도의 색깔이 나옵니다.

 

S23 울트라에는 총 4개의 카메라와 1개의 센서가 후면에 탑재되어 있습니다. ~S21까지는 하나의 거대한 카메라섬에 렌즈들이 들어있었는데, 지난해부터 각각 독립된 렌즈들이 튀어나온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디자인입니다- 각 테두리마다 먼지가 끼어 닦아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것 자체는 개의치 않으나, 그럴거면 카메라 섬을 통해서 한덩어리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이 디자인은 딱히 이쁜지도 모르겠고, 괜히 먼지 청소만 힘들어집니다.

 

측면에서 보면 요런 느낌입니다.

 

전원 On. 6.8인치 디스플레이는 해상도 1440x3088로 고해상도이고 주사율도 120Hz로 부드럽습니다. 피크밝기 1750니트로 HDR이나 주광에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밝기를 갖고 있습니다.

 

 

기기를 처음 받아서 하룻동안 세팅하고 쓰면서 느낀 점이

 

"무게에 비해 손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고 쥐는 느낌이 좋다" 

 

​였습니다. 폭이 78.1mm나 되는 큰 폰이지만 적절한 곡률 덕분에 손에 쥐었을 때 파고드는 부분 없이 감싸지게 되며, 무게가 234g인데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바로 이전까지 쓰던 아이폰14프로(무게 206g)보다 체감상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무게 배분이 더 잘 되어있어서 그런걸까요? 물론 물리학을 무시할수는 없어서, 바지주머니에 넣었을 때는 확실히 더 크고 무거운게 느껴졌습니다.

 

​

 

OS는 안드로이드와 iOS 각각 일장일단이 있고 취향에 따른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안드로이드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OS 이동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이제 애플워치 같은 일부 주변기기들은 상호 호환이 안되어 정리를 하고 새로 찾아봐야 하는데, 아직 고민하고 있습니다.

 

​

S23이나 S23+를 놔두고 굳이 울트라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카메라입니다. 메인카메라는 2억화소 1/1.3인치 센서인데, 2억화소 모드는 광량이 아주 충분할 때가 아니면 사용하기 살짝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크롭과 리사이징이 자유롭고, 5천만화소 모드만 되어도 범용성이 크게 올라갑니다. 게다가 아이폰과는 달리 JPG로 바로 고화소모드를 사용할 수 있어서 간단하게 찍고 공유하기에 용이합니다. 후보정 관용도가 필요하다면 ExpertRAW로 촬영할수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ExpertRAW는 2억화소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좀 더 써봐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일단

 

광학 10배줌 카메라의 만족도가 기대 이상입니다. S21U부터 시작하여 벌써 3세대째 하드웨어를 우려먹고 있고, 객관적인 센서 스펙과 조리개가 그리 좋은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안에서 비교하면 아직도 이 정도 품질의 줌 사진을 제공하는 제품이 없습니다. 저를 보면 도망가는 고양이도 안전한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 울트라 출시 후 많은 사용자들이 요구하던 기능이 센서 크롭을 통한 2배줌 기능이었는데, 바로 며칠 전 업데이트를 통해 인물사진모드에 한정하여 2배 크롭줌이 추가되었습니다. 디지털줌으로 인한 아티펙트 발생이나 해상력 저하 없이 깔끔한 2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일반 모드에도 적용되면 더 좋겠네요.

​

하지만 엣지 곡률이 줄어든 것은 역시 많이 아쉽습니다... 펜 사용하기 불편하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실제 종이로 된 노트도 모서리 부분은 필기를 안하는 걸 생각하면... 

 

​엣지가 아름답던 시절로의 회귀를 바랍니다.

 

​

 

아이폰에 비해 케이스 종류가 훨씬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삼성 자체적으로 다양한 케이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실리콘케이스. 정가 33,000원으로 애플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지만, 핏감이 단단하고 사출라인이 아주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는 등 높은 마감수준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삼성 갤럭시S23 울트라를 살펴봤습니다.

 

​(접히는 태블릿에 가까웠던 폴드3를 제외하면)아이폰12프로맥스 이후 오랜만에 다시 큰 폰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는 크기때문에 살짝 후회할 뻔 했으나 막상 손으로 들어보니 생각보다 부담감이 적었고, 또 10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니 괜찮은 기변이라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상세한 후기를 업로드 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일단은 열심히 써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