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갤럭시 페이퍼 스펙이 안밀리는건 맞죠.
- 미국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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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0.18. 14:17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들은 그 페이퍼 스펙을 줄줄 읊으면서 비교하지 않습니다.
미코인들이야 망원카메라 샘플 띄워놓고 200%크롭하면서 '음 이폰이 디테일이 낫네', '암부표현이 낫네' 하면서 평가하지만
일반인들은 줌땡기면서 렌즈가 변환될때 부드럽게 바뀌고, 아무 설정도 안하고 찍었는데 보기좋게 나올때 카메라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Xs카메라를 아직도 찾는 사람이 있죠. Xs 카메라가 이후 기종보다 화잘이 낫나요? 그냥 그 특유의 색감이 좋아서 찾는겁니다.
CPU/GPU 긱벤치 돌리면서 '아 이쪽이 점수가 잘나오네 하지 않습니다.' 게임하면서 끊김이 없고 더 많은 게임이 있는 폰이 좋은 폰인거죠.
진짜 중요한건 '사용 경험' 입니다. 애플이 진짜로 집착하는 것도 그 부분이고요.
탭틱 엔진이 처음 적용됐을때 다들 놀랐죠. 무슨 진동모터가 저렇게 크냐고. 배터리 줄이고 무게를 무겁게 만들만큼 저게 중요하냐는 얘기도했습니다. 심지어 아이폰 7부터는 그 진동 모터를 가지고 홈버튼을 누르는 질감까지 구현했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 느낌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애플워치의 진동을 가능하게 한것이죠. 지금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진동 품질에 대해 무의미하다 별로다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애플은 항상 소재에 집착했습니다.
아이폰 4 가 처음 나왔을때 대다수의 폰은 플라스틱으로 외장을 두를때 앞뒤 유리와 스테인레스 레일로 고급감을 꾀했죠. 아이폰 7 제트블랙도 비록 흠집이 많이났지만 검은 유리와 유사한 수준의 재질감과 광택을 보여줘서 하나의 재질로 이루어진 덩어리 같아 보이게 만들었죠.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스테인레스도 비록 무거워서 비판 받았지만 그 소재가 고급스럽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번 티타늄도 내부 프레임은 알루미늄이고 외장만 티타늄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손에 닿는 부분은 전부 티타늄으로 구성되어있죠.
UI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의 폐쇄적인 UI를 자유도가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틀이 있기 때문에 일체감이 있는거죠. 저는 애플 UI 가이드라인이 없어져 안드로이드처럼 앱 아이폰의 모양이 중구난방이기를 원치 않습니다. 위젯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기를 원치 않습니다. 엑스페리아를 두대 연속으로 쓰다가 아이폰으로 넘어온 것도 이 부분이 제일 컸습니다.
아이폰을 넘어 브랜드로 가볼까요.
미국에서 정말 많은 애플스토어를 가봤습니다. 물론 쇼핑몰에 입점한 평범한 스토어도 많습니다만,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 스토어를 가보면 스토어외장을 전부 유리로 두르고 이를 지탱하는 기둥은 내부에 있습니다. 위에서 보면 넓은 상판위에 애플로고가 박혀있어 맥북을 형상화한거 같아보이죠.
뉴욕 5th 애비뉴 애플스토어를 가보면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놀랍습니다. 5th 애비뉴의 명품 상점들에 눈을 현혹당하다 명품거리가 끝나고 센트럴 파크가 시작하는 지점즈음에 유리 상자 안에 애플 로고만 하나 덩그러니 떠있는게 스토어입니다.
가로수길도 처음 생겼을때 적어도 2층 까지는 뺄 수 있는 층고를 뻥 뚫어두고 정면엔 애플로고 하나만 걸어둬서 꽤 놀라웠죠
소비자가 갤럭시를 사러갈때 이런 경험을 받을 수 있나요?
많은 미코 분들이 자유도와 한국내 편의성 덕분에 갤럭시를 더 선호하는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글을 보고 제가 애플을 찬양한다고 느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요소들을 조금 과장했을지는 몰라도 소비자가 갤럭시에 비해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다고 느끼는 것은 맞을 겁니다.
제가 댓글에서 정말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라서 애플 기기 사용경험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고 브랜드 가치에 돈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이길 수는 없을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이 애플을 브랜드 가치로 이기고자 했다면 삼성 강남이 저런 식으로 나와선 안됐었습니다. 앞으로도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글쎄요 입니다.
