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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액정 파손글 올렸던사람입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Garosugil 지니어스 바에 간 이야기를 공유하겠습니다. 

어제 감정을 추스르고, 당장 학교 수업을 들어야 하니 수리를 하기로 마음을 먹은 다음, 이번엔 공인 수리센터가 아닌 Apple Garosugil 에 갔습니다(결정 권한이 더 많다고 얼핏 들어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가봄). 어제 미리 예약을 해둔터라 입장은 간단했습니다. (물론 주차는.. 참..서울..) 애플 지니어스분들은 항상 친절하고 공감 자체는 잘 해주십니다만.. 뭐.. 판정 결과는 전과 같았습니다. 다만 가격은 TUVA보다 싸더구요. 앞자리가 다릅니다.

TUVA: 6*만 ****원 (VAT미포함)

Garosugil: 56만 ****원 (VAT포함)

뭐 이 수리비 자체가 비싼건 맞지만 폭리를 취한다고 보긴 어려운게 맞는거 같습니다. 자가수리나 사설수리 알아보니 이 가격에서 10~15만원밖에 차이가 안났고, 추후 판매 등등을 고려하면 그래도 공인 수리가 맞다고 판단했고요..

여하튼 지니어스분께 좀더 상세한 원인을 여쭤보니 역시나 킹격점이 있다.. 고 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들고 있던 아이패드에 "우발적인 손상" 이라고 체크해버립니다? (사실 이 우발적인 이라는 관형사가 참 듣기 기분 나쁘더라고요. 약간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부숴버린" 약간 이런 어감 저만 드나요) 

그래서 제가 그 판정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여쭤보니 이렇게 말하십니다.

• 크랙 한줄은 무상
• 크랙 두 줄 이상은 유상

이라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있다고 합니다..

타격점을 저도 좀 보고싶다 하니 무슨 돋보기를 들고와서 여기다. 여기에 먼지같은게 들어간거다. 라고 하시더군요. 점에 가까운, 0.0001mm도 안되어 보이는 테두리에 맞닿은 점으로 금이 수렴하는데, 그 부분에 이물질이 들어간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작은 알갱이로 깨지면 그것대로 문제고, 큰 알갱이로 깨지면 이렇게 작은 점이 아니라 큰 원형의 자국이 있지 않을까요? 라고 하니 이게 애플 자체 판단 기준이고 저에게만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만약 그 기준을 어기고 무상처리 하면 어떤 패널티를 받느냐고 하니 ‘저는 그럼 여기서 나가야죠’ 라네요.. 전 진심으로 물었는데 뭐 말장난 하는줄 알았나 봅니다. 아무튼 계속해서 여기 “상처” 가 있다고 주장해서 뭐에 의한 상처로 보이냐니까 작은 무언가가 사이에 낑겨서 생긴거 같다고..

그래서 제가 앞에 놓인 알콜스왑(포장 된)을 맥북 사이에 넣고 덮은 다음 “이런걸론 안 깨지는 것 같은데요?” 했더니 아주 콩알만하고 단단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게 뭔지는 저만이 안다고…자기들은 결과만 보고 판단하니 과정을 증빙할 방법 (예컨데 깨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다던가 말하는거겠죠?)이 없으면 충격이 있었다고 간주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제가 클램쉘 모드만 주로 쓰다가 열었다고 하니 “그럼 계속 클램쉘 모드로 쓰시면서 고민을 해보시라” 합니다. 먼 길을 왔는데 그럴순 없다 생각해서 51만원(처음에 부과세 미포함가로 알려줬습니다 ㅡㅡ)에 교체해 달라.. 하니 또 macOS 버전을 묻습니다. 제가 몬터레이 베타를 올렸다고 하니 이걸 초기화 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때 2차 절망..

왜냐고 물으니 자기네 무슨 진단 시스템으로 돌려야 한다고.. 그게 아직 몬터레이 대응을 안한다고.. 아니 9월 말에 나온다는 OS 아직도 대응을 안하면 언제 하시려는건지.. 타임머신 백업은 안했지만 대부분 파일은 아이클라우드에 있어서 그냥 초기화 동의 했습니다.. 이때쯤 되니 그냥 자포자기 해서 뭐 다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내가 그간 설치해둔 파이썬 라이브러리들이랑 패러렐즈 윈도우는 클라우드에 없지만 ㅠㅠ)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봤습니다.

“애플이 만약 추후 M1의 설계결함을 인정하고 서비스 프로그램을 시행하면, 내 수리비는 환불해 주냐?”고 물었고 지니어스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만약 수리가 완료된 맥북을 중고로 팔아버려도 영수증만 간직하면 해당 수리비를 환불을 해주냐" 는 깜빡하고 못 물어봤네요.. 수리된 물품 수령하러 가면서 물어볼 예정입니다.

수리가 잘 되어서 온다고 해도, 제가 같은 제품을 잘 쓸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뭘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쩍쩍 갈라지는 노트북을 어떻게 씁니까.. 그나마도 데이터가 남아있으면 귀찮아서 옛정 비슷한걸로 반포기해서 쓴다지만 이미 초기화 된 이상 그런 메리트도 없고요..

제 주관적인 기준이라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Garosugil 지니어스분과의 경험은 그닥 유쾌하지는 못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럼 이런 억울한 상황을 구제해 줄만한 방법이 뭐가 있느냐” 하니 “애플 케어 플러스를..” 이러고 있고 지금 당장 적용 가능한걸 물으니 “소비자보호원에 연락을..” 이러고 있습니다.. 같이 오신 아버지가 옆에서 '그 애플케어는 얼마나 하는건데요?' 라고 운을 떼시더니 가격을 들으시곤 "조삼모사네" 라고..ㅎㅎ.. 영어 할줄 아냐고 안물어본게 다행이려나요..

감정 추스른다고 글 쓰는데 또 아까생각나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수리 끝나면 진짜 팔던지 어쩌든지 해야겠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M1X 맥북프로 루머나 찾아보는 제가 너무너무너무 싫습니다...

+오늘 인터넷 뒤지다 찾은 사진

이 편광필름을 밀착 안된 채로 그냥 화면 가장 바깥 레이어에 붙여두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중국제 티비마냥 벗겨진 사레도 있고요.. 베젤이랑 높낮이 차이도 없는 디스플레이인데 무슨 깡으로 이런 짓을 한걸까요 애플은.. 마음같아선 든든하게 표면에 편광필름 따위가 아닌 터치패널과 유리가 단단하게 있는 서피스 랩탑을 사고 싶네요. xCode랑 FCPX만 아니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