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표를 통해 애플의 방향성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원래도 연동성, 생태계라곤 했지만, 이것이 보조기능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적극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애플 제품의 전반적인 특징이 그렇긴 하죠. 우리가 정해줄테니 따라와.

각각의 기기의 영역은 확실하게 제한을 두고, 사용환경의 유기적인 연동성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건 칩셋도 운영체제도 모두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애플이기에 가능하겠죠.

한편으로 이런 생태계를 구축하면 정말로 애플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하게 대체될 수 없는 생태계이기에 다른 사람은 따라할 수 없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정책도 나오는 거겠죠.

동시에 한계도 느껴졌습니다.

단일 제품으로 판매는 많이 되겠지만, 전체 시장의 확대에는 불리하다고 할까요?

점유율이란 결국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기관총처럼 대응을 해야 얻을 수 있는데 애플의 저격총 방식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 보였습니다.

특정한 부류의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어보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엔 무리가 있어보이죠.

하지만 애플은 신경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일 회사 단일 운영체제로 이 정도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해도 대단하고, 확고해 보이니까요.

그래서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삼성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중국회사는 저가 물량 공세에서 점차 자체적인 환경 구축으로 나아가면서 세계와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 드는데, 위의 세 회사는 상당한 시장 영향력을 가지면서 '범용성'을 중심으로 확대해온 회사니까요.

그리고 최근 행보를 보면 기대되는 부분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윈도11 같은 경우에는 윈도우의 사용성을 개선하면서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일어서는 것 같습니다. 잘 진행이 된다면 윈도우 환경에서 다른 리눅스, 안드 환경을 끌어 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빅리틀 구조 지원과 터치 친화적 환경 개선은 태블릿 나아가 모바일로의 진출에 대한 여지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윈도갤탭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되네요.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내부 구조를 개선하면서 점차 큰 화면, 가변화면에서 삼성과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나름의 연동성을 만들고 타이젠과 통합하여 웨어os를 만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하드웨어 부분에서 차세대 형태에 대한 선도를 확실하게 이어나가면서 폭넓은 협력을 통해 연동성에 대한 첫걸음을 떼는 것 같습니다.

작년 갤탭과 이번 갤북에서 보여준 연동성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책과 관련해 아쉬운 목소리도 있지만, 단일한 운영체제가 아닌 다양한 범용 운영체제에서 협력을 통해 나름의 생태계를 구성하려는 것이 의미있어 보였습니다.

마소와 구글 모두 자체적인 하드웨어를 판매하지만 아무래도 삼성에 비할 바는 아니고, 부품이나 완성기기에서나 협력할 여지가 매우 많고 시너지도 기대되기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오게 될지 궁금하네요.

확실히 최근 갑자기 소프트웨어 쪽으로 경쟁이 확 붙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최근 3∼4년은 모바일이나 데탑/랩탑 윈도나 정체되는 느낌이 강했는데, 하드웨어 경쟁은 폴드로 다시 점화되는 것 같고, 소프트웨어 경쟁은 arm맥과 애플 생태계로 점화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경쟁 속에서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