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프로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자꾸 변하는 문제로 예약 신청해서 오늘 방문했습니다.

 

자동밝기나 트루톤은 당연히 끈 상태였고, 발열이 심할 때 화면이 어두워지는 것과는 달리 매우 뚝뚝 끊기듯이 회색조가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가를 수차례 반복하기에 매우 거슬리는 증상이었습니다. (사실 밝기가 변한다기보다 회색표현이 자꾸 밝은 회색-어두운 회색을 왔다갔다하며 바뀐다고 하는게 더 적합한 표현일수도 있습니다. 화면 자체가 어두워지는 증상과는 뭔가 달라보였기에...)

 

아무튼 랜덤하게 가끔 (이틀에 한번씩?) 나타나는 문제였기 때문에 증상 재현이 안될것을 대비해 이미 상황을 촬영해둔 동영상이 2개나 있었고, (각각 카톡/사파리에서 해당 증상이 나타나는 영상)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닐까 해서 기기 초기화도 두 번이나 해본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나 번인방지 관련 알고리즘 문제일 것으로 추측하고, 증상재현 이슈나 AS 진행에 있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애플스토어 여의도를 예약했습니다.

 

도착해서 엔지니어분께 증상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드리고 증상을 설명하자, 일단 증상 재현이 되는지 자체 진단을 돌려보자고 하셔서 디스플레이 진단을 실행했습니다.

 

여기서 일단 제 영상 두개를 거의 한번 슥 보고 무시해버리는 듯한 모습이라 살짝 당황스러웠으나 일단 진단을 하는게 절차이겠거니 싶어서 진단부터 했습니다.

 

가끔 나타나는 랜덤 증상이라 짧은 시간안에 재현은 되지 않았고, 엔지니어 분은 특정 앱이나 소프트웨어 문제인 것 같으니 초기화를 해봐야 할거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동영상을 재차 보여드리며 카카오톡과 사파리에서 둘다 그 증상이 나타나고, 다른 앱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데 특정 앱 문제일 수 있냐고 했지만, 특정 앱이 시스템에 버그를 일으키면 그 버그가 다른 앱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라고 하시면서 소프트웨어 문제임을 거의 단정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초기화를 이미 2번이나 해봤다고 말씀드렸더니 아이폰 초기화는 맥에 연결해서 아예 새로운 펌웨어를 다운받는 식으로 해야 완전히 초기화가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이폰의 시스템 영역은 앱이나 외부 소프트웨어가 절대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아이폰 자체 초기화는 불완전하고, 맥에 연결해서 아예 그 부분까지 싹 밀어버리고 애플 서버에서 다운로드한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요. (아니 근데 시스템을 앱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데 한 앱의 버그가 다른 앱, 심지어 기본앱인 사파리까지 영향을 미치는게 말이 되는지...)

 

아무튼 초기화 전에 전체 진단을 한번 돌려보겠다고 하셔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위에 했던 진단은 여러 컬러를 띄워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디스플레이 전용 진단이고, 이건 그냥 전체 시스템 진단입니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관련 항목에서 노란불이 들어오면서 이슈가 있다는 내용이 뜨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건 디스플레이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엔지니어분은 (약간 당황하시면서) 이건 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후면 부분수리가 아닌 전체 교체를 권유하는 내용이지 디스플레이 문제라고 단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디스플레이는 워낙 복잡한 부품이라 여러 소프트웨어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시면서 번인 알고리즘 관련 버그일수도 있다고 하시더군요. 진단이라는거 자체가 하드웨어를 검사하는 것으로 알고있었지만 일단 그렇다고 하시니 넘어갔습니다.

 

 저는 "그 번인 알고리즘은 초기화를 하면 리셋되는 건가요?"라고 여쭤봤는데 그렇다고 하면서 일단 초기화를 진행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일단 알았다고 했지만 그럼 번인이 온 아이폰을 초기화하면 알고리즘으로 막아놓은 번인이 다시 드러나는 건지 의문이 생기긴 하더군요.

 

초기화를 하는 동안 "만약 앱이나 제가 원래 쓰던 백업 설정에 문제가 있는거라면, 제가 아이클라우드 백업을 사용 못하고 앱을 하나하나 설치하면서 쓸 순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조치를 받아야 하나요?" 라고 여쭤봤더니 "일단 며칠정도는 사용하던 앱 중 지도나 카카오톡 같은 가장 필수적인 앱만 다운로드받아 사용하시고 거기서 문제가 없으면 다시 전체 복원을 하시면 좋을것 같다. 그 후에 문제가 재발된다면 다시 찾아와주시면 된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미 방문 전 개인일정때문에 택시를 타고 왔던 상태라 또 오라는 말이 조금 마음에 안들었지만 일단 원인을 파악하는게 절차상 맞을테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 아이폰을 새로 세팅하고(아이클라우드 백업이 아닌 완전히 새 아이폰으로 설정) 집으로 가는데....  또 그 문제가 보이는 겁니다 ㅡㅡ;

 

그래서 어이가 없어서 애플 지원에 바로 전화를 걸어서 상황을 전부 설명하고 상태가 재발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여쭤봤습니다.

 

"진단을 실행해서 노란색 경고가 뜨는것은 하드웨어 문제인가요? 아니면 소프트웨어 문제도 포함인가요?"

 

"진단시 나오는 경고는 하드웨어 관련 문제뿐입니다."

 

 

????

 

 

화가 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택시비 내고 애플스토어를 찾아갔더니 초기화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초기화해서 돌려보낸 건가?

 

그래서 재차 질문했습니다. 

 

"그럼 지금 여의도에서 맥으로 완전히 초기화하고 아까 엔지니어분 말씀대로 완전히 새로운 아이폰으로 설정해도 증상이 반복되는 상태인데 이거 혹시 원격진단 한번 더 돌려주실수 있나요?"

 

원격진단 돌렸더니 같은 부분에서 똑같은 경고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

 

그래서 어이가 없어서 순간 "그럼 전 초기화를 왜 한거죠?" 라고 따져 물을뻔 했으나 일단 전화상담사 분의 잘못은 아니었기에 그럼 어떤 조치를 받을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진단에서도 문제가 있고 증상 관련 동영상도 찍어두신 상황이라면, 혹시 다시 센터 방문일정을 잡아주시면 거기서 추가적으로 안내를 드릴수 있을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단 내일 저녁에 바로 다시 예약을 잡아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 집에 왔는데 굉장히 화가 나네요 ㅡㅡ

 

진단 결과를 무시하고 초기화부터 할거면 진단을 왜 돌리는 것이며,  더군다나 초기화로 해결할 수 없는 디스플레이 HW이슈가 있음을 확인하고서 초기화를 한것은 그냥 제가 여의도까지 왕복 1시간을 택시로 왔다갔다하며 복원을 해야하는 수고로움만 더해진것 같습니다.

 

전에도 애플 서비스를 받아본적이 있지만 맥북 키보드 문제, 에어팟프로 잡음문제 등 애플이 이미 인정한 이슈들이라 별문제 없이 빠른 교체를 받았던지라 애플 서비스에 별 불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애플이 인정한적 없는 이슈라 그런지 특유의 친절한 말투로 사람 엿먹이는거 처음 겪어보는데 후 진짜 빡칩니다. 

 

내일 추가로 가로수길 다녀오고 한번 다시 후기글 작성해보겠습니다 (여의도 갔다가 그 엔지니어분 또 만날까봐 가로수길로 예약했네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