너무나 공감되는 말씀이네요.
일각에서는 애플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신드롬'이라 간주하시면서, 그렇기에 이러한 신드롬은 삼성이 어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시는 경우들도 있으신 듯 합니다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신드롬'이라고 일컫는 현상들을 보면,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이 자연발생된 것들이 아닙니다. 'BTS 신드롬',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장기간에 걸쳐서 노력과 열정으로 본인들의 능력과 가치를 증명해냈기에, 그것이 대중에게 어필되어 비로소 신드롬으로써 작동하게 된 것이죠.
저는 이 스핀이 돌 때마다 애플의 인기를 단순히 '신드롬적 분위기에 편승한 대중들의 비이성적 소비'와 같이 치부하시는 일부 의견들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애플이 노력해왔던 사소한 사용자 경험들, 마케팅 등등이 모두 누적되어 쌓여져 온 브랜드 이미지라는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의견이라고 생각이 되어서요.
본문에서 언급하셨던 다양한 사용자 경험이 지금의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었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삼성은 솔직히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페이퍼 스펙은 출중할 지 몰라도, 일반 유저가 사용함에 있어 느끼게 되는 '고급감', 그리고 '쾌적함'의 부분에서는 갤럭시가 솔직히 많이 밀린다고 생각합니다. (셔터렉이나 애니메이션, 반응성 등등..)
이처럼 문제의 원인에 대한 본질적인 고찰 없이, MZ 마케팅과 같은 1차원적 접근만 되풀이하는 것만으로는 삼성이 이미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 격차를 좁혀나가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네요.
삼성은 이공계만 중시하고 인문학을 너무 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뿐만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빅테크기업 경영진중에서도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영문학,심리학,철학,미학전공자가 꽤많았죠.
채용할때도 인문학전공자나 리버럴 아츠 컬리지 (LAC) 출신이 다수일정도로 인문학을 중시를 했을정도입니다.
여기서 인문학이 왜 나오냐면 과정과 효율에 대해서만 배우는 이공계와 달리 인문계에선 사람이 어떤이유로 세상에 존재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무엇을 정의라고 할수있는지, 사람은 왜 희생해야하는지, 어떤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부를수있는지 등등 보이지않는 '가치'에 대한 공부를 하기때문입니다.
솔직히 요즘 댓글에서 많이보이는 공학도들이 인문학에서 배우는 철학이나 미학, 인간과 관련된 공부와 내용을 하등 쓸모없는것이라며 무시하고 외면하지만 현실은 그게아니죠.
소비자는 기술 성능같은 실용성보단 형태가없는 가치를 더 중요시 여기는게 현실이고, 한때 퀄컴 스냅드래곤 들어갈때 갤럭시가 아이폰의 성능을 잠깐 추월했던 적이 있는데 소비자 대다수가 갤럭시보다 성능은 안좋은데 가격은 두배이상높은 아이폰만 선택하니 대한민국 공돌이들이 "사람들이 무식하고 허영심만 가득차있고, 여자들은 감성만따라서 갤럭시안쓰고 아이폰 쓰는거다" 라며 온갖 비난과 발악을 했었던적이 있었는데 그건 세상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매우 부족한거죠.
애플은 오랬동안 쌓아올린 브랜드이미지, 한결같은 디자인과 철학, 철저한 인문학과 사람에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소비자와 사용자중심의 UX/UI로 갤럭시와는 비교불가능한 독보적인 가치를 창출해낸거고 소비자는 그걸 따라갔을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반유저들은 이런거 얘기해줘도 잘 모르더군요. 보이지않는 가치는 아는 사람만 보이죠.
작년에 아이폰 찍먹 위해 12프로 중고로 사서 세컨폰으로 쓰고 있는데, 사진 대충 찍어도 잘 나오고 이것 저것 만져보면서 이래서 다들 아이폰 사용하나 싶더라고요.
물론 쭉 갤럭시만 써왔던지라 새로운 경험에 대해 특별하게 느껴지는걸수도 있겠지만요.
메인으로 쓰고 있는 S23 울트라가 분명 더 좋은 폰인건 알겠는데, 지인들이나 회사 동료들 사진 찍어줄때는 아이폰 꺼냅니다...
그리고 삼성 강남은 흠... 딱 한 번 가봤는데, 회사랑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삼성 강남은 진짜 모르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