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발표된 Snapdragon X Elite (X1E80100) 공식 데이터를 보고 나서,

(따로 분석 없이 순수히 공식 발표 데이터만으로 볼 때) 저의 개인적인 레이팅은 100점 만점에 66점 정도입니다.

먼저 장점부터 보자면,

1) 확실히 향상된 성능

- 이전까지만 해도 스냅드래곤 8CX Gen 3는 긱벤치6 기준, 인텔 i9-9980HK와 동급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인텔 i9-9980HK는 14nm++ 공정에서 생산된 커피레이크 아키텍처 기반입니다.

- 물론 이것만 해도 2019년식 맥북프로 16과 같은 수준의 성능이라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Apple M1 및 M2 시리즈의 강력한 성능이 모든 걸 엎어버렸죠.

- 그러나, 발표 데이터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X Elite는 긱벤치 6.2.0 기준으로, 인텔 i7-1360P 대비 동일 소비전력(50W)에서 40% 정도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합니다.

- 따라서 확실히 성능만큼은 8CX Gen 3 대비 크게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ARM 기반 Windows 랩톱의 부활 가능성 상승

- 공개 이후 퀄컴 측이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9개 기업(삼성, MS, HP, 델,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아너, 샤오미)이 스냅드래곤 X Elite 탑재 랩톱을 개발할 예정이라 하므로, 더 많은 ARM 기반 윈도 랩톱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그간 ARM 기반 윈도 랩톱이 후달리는 성능으로 비판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겠죠.

3) 성능 면에서는 그나마 데뷔가 나름 괜찮다고 볼 수 있는 누비아 아키텍처

- 이전부터 중국 시나웨이보를 비롯해 우려스러운 루머가 매우 많았습니다. 당시 루머로는 3.8 GHz 클럭에 긱벤치5 점수가 싱글코어 1775점에 불과하여 Cortex-X3와 동급 수준일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었죠.

- 다만 요번에 발표된 것으로 보면 Cortex-X4와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좋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왔습니다.

- 그래서 그나마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좀 더 나은 상황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만만찮습니다.

1) x86 CPU/GPU 대비 소비전력은 유의미하게 적은 편이지만, ARM CPU/GPU 대비 너무 많은 소비전력 (시네벤치)

- 인텔 i7-13800H와 비교했을 때 시네벤치 2024 테스트에서, i7-13800H는 93W, X Elite 76W가 나왔다고 하며,

- 상대성능은 X Elite가 i7-13800H 대비 약 25% 높고, 소비전력은 22% 적습니다.

- 그러나, 여전히 AArch64(ARM) 기반 CPU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M2 Max와 비교하면 X Elite는 2배 이상을 먹습니다.

- 이렇게 되니 ARM 기반 SoC의 강점이라 볼 수 있는 저전력 고성능이라는 특성을 상당 부분 잃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게다가 GPU조차 전성비가 후달립니다. 3DMark WLE 기준으로, 비슷한 FP32 연산성능을 가지는 M1 Pro 컷칩의 GPU가 20W를 소비하는데, 얘는 32W를 먹습니다.

2) 효율코어가 단 하나도 없어, 아이들(idle) 소비전력의 우려가 남아 있음

- 일반적으로, SoC는 고부하 작업을 주로 다루는 고성능 코어와, 백그라운드 작업을 주로 처리하는 효율 코어로 구성됩니다.

- 따라서 효율 코어가 좋을수록 대기 소비전력이 적으며 그만큼 배터리도 오래 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요번에 발표된 X Elite는 루머와 달리 효율코어가 단 하나도 없고, 고성능 코어로만 12개를 탑재하는 도박수를 꺼내들었습니다.

- 이 결과 기존의 ARM 기반 SoC와 달리 대기 소비전력이 나쁠 우려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다.

- 참고로, 8CX Gen3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 9는 대기 소비전력이 3.2W 정도입니다.

3)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클럭을 끌어올림

- 이전까지만 해도 루머상 클럭은 고성능 코어 기준 최대 3.4 GHz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 하지만, 실제 발표 클럭은 무려 3.8 GHz인 데다가 싱글 및 듀얼코어 부스트클럭은 최대 4.3 GHz로 더 올랐습니다.

- 그리고 발표된 싱글코어 점수는 긱벤치6 및 리눅스(데비안) 기준으로 3,227점입니다.

- 헌데 이렇게 되면 테스트 환경이 리눅스이기 때문에 ARM 윈도에서는 이만큼 나오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중국 시나웨이보 루머에서는 ARM 윈도 환경에서의 기대 성능에 대해 무려 30%를 깎아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팁스터 "언데드"의 전언). 물론 그만큼 안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말까지 나왔다는 게 윈도(Windows)에서의 성능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 그래서 3227점이 리눅스에서만 실현 가능한 찻잔 속의 태풍일지, 아니면 윈도에서도 3000점 남짓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이며, 내년 중반에 실 제품이 나온다고 하므로 그때에 볼 수 있겠습니다.

4) 여전히 융통성 없는 GPU API 지원

- 이전의 스냅드래곤 8CX 시리즈처럼 GPU는 DirectX 12만 지원하는, 융통성이 없다시피 한 API 지원을 보입니다.

- 문제는 리눅스 환경에서는 OpenCL, OpenGL, Vulkan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리눅스에서 CPU 성능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잘 나와도 GPU가 API 지원이 뭐하니, 리눅스에서는 GPU 하드웨어 가속은 영 어정쩡하거나, 드라이버가 지원을 안 해서 아예 못 쓸 수도 있습니다.

- 게다가 DX12만 지원하다 보니까, DX10/DX11 기반 게임은 못 돌릴 수도 있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외적 요소입니다.

1) 아직 남아 있는 Arm과의 분쟁, 그리고 누비아 아키텍처 기반 2세대 프로젝트 잠정중단 및 연기

- Arm은 퀄컴 측이 누비아 인수 과정에서 라이센스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 따라서 서로 합의를 하지 않게 되면, 진짜 본 소송까지 가게 될 시 소송이라는 요소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불안요소로 남게 될 수 있습니다.

- 설상가상으로, 유출된 퀄컴 마케팅 보고서에 따르면 2세대 프로젝트("페가수스")가 잠정중단 및 6개월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2) AMD와 엔비디아의 참전 가능성

- 게다가 AMD와 엔비디아가 Arm과의 라이센스 계약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AArch64 기반의 SoC를 개발할 계획이라는 소식까지 나왔습니다.

- 이 경우 새로운 경쟁자들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퀄컴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3) Apple M3 시리즈, AMD Zen5 APU 및 인텔 메테오레이크의 공개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

- Apple M3 시리즈는 아무래도 공개한 지 얼마 안 되어 맞닥뜨릴 매우 강력한 난적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 거기에다가 인텔 메테오레이크 및 AMD Zen5 APU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합 평점 : 66 점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